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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 조짐에 몰려드는 ‘외국인들’, 국내 주식·채권 6조 순매수, 16개월 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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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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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사진/사진=삼성캠퍼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상장주식과 채권을 6조원가량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2월(약 9조9천억원) 이후 16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제활동이 둔화하는 반면, 국내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 상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4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 - 주식

9일 금융감독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상장주식과 상장채권을 합쳐 전부 5조9,590억원을 순투자했다고 9일 밝혔다. 먼저 국내 상장주식을 살펴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1조2,680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장에선 2조3,620억원을 사들였고, 코스닥 시장에서 1조940억원을 팔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의 유럽 국가와 아시아에서 각각 1조3천억원, 5천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다만 미주 지역에서는 6천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4월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상장주식은 661조2천억 원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26.6% 수준으로 집계됐다.

4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 - 채권

채권시장에서는 두달 연속 순투자가 이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상장채권 8조4,920억원을 순매수하고, 3조8,010억원을 만기상환 받아 4조6,910억원을 순투자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2.5조원), 유럽(2.3조원) 지역 등은 순투자를, 미주(△1.0조원), 중동(△0.3조원) 지역 등은 순회수했다. 종류별로 살펴보면 국채와 통화안정증권(통안채)에 각각 4조4천억원, 1조7천억원을 순투자한 반면, 회사채는 3천억원 순회수했다. 4월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상장채권은 226.8조원으로 전달보다 3.1조원 증가했으며, 이는 상장잔액의 9.3%에 해당하는 규모다. 보유 규모는 아시아가 105.6조원으로 전체의 46.6%를, 유럽이 67조원으로 29.5%를 차지했다.

한편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 금액이 연속 상승하는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세계국채지수(WGBI) 정식 편입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매해 4분기 외국인의 국채 매수세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는 것이 관례였는데, 올해 WGBI 편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 상반기 글로벌 투자자들의 매매 패턴이 달라졌다”면서 “오는 9월 WGBI 편입이 진행되면 연말까지 약 16조에 가까운 자금이 추가로 유입되면서 외국인의 국채 잔고가 사상 최대치 기록을 높여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러브콜 1위 종목은 ‘SK하이닉스

지난 4월 말 기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였다. 금액기준 5,456억원으로 SK하이닉스 주식 6만2,032주를 순매수했다. 뒤이어 셀트리온과 LG생활건강은 각각 1,796억원과 1,402억원 매수했으며, 역대 최대실적을 올린 현대차와 기아차도 순매수 7위와 9위에 올랐다.

반면 순매도 1위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삼성전자 주식을 7,072억원 순매도했으며, 포스코홀딩스(-3,974억원)와 LG전자(-2,883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올해 전체 순매수 금액으로 따지면 단연 삼성전자의 순매수 금액이 가장 높다. 삼성전자의 올해 외국인 순매수액(8.1조)은 전체 종목 순매수액(11.5조)의 70%에 달한다. 사실상 4개월여 만에 지난 한 해 동안 팔아 치운 물량을 대부분 재매수한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순매수 비중이 높은 배경에는 감산 결정에 따른 업황 개선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계에선 연말로 갈수록 순매수 규모가 더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선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증가 현상은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다”며 “실제 최근 발표된 상품수지와 서비스 수지도 소폭이지만 적자 폭을 만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반도체 업계의 수요가 완전히 되살아나지 않았으나, 공급 대비 수요인 상대수요가 상승하고 있어 곧 업황이 회복기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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