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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폴리시] 전쟁 이후 세대 단절이 남긴 장기 성장 제약

[딥폴리시] 전쟁 이후 세대 단절이 남긴 장기 성장 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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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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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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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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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이후에도 이어지는 인적자본 공백
英 수십 년 혁신 둔화로 확인
교육 회복이 국가 경쟁력 좌우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75만 명이 넘는 영국 군인이 전사했다. 이들 대부분은 청년층이었다. 향후 교사·엔지니어·과학자로 성장했어야 할 핵심 인력이 대거 이탈한 것이다. 전쟁 피해는 그동안 도덕적·인구학적 손실로 주로 설명돼 왔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인적자본 공급 구조가 훼손됐다는 데 있다. 교육 수준과 사회적 이동성이 높은 젊은 층이 집중적으로 줄어들면, 영향은 단기적 생산 위축에 그치지 않는다. 기술 전수 체계와 지식 축적, 제도 운영 역량이 함께 약해지며 그 여파가 장기간 누적된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과 현재 우크라이나 사례는 이러한 흐름이 반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리적 인프라는 비교적 빠르게 복구할 수 있지만, 세대 단위의 공백은 단기간에 메우기 어렵다.

전쟁 이후 혁신 둔화 인적자본 공백 영향

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경제를 둘러싼 논의는 부채 부담과 사회 구조 변화, 전후 질서 불안에 집중됐다. 그러나 정책적으로 더 중요한 지점은 근대 산업의 기반인 지식 네트워크 약화였다. 영국 교구 단위 사망자 데이터와 특허 기록을 결합한 연구에 따르면, 전쟁 피해가 컸던 지역일수록 이후 수십 년간 특허 창출이 뚜렷하게 감소했다. 전쟁이 혁신 규모를 줄였을 뿐 아니라 기술 경쟁력의 핵심 영역까지 약화시킨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잃어버린 세대’가 경제적 손실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경제학자 휴 록오프(Hugh Rockoff)는 1차 세계대전 비용을 당시 미국 국민총생산(GNP)의 52% 수준인 320억 달러(약 47조3,280억원)로 추산했다.

인적자본은 개인 능력에만 축적되지 않는다. 현장에서의 경험 전수와 협업, 주변 사례를 통한 학습이 축적되는 구조 속에서 형성된다. 이러한 연결이 약해지면 생존 인력의 생산성도 함께 낮아진다. 이로 인해 대규모 인명 손실은 세대 구조 변화를 낳고, 지식 네트워크 약화로 이어져 결국 국가 성장 기반 전반의 약화를 초래한다.

주: 제1차 세계대전에서 인명 피해가 컸던 지역은 이후 수십 년간 특허 창출이 둔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전쟁 장기화에 약해지는 인력 기반

우크라이나 사례 역시 전쟁이 인적자본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쟁에 따른 손실은 노동시장보다 교육 현장에서 먼저 드러난다. 전쟁이 2년 더 이어질 경우 2035년 총요소생산성은 약 7%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생산 시설 파괴보다 학습 공백, 기술 축적 지연, 건강 악화 등 인적자본 약화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다.

교육 지표 역시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다. 전쟁이 발발한 202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우크라이나 학생들의 수학과 읽기 성취도는 OECD 평균을 밑돌았다. 수학 최소 역량 도달 비율은 58%로 평균 69% 대비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유니세프 집계에 따르면 2026년 초 기준 아동의 3분의 1 이상이 전쟁으로 거주지를 떠났고, 1,700여 개 교육 시설이 파괴되거나 손상됐다. 이 같은 학습 환경 불안과 교육 공백은 시간이 지날수록 인력의 질 저하로 이어지며, 국가 과학·기술 역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주: 특허의 중요도가 높을수록 제1차 세계대전 사망률이 혁신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

교육 투자 축소가 부르는 성장 기반 약화

물론 전쟁 이후 일부 산업에서 기술 진전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전체 인적자본 약화를 보완하기엔 부족하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은 본토 물적 자산이 크게 훼손되지 않았음에도 혁신 지표가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식 집약 산업에서는 숙련 인력과 현장 경험, 선도 인력의 공백이 생산성과 기술 진전에 직접적인 제약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전후 재건 과정에서의 정책 우선순위가 중요해진다. 에너지와 교통 인프라가 먼저 논의되는 흐름 속에서 교육 투자가 뒤로 밀릴 경우, 중장기 성장 기반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인적자본은 성장 경로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국방비 확대와 재정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교육 투자가 축소되면 세대 단위의 손실이 누적될 수 있다. 이는 기업 활동 위축과 혁신 둔화, 사회 문제 대응 역량 저하로 이어진다.

교육 공백 최소화와 인력 연결 회복 과제

인적자본 훼손이 장기적 충격으로 이어지는 만큼 교육 대응도 구조적으로 설계돼야 한다. 우선 학습 공백을 최소화하는 조치가 시급하다. 등교가 어려운 환경에서는 원격 수업을 병행하되, 학습 격차를 줄이기 위한 보완 교육이 함께 추진될 필요가 있다. 특히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교육 체계와 교사 인력 유지 여부는 향후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또한 인력 이동으로 약해진 연결을 복원하는 작업도 병행돼야 한다. 해외로 이동한 연구자와 유학생, 전문 인력을 국내 교육·연구 체계와 연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학점 인정과 귀환형 연구 지원을 통해 이동이 경력 단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설계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전쟁이 초래하는 비용 가운데 핵심은 단기간에 드러나지 않는다. 발전소 등 물적 자산 손실은 곧바로 수치로 집계되지만, 인재 공백과 세대 역량 약화는 시간이 지난 뒤 생산성 저하로 확인된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의 경험과 우크라이나의 현재 상황이 보여주는 지점도 같다. 따라서 전후 대응은 인프라 정비에 머물지 않고, 약화된 인적자본을 유지하고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War and Human Capital: The Education Cost That Outlasts the Ceasefir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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