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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트업이 개발한 '인삼 스마트팜', 베트남 농업단지에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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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어밸브 공식 홈페이지

스마트팜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어밸브가 베트남 국립비료검증원과의 협의를 통해 베트남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인삼 스마트팜을 구축한다고 4일 밝혔다. 베트남 국립비료검증원은 베트남 빈푹성(Tỉnh Vĩnh Phúc, 하노이 인근)에 조성되고 있는 하이테크파크 약 260만㎡(80만평) 부지를 활용해 스마트 농업단지를 구축하고 있다.

어밸브는 12월에 완공되는 대규모 건물에 인공지능 인삼 스마트팜을 건축할 예정이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수삼, 새싹삼을 포함한 인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삼 마스크, 인삼주, 인삼 음료수 등 분야에서 활용되기도 한다.

AI·빅데이터·딥러닝 등 4차 산업과 농업 연결

어밸브는 1차 산업인 농업과 4차 산업인 생육 데이터 분석, 딥러닝 솔루션, 클라우드, AI 등을 연결해 미래 먹거리를 혁신하는 스타트업이다. 현재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스마트팜 모듈, 모듈을 자동화시키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시스템으로 실시간으로 인공지능이 식물의 상태를 감지해 자동으로 환경을 제어하고 가장 좋은 조건으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한다. 인공지능이 전문가의 지식을 대체해 누구나 쉽게 농업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농사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다. 아울러 AI, 드론, 자율주행과 같은 기술을 통해 인건비 등 유지비용을 낮출 수 있다.

한편 어밸브는 뛰어난 기술성과 혁신성을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 정보통신 분야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에 선정된 바 있다. 혁신 기업 국가대표 1000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농림축산식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특허청 등 12개의 정부 부처가 총 1,043개 혁신 성장 기업을 발굴 및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진=어밸브 공식 홈페이지

스마트팜 확대, 유사 기업 다수 존재

최근 스마트팜은 세계 기후 변화와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난이 불거지며 크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중소기업기술로드맵’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팜 시장은 2019년 106억 달러(한화 약 13조6,000억원)에서 2025년 190억 달러(약 24조3,000억원)까지 규모를 불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스마트팜 시장 역시 2019년부터 연평균 6.7% 성장해 2025년에는 3조1,083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이 성장하며 어밸브와 유사한 서비스도 다수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정부의 스마트팜코리아 사업은 PC 또는 모바일을 통해 온실의 온·습도, CO2 등을 모니터링하고 창문 개폐, 영양분 공급 등을 원격 자동으로 제어하여 작물의 최적 생장환경을 유지 및 관리하는 '스마트 온실', PC 또는 모바일을 통해 온·습도, 기상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원격 자동으로 관수, 병해충을 관리하는 '스마트 과수원' 등을 사업 예시로 들고 있다.

유사 글로벌 기업으로는 네덜란드 대표 시설원예 온실 솔루션 기업인 프리바(Priva)가 있다. 프리바는 시설원예 온실 내부 환경을 작물의 필요 조건에 적합하게 유지하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더해 오랜 기간 동안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작물 생육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는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어밸브의 생육 데이터 분석, 작물 재배 조건 형성 등과 매우 유사한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어밸브가 넘어야 할 벽, '스마트팜 비관론'

국내에서 스마트팜 사업은 아직 보편화되지 못했다. 대표적인 문제는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정부 지원을 감안해도 초기 설치 비용이 많이 드는데 투자 대비 생산성 향상 효과가 뛰어날지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대다수 시설 재배 농가는 기존 수동형 시설 장비로도 충분한 생산성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굳이 시설 투자를 더 늘려야 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스마트팜 작업자 교육도 쉽지 않다. 고령화가 문제가 되고 있는 농업 분야에서 조작이 어렵고 복잡한 스마트팜 제어기기는 큰 장벽이 될 수 있다. 고령 작업자도 간단하고 쉽게 조작할 수 있는 기기・서비스의 개발이 필요하며 작업자의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을 통해 인재를 꾸준히 육성해야 한다.

스마트팜의 생산성 확대가 '드라마틱'하진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같은 면적에 ICT 시설을 설치한다고 해서 생산량이 갑자기 증가할 수는 없으며 생산량이 같으면 필요한 노동과 수확할 때 드는 시간이 비슷해 노동량도 눈에 띄게 줄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산량이 늘고 노동량이 준다는 낙관적인 전망만으로는 스마트팜이 보편화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어밸브와 같은 '데이터 기반' 스마트팜의 약점은 데이터 그 자체다. 스마트팜은 최고 품질과 생산량을 낼 수 있는 재배환경 데이터 기반을 먼저 확보해야 하지만, 데이터 플랫폼에 사용할 만한 데이터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데이터 수집에 참여하는 농민은 소수이며 데이터를 공유할 인센티브조차 충분치 않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다.

출발선에 선 단계인 어밸브는 성장을 위해 계속해서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 이처럼 다양한 유사 기업, 스마트팜의 각종 한계점 등이 거대한 벽으로 자리하고 있는 가운데, 어밸브가 차후 기술의 발전과 차별성 있는 서비스를 통해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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