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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억원 투자 유치’ 핀다, JB금융그룹과 동행으로 업계 2위 올라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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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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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혜민 핀다 공동대표,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박홍민 핀다 공동대표가 전략적 투자 계약을 맺고 있다/사진=핀다

핀다가 JB금융지주와 '핀테크-금융그룹 동맹'을 결성해 시장 2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대출 중개 핀테크 기업 핀다가 JB금융그룹과 500글로벌로부터 47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지난 2021년 1월 기아(KIA), 500글로벌의 메인 펀드 등이 주도했던 115억원 규모 시리즈 B 투자 유치 이후 2년 6개월 만으로, 누적 투자금 644억원을 달성했다.

2020년 시작된 인연, JB금융그룹-핀다

이번 핀다의 시리즈 C 투자 유치에 JB금융그룹은 전략적 투자자(Strategic Investors, SI)로 참여했다. 핀다는 지난 2020년 JB금융그룹의 자회사인 전북은행과 비대면 전용 신용대출 상품 제휴를 시작으로 파트너십을 이어왔다. JB금융그룹은 핀테크와의 협업 강화를 위해 핀다와 함께 경쟁력 있는 비대면 상품 및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해 제휴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핀다의 기존 투자자였던 500글로벌은 지난해 핀다에 대여한 23억원을 출자 전환하며 투자 효과를 기대 중이다. 앞서 핀다의 시드 투자와 시리즈 B 투자에 참여한 바 있는 500글로벌은 미국의 크레딧카르마(Credit Karma)를 비롯해 멕시코의 클립(Clip), 콘피오(Konfio), 아프리카 치퍼캐시(Chipper Cash) 등 글로벌 핀테크 시장에서 유니콘 이상으로 성장한 다수의 스타트업에 투자한 내역을 가지고 있다.

이번 투자 유치로 대규모 신규 자금을 조달하게 된 핀다는 추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인 주택담보대출 대환과 예금 및 보험 비교 중개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이상 금융거래탐지시스템(Fraud Detect System, FDS) 구축과 핀다 고유의 대안신용평가모델(credit scoring system, CSS) 개발 등 사업 고도화를 위해 힘쓸 예정이다. 이혜민 핀다 공동대표는 "해외의 경우 핀테크 기업과 금융사가 지분투자로 파트너십을 맺고 동반 성장한 사례가 많다"고 언급하며 "차별화된 금융서비스와 상품으로 고객들에게 큰 효용과 혜택을 선사해 국내에도 핀테크 기업과 금융사의 우수한 동반 성장 선례를 남기겠다"고 말했다.

일방적 투자 아닌 '동맹 관계'

이번 시리즈 C 투자에서 JB금융그룹은 핀다 지분의 15%를 투자했다. JB금융지주가 5%, 전북은행이 10%를 맡았다. 동시에 핀다 역시 JB금융지주 지분 일부를 매입했다. 핀테크-금융그룹 동맹을 결성해 기존 빅테크와 시중은행에 맞서 금융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포부다.

사진=핀다

현재 국내 대출비교플랫폼 시장은 토스와 카카오페이, 핀다 3강 체제가 형성돼 있다. 업계 최다인 68개 제휴사와 손을 잡은 핀다의 지난해 대출 중개 규모는 약 4조원에 달한다. 토스와 카카오페이가 대기업을 등에 업은 빅테크라는 점을 감안하면 핀다의 성장세는 지금까지 만으로도 눈부신 성적이다. 하지만 핀다는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카카오페이를 추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최근 카카오페이는 무리한 사업 확장의 부작용을 앓고 있다. 외부로는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서비스 장애로 소비자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으며, 내부로는 성과·직급 등을 다양화해 의사 결정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업무 효율까지 해치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계속되는 내부 불만 토로에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임직원 연봉을 1,000만원씩 일괄 인상하는 처우 개선안을 내놨지만, 빠져나가는 인력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렇듯 우수한 인력 확보는 회사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핀다는 경쟁사에서 이탈하는 인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그 결과 최근 카카오페이 금융기관 영업 총괄 출신 인재를 영입하는 등 조금씩 결실을 거두고 있다. 핀다는 앞으로도 디지털, 금융, 법률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안정적인 서비스는 물론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빠른 결정·적극 추진' JB지주, 지방은행 한계 극복에 사활

