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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마곡동에서 부동산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A씨는 "올여름부터 2건, 이번 달(10월)에는 한 건도 (체결) 못 했다"며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거래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 2015년 3억원, 5억원대에 분양했던 아파트 단지가 무려 8억원, 10억원 (각각 마곡 7단지 주공아파트, 13단지 현대 힐스테이트 기준) 수준으로 오른 것이 지난 2018년, 그리고 지난해에는 18억원까지 호가가 치솟았으나 실제 거래는 그 보다 낮은 가격에도 꾸준히 이뤄졌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 하반기 들어서 아예 거래가 끊겼고, 다시 10억원으로 내려앉은 급매물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전화 한 통 없이 하루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꽁꽁 얼어붙은 아파트 시장, 거래량 급감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내내 마곡동이 있는 강서구에서 19건,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저를 기록한 광진구에서 매매 계약이 체결된 건수는 11건에 불과했다. 광진구는 10월 중 4건만 기록된 상태다.
최근 급격한 미국발 금리 인상에 한국은행이 환율 압박에 못 이겨 따라가는 현상이 계속 되면서 부동산 시장도 동반 침체에 빠지는 모습이다. 이른바 '거래 절벽' 현상이 날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31일 발표한 '9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 동안 전국의 주택 매매 거래량은 3만2,40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8월(3만5,531건) 대비 8.8%, 작년 9월(8만1,631건) 대비 무려 60.3%나 감소한 수치다. 올해 1~9월 사이 누적 거래량도 41만7,794건으로 81만8,948건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49%나 줄었다.
전국 기준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9월 1만8,028건으로 작년 9월 대비 67.3% 하락, 서울은 856건에 그쳐 77.9%나 급감했다. 2006년 통계를 집계한 이래 역대 최저치다. 경매 물량도 대부분 유찰되는 가운데, 서울 기준 10월 중 아파트 경매 건수 107건 중 19건만 낙찰됐다. 유찰될 경우 20% 이상 하락한 가격으로 재개시 되는 것을 감안할 때 경매 물건에 대한 수요에서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레고랜드 발 후폭풍, 부동산 시장 더더욱 경직
거래 절벽은 대출을 꽁꽁 묶은 주택 구매뿐만 아니라 대출이 열려있는 전월세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월 대비 9월 전세 거래량은 11.7% 감소한 9만5,217건에 불과했다.
여기에 레고랜드 발 후폭풍이 몰아쳐 건설 경기는 더더욱 얼어붙는 추세다.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고 전월세마저 크게 줄어들자, 미분양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여유 있는 건설사들은 착공과 분양을 미루고 있으나 이미 착공에 들어간 건설사들은 중도금 납입이 지연되거나, 심지어 지자체가 부도를 낼 수도 있다는 시장 분위기 전환에 자금 마련이 어려운 경우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레고랜드 2,050억원 채무 이행 지연 선언'에 따른 후폭풍을 막고자 50조원의 세금 투입을 공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불안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는 추세다. 빅데이터 여론 분석에 따르면, '부동산', '아파트' 등의 키워드와 관련된 빅데이터 여론에 '레고랜드', '김진태' 등의 관련 키워드가 함께 등장한다. 아래의 빅데이터 키워드 네트워크를 살펴보면 서울 집값 하락 키워드가 모여있는 우하단의 붉은 색 키워드 그룹이 부동산, 경제 등의 일반 키워드 그룹인 하늘색과 묶여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세밀하게 '레고랜드' 관련 보라색 키워드들과 묶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파트 가격 추가 하락 피할 수 없을 것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 인상을 중단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다. 한국 금융시장이 얼어붙은 것도 당분간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현금 보유에 충실하고 굳이 투자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보수적인 심리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레고랜드' 사태까지 터지면서 투자 심리는 꽁꽁 얼어붙었다. 건설사들이 줄지어 부도 날 것이라는 '지라시'가 여의도 증권가에 퍼져 금융감독원은 소문의 출처를 찾겠다고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으나 건설사에 이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PF)을 대규모로 진행했던 몇몇 증권사들마저 동반 부도 위기에 몰렸다는 소문은 점차 확산하는 추세다.
50조원 정부 자금 유입이 시장을 얼마나 빠르게 안정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당분간 거래 절벽에 따른 아파트 가격 추가 하락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 부동산 관계자들의 예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