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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누티비는 망하지 않는다" 과연 그럴까? [빅데이터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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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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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누누티비에 대해 이슈화 되어 있는 국내 OTT(온리안동영상서비스) 플랫폼 피해에 대해 어느 정도 수긍한다. 앞으로 자료요청 또한 국내 OTT 관련된 모든 자료는 처리하지 않을 예정이다."

콘텐츠 불법 공유 사이트 누누티비(NOONOO TV)가 국내 OTT 관련 동영상을 모두 삭제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의 법정 대응 후 경찰 조사 시작 및 정부 당국의 압박과 국회 입법 움직임에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누누티비는 23일 오전 국내 OTT(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 티빙, 시즌) 콘텐츠 삭제를 공지하고 "금주 내로 불법 공유한 자료를 모두 지우고 앞으로도 국내 OTT 관련 콘텐츠는 다루지 않겠다"고 전했다. 더불어 국내 OTT에 대한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고, 필터링을 적용하겠다고 선언했다. OTT 측 관계자가 요구하는 필터링 적용도 반영하겠다고 적극 협조를 약속했다.

누누티비에 따르면 이날 삭제한 콘텐츠는 약 170편이며 추후 재업로드는 없다고 못 박았다. 티빙 <유미의 세포들><술꾼도시여자들><아일랜드><욘더> , 웨이브 <트레이서><위기의 X><약한영웅 Class1>, 왓챠 <시맨틱 에러><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쿠팡플레이 <안나><미끼><SNL 코리아> 등 각 플랫폼 대표작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삭제됐다. 현재 공개 중인 티빙 <비의도적 연애담>, 웨이브 <소년을 위로해줘> 등과 영화 <한산: 용의 출현><비상선언> 등도 삭제 리스트에 올랐다.

국내 OTT 업계 및 방송사는 누누티비를 통해 콘텐츠 불법 유통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 2월부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누누티비 MAU(월간활성이용자 수)는 1,000만명 이상, 동영상 조회 수는 약 18억회 이상이다. 국내 합법 OTT 플랫폼보다 훨씬 큰 규모로 더 이상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게 되자 국내 OTT 플랫폼사, 방송사, 영화제작사, 제작 스튜디오 및 불법복제 대응조직 ACE가 뜻을 모아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을 발족해 공동대응에 나섰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누누티비에 대해 국내 최초로 2021년 10월 12일 시정요구(접속차단)을 결정하고 ISP(인터넷서비스사업자)에 차단을 요청했다. 이후 20차례 접속 차단을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누누티비는 도메인 우회로 운영을 이어갔다. 도미니카공화국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탓에 처벌은 쉽지 않았다.

콘텐츠 불법 유통 사이트의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4월 문화체육관광부에 특별사법경찰, 인터폴과의 수사 등을 통해 해당 사이트의 폐쇄를 요청하고, 지난해 12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협조해 해당 사이트에 대해 ISP의 추가적인 기술적 차단 조치를 진행했다.

현재도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주 2회 통신심의소위원회에 상정해 지속적으로 접속차단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기술적 미차단과 관련해 방심위가 ISP에 요청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 캐시서버를 설치한 CDN(콘텐츠전송네트워크) 사업자에게 접속 차단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의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사진=누누티비 댓글 캡처

"누누티비는 망하지 않습니다"

암암리에 운영되던 누누티비는 아이러니하게도 협의체의 공론화에 의해 대중에게 노출되며 불법 시청자 수가 늘었다. 관심이 쏟아지자 조회수로 사용자 수를 자랑하던 누누티비 측은 해당 서비스를 감췄다. 기존 사용자들은 몸을 사리는 누누티비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제 누누티비 망하는 거냐?"는 사용자의 질문에 운영자는 "망하지 않습니다. 국내 OTT 콘텐츠만 제거한 거"라고 답했다.

"태세 변환이 새삼스럽다. 실망이다"라는 반응에는 "실망을 드려서 죄송하다"면서도 "국내 OTT 피해에 대해 저희가 수긍하여 불가피하게 자료를 제거했다. 앞으로는 국내 OTT 자료는 더 이상 업로드 하지 않는다. 양해 바란다"고 선을 그었다. 그 밖에도 운영자는 극장상영작, 인터넷강의 등의 요청에 "적어도 개인 창작물에 대해선 업로드 하지 않는다.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는 처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누누티비의 이번 결정에 운영자보다 사용자들이 더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어차피 또 다른 사이트에 금방 풀릴 거고 그곳으로 가면 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수요가 있기에 공급은 계속된다. 누누티비를 잘라내도 공짜 콘텐츠를 원하는 사용자가 있는 한 불법 콘텐츠 공유 근절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누누티비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어떨까? OTT랭킹-㈜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가 '누누티비'를 키워드로 위클리 여론 분석(3월 17일~24일)을 진행한 결과(①) '콘텐츠'를 '불법'으로 공유하는 행위에 '문제' 의식을 느끼는 분위기다. '공짜'로 보는 '티비'(TV) '사이트'는 '근절'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우리 콘텐츠를 불법 복제하고 소비하는 '중국'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콘텐츠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키워드 간 네트워크(②)의 근접성에서 누누티비의 '불법 사이트 문제점'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났다. 분석 결과를 종합(③④⑤)해 보면 이번 '논란'을 통해 누리꾼들은 '콘텐츠의 불법 공유는 근절되어야' 하며 '의식'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콘텐츠 강국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글로벌 인기 1위를 달리는 넷플릭스 <더 글로리>를 1,000만명 이상 불법으로 시청했다. 전 세계가 K-콘텐츠를 지켜보는 만큼 저작권 보호와 소비자 의식 변화가 시급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키워드 긍부정 분석 결과(⑥) 누누티비를 향한 부정적 인식은 56.4%에 이른다. 긍정적 인식(20.%)도 적지 않지만, 중립적 입장(23.4%)을 더해도 불법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는 대부분의 시각은 '옳지 않다'에 가깝다. 누누티비 운영의 본질적인 목적은 불법 OTT 플랫폼이 아닌 불법 도박으로의 유도다. 가입도 필요 없는 쉬운 접근성과 익숙한 콘텐츠로 가면을 쓰고 있지만, 한발만 더 들어가면 위험에 빠질 수 있어 접근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누누티비로 인한 국내 피해액은 약 4조원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누누티비가 불법 스트리밍 서비스로 거둔 이익에 대해 OTT 플랫폼을 선두로 협의체 전체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까지 내다봤다. 다만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고, 회원가입 없이 운영한 부분에서 수사 난항이 예상된다.

국내 OTT 플랫폼 제작 작품은 삭제했지만 <더 글로리><카지노> 등 해외 OTT 넷플릭스, 디즈니+ 콘텐츠는 그대로 남아있다. "누누티비는 망하지 않는다"는 운영자의 배짱과 콘텐츠 저작권을 무시하는 수많은 사용자들에 의해 제2의 누누티비가 탄생할 가능성도 높다. 가장 큰 영향력을 자랑하는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도둑 시청' 때려잡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누누티비 뿌리를 뽑아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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