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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량제부터 구독 요금제 다변화까지" 비용 한계 부딪힌 AI 시장, 활로 모색에 박차

"종량제부터 구독 요금제 다변화까지" 비용 한계 부딪힌 AI 시장, 활로 모색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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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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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 AI 에이전트 오픈클로에 종량제로 요금 매긴다
수익성 개선 나선 오픈AI, 100달러 '중간 단계' 요금제 출시
저가 요금제도 이용자 유인·생태계 락인 수단으로 적극 활용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의 수익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AI 에이전트 등 연산 자원 부담이 큰 서비스에 구독제가 아닌 종량제로 요금을 부과하는 기업이 증가한 것이다. 이 밖에도 서비스 사용량이 많은 이용자를 상위 요금제로 끌어들이거나, 저가 요금제를 앞세워 자사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등 구독 요금제를 세분화해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AI 에이전트 요금 체계 개편 본격화

14일 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주요 AI 기업들은 요금 체계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례로 앤스로픽은 이달 초 자사 AI 모델 클로드 구독 서비스에서 외부 에이전트 도구인 '오픈클로' 지원을 제외했다. 오픈클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종량제 번들이나 클로드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키를 통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방식이다. API 비용은 최신 모델 기준 입력 100만 토큰당 1~5달러(약 1,500~7,400원), 출력 100만 토큰당 5~25달러(약 7,400~3만7,000원) 수준으로, 실제 서비스에서는 월 수십 달러에서 수백 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앤스로픽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배경에는 막대한 인프라 부담이 있다. 오픈클로와 같은 AI 에이전트는 자동화된 방식으로 모델 호출을 반복 수행하는 구조로, 일반 AI 챗봇 대비 훨씬 많은 연산 자원을 소모한다. 월정액 기반 요금 체계로는 비용 통제가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이는 이미 수익성 문제를 안고 있는 앤스로픽에 적지 않은 부담이다. 앤스로픽은 이달 기준 연간환산매출(ARR)이 300억 달러(약 44조4,780억원) 수준까지 성장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여전히 대규모 학습 및 연산 비용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앤스로픽 내부 추정에 따르면 AI 모델 학습 및 추론에 투입되는 자금은 각각 연간 120억 달러(약 17조7,900억원), 70억 달러(약 10조3,780억원)에 육박한다.

여타 AI 기업들 역시 이러한 AI 에이전트의 특성을 고려한 과금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코그니션 AI의 자율형 A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데빈’은 종량제로 운영된다. 이용자는 월 20달러(약 2만9,000원)를 지불해 9ACU(코그니션 컴퓨팅 크레딧)를 지급받으며, 15분 작업을 수행할 때마다 1ACU가 차감된다. 기본 제공 크레딧을 다 쓴 후에는 사용량에 따라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오픈AI의 AI 에이전트 서비스 ‘오퍼레이터’의 경우 요청 한도를 제한하는 식으로 소모 자원을 조절한다. 월 200달러(약 29만원) 챗GPT 프로 요금제에서는 한 달에 400개까지, 월 20달러(약 2만9,000원) 챗GPT 플러스 요금제에서는 40개까지 요청을 보낼 수 있다.

오픈AI의 수익성 확보 전략

AI 모델 구독 요금제의 선택지를 다변화하는 흐름도 관찰된다. 오픈AI는 최근 챗GPT에 월 100달러(약 14만8,000원) 요금제를 새로 도입했다. 플러스 요금제와 기존 프로 요금제 사이에 월 100달러 프로 요금제가 추가되는 방식이다. 오픈AI는 신규 요금제는 플러스 요금제 대비 코딩 도구인 '코덱스' 사용량을 5배 더 제공하며, 작업 시간이 길고 높은 집중력이 요구되는 '고강도 코딩 세션'에 최적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요금 구조 개편은 급증하는 연산 비용을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의 플러스 요금제만으로는 연산 비용을 충분히 회수하기 어려운 만큼, 플러스 요금제와 프로 요금제의 간극을 줄여 상위 요금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업그레이드 전환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신설된 요금제에서 코덱스 사용량이 대폭 확대된 것 역시 전략적 선택으로 읽힌다. 상대적으로 코딩 관련 도구 사용량이 많은 개발자 및 생성형 AI를 일상 업무 및 학습에 깊이 있게 활용하는 '헤비 유저'를 상위 요금제로 유도하기 위해 코덱스를 미끼로 내건 것이다.

오픈AI가 수익성 개선 노력을 이어가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향후 챗GPT가 종량제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오픈AI 챗GPT 총괄 닉 털리는 지난달 팟캐스트 '비지투팟'에 출연해 "기술이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가격 체계가 크게 바뀌지 않는 세상은 없다"고 발언했다. 챗GPT의 구독 요금제는 폭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도입한 방식이었으며, 어디까지나 용량 제약에 대한 '임시방편'이었다는 설명이다. 털리 총괄은 "현재 시점에서 무제한 요금제를 유지하는 것은 전기 무제한 요금제와 같다"며 "그건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역시 비슷한 시기 AI를 전기처럼 사용량 기준으로 판매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저가 요금제, 전략적 카드로 부상

다만 오픈AI가 단기간 내에 종량제를 도입할 가능성은 낮다는 반박도 존재한다. 현재는 폭넓은 이용자층을 확보해 시장 저변을 넓히고, 유료 서비스 이용자를 늘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오픈AI는 지난 1월 세계 각국에 저가 광고 구독 요금제 '챗GPT 고(Go)'를 출시하며 서비스 진입 장벽을 낮춘 바 있다. 챗GPT 고의 이용 요금은 월 8달러(약 1만1,800원)로 챗GPT 플러스보다 절반 이상 저렴하다. 메시지·파일 업로드·이미지 생성 한도는 무료 버전보다 10배 높으며, 작업에는 ‘GPT-5.2 씽킹’ 등 고급 모델이 적용된다. 다만 해당 요금제를 쓰는 이용자는 새롭게 도입되는 광고를 의무적으로 시청해야 한다. 현재 광고는 미국에서만 시범적으로 노출되고 있으며, 향후 점차 다른 나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사인 구글 역시 유사한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구글은 같은 달 전세계 35개국에 새로운 저가형 통합 요금제 ‘구글 AI 플러스(Plus)’를 출시했다. 이는 △제미나이 3 프로 △딥 리서치 △나노 바나나 프로 △노트북 LM 등 구글의 자체 AI 모델인 제미나이 앱 내 핵심 기능은 유지한 채 일부 기능의 한도와 크레딧, 스토리지를 축소한 패키지로, 요금은 미국 기준 월 8달러 수준이다. 한국, 일본 등 주요 시장 이용자들에게도 미국과 유사한 요금이 부과된다.

두 서비스는 가격대가 비슷하지만, 근본적인 지향점에는 확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챗GPT 고는 무료 서비스 대비 편의성 체감 차이를 키우고, 광고를 통해 새로운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구글 AI 플러스는 월간 AI 크레딧, 저장 공간, 가족 공유 등 묶음형 혜택을 앞세워 예측 가능한 비용 안에서 AI 기능을 활용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이용자가 구글 생태계 안에 장기적으로 머물도록 유도해 락인 효과(고객이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익숙해지거나, 전환 비용이 높아 더 나은 대안이 있어도 기존의 것을 계속 사용하는 현상)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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