업계는 JB금융그룹이 SI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핀다의 이번 시리즈 C 라운드를 눈여겨보고 있다. 한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JB금융그룹의 이번 대규모 투자는 백종일 전북은행장의 적극적인 움직임에서 비롯됐다. 백 은행장은 제이피모간증권, 현대증권, 페가수스인베스트먼트 등 국내외 대형 금융그룹을 두루 거친 인물로, 전북은행 경영진은 백 은행장을 비롯한 대부분이 글로벌 투자전문기구(Private Equity, PE) 출신 인력들로 채워져 있다. 업계에서 전북은행과 JB금융그룹은 의사결정의 속도와 효율이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실제로 과거 JB금융그룹이 지주사 출범 직후 광주은행을 인수하는 등 초고속 외형 확장이 가능했던 것은 최대 주주인 삼양사의 전폭적인 지원과 그룹 내부의 신속한 결단, 실행 덕분에 가능했다.

이처럼 전북은행 경영진의 적극적인 사업 전개 결과, 출범 후 줄곧 지방금융지주 3위를 지키던 JB금융지주는 지난해 처음으로 DGB금융지주를 추월해 2위로 올라섰다. 당기순이익 역시 6,010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JB금융지주는 스스로 지방 은행 위주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핀다와의 동행은 그간 호남 지역에 집중됐던 사업 영역을 전국으로 확대해 시중은행에 버금가는 시장 장악력을 확보하겠다는 JB금융지주의 굳은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JB금융지주 내 은행은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2곳으로 모두 지방은행이다. 지방은행은 지방 도시에 본점을 두고 해당 지역을 기반으로만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시중은행과 구분된다. 수신과 여신이라는 기본적인 사업 내용에는 차이가 없지만, 지방은행은 영업권역의 한계를 비롯해 총 기업여신의 70% 이상을 해당 지역 중소기업으로 채우도록 하는 등 규제를 받는다. 현재 우리나라는 NH농협·KB국민·우리·신한·하나 등 5대 시중은행과 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제주 등 6대 지방은행이 오프라인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곧 큰 변화를 맞이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자본이 부족한 지방은행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막았던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5대 시중 은행의 시장 과점 형태가 폐쇄적인 환경을 조성해 소비자의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금융당국의 판단 때문이다. 시중은행 전환 첫 주자로 나선 대구은행은 연내 전환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도 은행 인가 과정에서 예비인가 절차를 생략하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인 만큼 머지않아 전국 어디서나 대구은행 영업점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목표는 하나, 시장 장악력 확대

지방은행도 전국 영업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인터넷 뱅킹을 활용해 365일 24시간 비대면 계좌 개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별한 목적이 있지 않은 경우 소비자들이 기존 거래 은행을 벗어나 새로운 은행에 입출금 계좌를 만드는 경우는 희박하다. 대출 중개와 관리만을 전문으로 하는 핀다는 이렇듯 희박한 신규 계좌 개설을 대폭 확대한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지난해 핀다가 중개한 약 4조원의 대출 가운데 금융기관을 옮기는 대환대출은 약 1조원에 달했다. 핀다의 소비자들은 기존 거래 여부나 거주지, 영업점 방문 가능 여부에 상관 없이 저렴한 금리 등 조금이라도 유리한 조건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은행을 옮겼고, 이는 그동안 정체됐던 지방은행의 신규 고객이 증가하는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

이렇듯 핀다와의 동맹 결성은 JB금융그룹의 전국 제패를 위한 중요한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이미 대부분의 소비자가 은행을 선택하는 기준을 '얼마나 영업점이 많고 방문이 편리한지'에서 '얼마나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지'로 바꾸고 있으며, 핀다는 소비자와 은행 가운데서 이를 안내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금융 상품의 특성상 오프라인 영업에 소요되는 비용을 대폭 낮춰 금리 인하 등의 혜택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특징이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으로 금융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고된 가운데, 가파른 성장을 거듭 중인 핀다와 전국 제패에 나선 JB금융그룹의 동행이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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