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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투자 유치한 두둠, 모두에게 '윈윈' 플랫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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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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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 영상 제작 플랫폼 ‘두둠’(Dudum)을 운영하는 지로가 10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지로는 영상이 필요한 고객과 영상 제작사 간의 거리를 좁히는 데에서 아이디어를 착안, 2020년 두둠을 설립했다. 두둠은 지난해 11월 정식 출시 이후 현대자동차, 토스, 배달의 민족을 비롯한 200여 개 기업·기관과 일한 바 있다. 현재 총 430여 팀의 영상 제작사를 파트너사로 확보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투자를 주도한 김준혁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수석 심사역은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한국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세계에 알리도록 앞장서 달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이에 황길환 지로 공동대표는 “북미 시장 등 글로벌 진출을 계획 중”이라며 “내년에는 영상 스톡 거래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해 영상 산업을 이끄는 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두둠

기업과 영상 제작자의 안전한 만남 주선하는 두둠

두둠은 원하는 조건에 맞는 영상 제작자를 찾아주는 플랫폼이다. 개인 소비자와 프리랜서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크몽이나 숨고와는 달리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까지 비용이 드는 '하이엔드'급 영상이 필요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다.

두둠에서는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제작자를 쉽게 만나고 추천받을 수 있다. 고객이 입력한 데이터를 통해 최적의 영상 제작자를 추천받아 제작자의 프로필, 제안서, 견적서, 포트폴리오 등 꼼꼼하게 비교할 수 있다. 고객과 제작자가 매칭될 경우 두둠 내 담당 매니저가 배정되어 프로젝트가 완수되기까지 커뮤니케이션을 돕는다.

기존의 거래 방식의 특성을 깨뜨리고, 누구든 영상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것도 두둠의 강점이다. 두둠은 제작자의 작업물을 한데 모은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작업이 완수되는 즉시 결제가 이루어지도록 시스템화했다. 이렇듯 고객의 편리성뿐만 아니라 영상 제작자의 편의성도 도모하고 있다.

사진=두둠

문제 생길 경우 법적 보호 장치 없어,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별점 테러까지

크몽과 숨고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성장한 재능 거래 플랫폼이다. 프로그래밍, 디자인, 글쓰기, 번역 등 다양한 분야의 프리랜서를 개인 또는 기업과 연결한다. 2020년 95만명이었던 크몽의 가입자 수는 올해 215만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숨고 역시 2019년에 비해 가입자 수가 크게 늘어 현재 누적 회원 수는 835만명에 달한다.

한편 재능 거래 플랫폼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이면에는 플랫폼이 가진 한계점도 드러난다. 최근 가격 경쟁력이 필수적인 시장에서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한 뒤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별점 테러를 하거나 의도적으로 허위 리뷰를 작성하는 등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이런 악의적 행동에는 제재가 필요하지만, 정보통신망법상 리뷰는 저작물로 분류돼 글을 삭제하기 어렵고 허위라고 볼 수 있는 기준이 모호해 사실상 처벌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재능을 구매하는 이용자에게도 어려움이 있다. 피해를 입었을 경우 아무런 보상 및 구제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재능 거래 플랫폼에서 자신의 재능을 판매하는 이들은 사업자 등록 의무가 없어 구매자가 소비자로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거래를 위해 플랫폼을 이용한 구매자들은 거래가 잘못됐을 경우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발만 동동 구를 뿐이다. 이를 두고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재까지 피해구제 관련 법이 없어 플랫폼 이용 약관을 잘 살피는 등 개인 차원에서 사고를 예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플랫폼 측에서 서비스 품질을 관리하고 높이는 방향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 경쟁이 필수적인 플랫폼에서 제작자들이 안심하고 제작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야

두둠은 복잡하고 불투명한 영상 편집 업계를 데이터로 구조화했다는 평을 받는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구매자에게 세부적인 영상 분류와 제작 단가, 전문가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영업이나 홍보에 쓰일 에너지를 작업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반면 영상 제작자들은 실제 작업을 진행할 때 구매자와의 의사소통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좋은 물건을 가능한 저렴한 가격에 사는 것, 바로 가성비를 추구하는 것은 여기에서도 통하는 말이다. 고급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높은 비용과 많은 인력이 필요함에도 세세한 제작 과정을 모르는 구매자로서는 얼토당토않은 가격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다른 영상 제작자를 찾으면 그만이라는 구매자의 결정은 결국 저렴한 비용으로 영상이 제작되는 환경을 낳는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높은 단가를 제시할 경우 가격 경쟁에서 밀려 프로젝트 대상자 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숫자로 측정되는 데이터 기반의 정보 제공을 앞세우기보다 영상 제작의 퀄리티는 물론, 영상 제작자의 작업 환경 수준을 높이기 위해 더욱 세밀하고 심도 깊은 돌아봄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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