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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밭길' 걷는 24시간 로보택시, 인건비 절감→가성비 증대로 승부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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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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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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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로보택시 크루즈/사진=GM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무인 자율주행 택시)가 24시간 운행에 들어갔다. 당초 인건비 절감, 밤 시간대 운행 등을 통한 편의성 증대 효과가 기대됐으나 각종 트러블 아래 가시밭길이 형성된 모양새다. 다만 인건비 절감 측면의 장점이 큰 만큼 앞으로 기술 발전이 더 이뤄진다면 각종 부가효과를 통한 새로운 경쟁력 창출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24시간 자율주행 택시 '로보택시' 등장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GM의 자율주행차인 크루즈와 구글의 웨이모는 지난해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야간에만 로보택시를 운행해 오다 지난 10일 캘리포니아주 공공요금위원회(CPUC)로부터 24시간 운행 허가를 받았다. 크루즈는 밤에 300대, 낮에는 100대의 차량을 운행하고 있으며, 웨이모는 250대를 운행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로보택시 24시간 운행을 시작한 다음 날인 지난 11일 밤 11시경, 크루즈의 로보택시 10대가 노스비치의 발레호 스트리트와 그 주변에 정차해 최소 15분 동안 차량 정체를 일으켰다. 인근 음악 축제와 관련된 휴대전화 서비스로 인해  차량 경로를 지정하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로보택시의 사고 위험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시간 운행 허가에 앞서 열린 청문회에서 시 소방서와 경찰서 관계자들은 지난해 6월 로보택시와 관련된 최소 600건의 사고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기술 부족 문제 가시화, "여전히 레벨2 수준에 머물러"

로보택시가 지닌 근본적인 문제점은 기술 부족이다. 언론 사이에선 소프트웨어 오류와 관련한 로봇의 이상 행동, 크루즈와 웨이모의 데이터 투명성 부족 문제 등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특히 크루즈의 경우 별다른 이유 없이 도로 한가운데 멈춰 장시간 교통을 방해하는 등 우려스러운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당국에 따르면 이 같은 사고는 6개월 만에 최소 92건 발생했으며, 이 중 3건은 응급구조대원들의 출동을 방해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반 소비자들이 경험하는 자율주행 자동차는 대부분 자율주행 레벨2 수준이다. 테슬라는 2019년부터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을 모델S, 모델X, 모델3에 적용해 양산하고 있으나, 테슬라의 FSD 역시 레벨2 수준이다. 신호등과 제한 속도를 인지하고 비보호 좌회전이 가능하지만 운전자의 통제가 필요해 레벨3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는 로보택시를 레벨4 수준으로 개발해 상용화를 이루겠단 청사진을 발표했으나, 현실화 가능할지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언커먼스토어/사진=현대백화점

무인매장과 장단점 공유하는 로보택시

로보택시가 지닌 문제는 무인매장의 그것과 닮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유소와 세탁소, 일부 식료품점을 중심으로 우후죽순 생겨난 무인매장은 현재 편의점, 백화점 매장 등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소비자 조사 분석기관 밀리우 인사이트의 ‘대한민국 리테일 리서치 2022’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1,000명 중 91%는 무인매장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6%는 직원이 거의 또는 전혀 없는 매장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무인매장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긴 운영 시간과 빠른 계산 등의 ‘편의성’을 꼽았다.

그러나 AI 기술이 적용된 카메라, 무게감지 센서 등 첨단 기술이 복합돼 있다는 첨단 무인매장의 경우는 이야기가 달랐다. 우선 입장부터 어렵다. 현대백화점 언커먼스토어는 백화점 앱을 설치하고 카드를 등록해야 입장이 가능했다. 카드는 신용카드만 가능했다. 없는 경우 입장 자체가 불가하다. 롯데정보통신 세븐일레븐 편의점은 신용카드 인증, 카카오톡 인증, 안면인식 등 다양한 인증 방법을 도입했지만 스마트폰에 익숙지 않은 이들은 많은 시간을 소요할 수밖에 없다. 이마트24의 AI 무인 주류판매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통신 3사 패스(PASS) 앱을 설치하고 성인인증을 마친 후 주류를 구매할 수 있었다.

공급 측면의 불편함도 있었다. 무인매장을 운영하는 데 있어 장점은 인건비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지만, 결국 매장 구축 및  운영 측면에 큰 비용이 들고 실제로 사람이 근무해야 무인매장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실속이 적다. 또한 무인매장에는 많은 제품이 진열되지 못한다. 무게감지 센서가 측정할 수 있는 무게가 제한돼 있고 매장 크기가 작기 때문이다. 물건을 진열대에 채우거나 매장 앞에서 매장 출입을 위해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설명하는 것, 상품을 환불하는 것 등엔 결국 사람이 필요하다.

절도 등 각종 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것도 단점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은희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지방경찰청별 무인점포 절도 발생 건수'에 따르면 지난 2021년 3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총 15개월간 무인매장에서 발생한 절도사건은 모두 6,344건에 달했다. 하루 평균 13건의 절도 사건이 발생한 셈이다.

다만 각종 단점에도 불구하고 무인매장은 늘어나는 추세다. 무인매장은 가장 큰 문제인 도난, 파손으로 인한 손실이 직원 한 명을 고용하는 비용보다 더 적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무인매장이 매출 자체는 덜 나올 수 있지만, 실 근무 시간과 직원 월급 등을 환산하면 '가성비'가 좋다"고 설명했다.

로보택시 또한 마찬가지다. 부정적인 사건이 다수 발생하고 있는 건 사실이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각종 부가효과가 더해지면 택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향후 기술적 발전이 이뤄진다면 긍정적인 효과가 더욱 증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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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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