[딥파이낸셜] 中 부동산 위기 장기화, 성장 모델 전환이 핵심 과제
[딥파이낸셜] 中 부동산 위기 장기화, 성장 모델 전환이 핵심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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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투자 비중 반토막, 자본 순환 구조 약화 부동산 침체 장기화 속 금융·내수·외자 불안 동시 확산 가계 지원·생산성 중심 전환 여부가 구조조정 성패 좌우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 투자 비중은 2020년 12.3%에서 2025년 6.1%로 급감했다. 이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단순한 경기 둔화를 넘어 구조 전환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신호다. 중국의 부동산 위기는 단순한 부실 자산 문제가 아니다. 가계 저축과 은행 대출, 해외 자금을 흡수하며 성장해 온 자본 순환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강한 통제력을 바탕으로 은행 시스템 불안을 억제하고 국영 자금을 동원해 증시와 채권시장 충격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 그러나 가계와 기업, 해외 투자자들에게 고평가된 주택이 계속 안전 자산이라는 인식을 유지하게 만들 수는 없다. 결국 현재 위기는 자산 가치와 성장 모델 전반에 대한 시장 신뢰가 흔들리는 국면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시장 떠받치던 신뢰 기반 약화
그동안 중국 부동산 시장의 호황과 침체는 국가 주도의 과잉 건설과 과도한 부채 확대에 따른 구조적 문제로 주로 해석돼왔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서는 더욱 근본적인 자본 구조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가계와 토지를 안정적 담보로 평가하는 은행, 분양 대금으로 신규 사업 자금을 확보하는 개발업체, 정책 안정성을 신뢰하는 해외 투자자까지 시장 참여자 전반의 신뢰가 함께 유지돼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신뢰 기반이 약화되면서 과거와 같은 규모의 부채도 시장에는 훨씬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토지 매각 수입에 의존하던 재정 구조 역시 지속 가능성이 빠르게 약화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현재 위기의 핵심은 과거 가격 수준을 떠받치던 자본과 시장 참여자들이 기존 부동산 시장 구조를 더 이상 지지하지 않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일본식 장기 침체 위험 커지는 중국 경제
중국 경제는 1990년대 초 버블 붕괴 직전의 일본과 유사한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 당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은 단순한 자산 가격 하락만으로 발생한 위기가 아니었다. 취약한 금융 시스템과 부진한 내수, 금융권 부실 정리 지연이 장기간 누적되며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린 결과였다. 중국은 일본 대비 은행과 토지, 신용 체계에 대한 국가 통제력이 강하고 산업 정책 기반과 내수 시장 규모도 크다. 그럼에도 현재와 같은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유사한 부담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지표도 시장의 구조적 침체를 드러낸다. 2024년과 2025년 부동산 개발 투자는 각각 10.6%, 17.2% 감소했고, 2025년 신규 착공 면적은 20.4%, 판매 면적은 8.7% 줄었다. 이는 부동산 시장이 일반적인 경기 순환을 넘어 구조조정과 자산 가치 재평가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 정부의 선택과 부동산 대응 한계
중국 정부는 여전히 금융시장과 은행 시스템을 통제할 수 있는 강한 정책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 역시 위기 대응 능력 자체보다 제한된 금융·정치 자원을 어느 분야에 우선 투입할 것인지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부채 시장은 국영 은행과 정책 지시를 통해 관리할 수 있고, 증시 역시 국영기업과 기술주를 활용해 일정 수준 방어가 가능하다.
하지만 거대한 주택 버블을 유지하는 데 투입되는 비용 대비 실익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첨단 제조업과 전략 산업으로 이동해야 할 자본이 여전히 토지와 아파트 시장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가계 자산까지 생산성이 낮은 부문에 집중되면서 성장 구조 전환의 거대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부동산 위기를 단기간에 해소하기보다 충격을 분산하며 시간을 확보하는 방향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정부는 미완공 주택 공사 재개를 지원하고 일부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재고 물량 흡수에도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그러나 시장 지표는 정책 대응만으로 흐름을 되돌리기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2025년 기준 미분양 재고는 약 30개월 치 판매량 수준으로 남아 있었고, 공사 완료 규모는 2021년 정점 대비 거의 40%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개발업체 자금 사정 역시 빠르게 악화됐다. 지난해 개발업체 조달 자금은 13.4% 감소했고 계약금·선수금은 16.2%, 개인 주택담보대출은 17.8% 줄었다. 해외 자금 조달 규모도 25억 위안(약 5,504억원)까지 축소되며 전년 대비 20.8% 감소했다. 시장은 가격 조정 자체는 감내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금 조달 전반에서 신뢰 위기가 동시에 확산되는 상황까지 장기간 버티기는 어렵다.

해외 자본 이탈과 중국 시장 부담 확대
부동산 시장 불안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해외 자본 이탈 압력도 커지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과 무역 갈등이 이어지면서 중국 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 역시 위축되는 흐름이다. 유엔(UN) 기준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23년 1,633억 달러(약 226조원)에서 2024년 1,162억 달러(약 161조원)로 28.8% 감소했다. 중국 정부 통계에서도 2025년 실제 사용 외자 규모는 7,477억 위안(약 164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줄었다.
신규 외자기업 수는 증가했지만, 전체 투자 규모는 축소됐다. 해외 투자자들이 정치적 불확실성과 수요 둔화 우려 속에서 대규모 장기 투자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와 내수 부진,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겹치면서 중국 자산 전반에 대한 위험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가계 중심 전환이 중국 경제 회복의 핵심
중국은 강한 국가 통제력을 바탕으로 은행 시스템 안정을 유지하면서 자본을 첨단 제조업과 전략 산업으로 유도하는 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1997년 한국식 급격한 구조조정이나 2008년 미국식 금융 시스템 정리, 일본의 장기 저물가·저성장 경로와는 다른 방식이다. 그러나 부실 손실을 지나치게 오래 숨긴 채 시장 왜곡이 누적될 경우 새로운 성장 산업까지 부담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문제를 단기적인 시장 심리 안정만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장기 침체를 피하기 위해서는 성장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접근이 불가피하다. 우선 부동산 가격 재조정과 부실 정리를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부 개발업체 퇴출과 지방정부 부채 공개를 통해 금융 시스템이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정책 지원 방향 역시 가계 중심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 고용과 의료, 노후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소비 회복에도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또한 민간과 해외 자본에 대한 접근 방식 변화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자본이 국영기업과 전략 산업에만 집중될 경우 시장 활력 회복 역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 민간 투자와 해외 자금이 안정적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시장 신뢰와 정책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중국 경제는 과도하게 팽창한 부동산 중심 성장 모델에서 점차 이탈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이제 핵심 과제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조정 과정에서 금융 시스템 불안과 장기 침체 위험까지 함께 통제할 수 있느냐다. 앞으로 부실 위험을 시장에 투명하게 반영하고 가계 지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생산성과 첨단 산업 중심 경제로 체질을 바꿔야 중국 경제도 장기 침체 없이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China Property Crisis and the Price of a Smaller Capital Bas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