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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 거래 증가가 부동산 회복 신호탄? ‘PF 시장은 찬바람 쌩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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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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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거래가 조금씩 활기를 되찾는 가운데 향후 부동산 시장의 원활한 신규 공급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되는 부동산금융 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있어 연관 시장의 연결 고리가 파괴되는 '디커플링'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포착됐다.

전국 아파트 거래 4건 중 1건은 '경기도'

17일 부동산 정보 분석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2분기 전국 부동산 거래량은 27만5,370건으로 1분기(24만3,938건)보다 1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하는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기반으로 분석한 해당 조사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낸 아파트 거래량은 전분기보다 24.2% 뛴 10만5,769건을 기록했다. 아파트 거래금액도 두드러졌다. 43조6,617억원의 거래 금액으로 전분기보다 42.2% 증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상가·사무실(52.9%), 상업·업무용 빌딩(51.9%)에 이어 세 번째 거래 규모를 자랑했다. 이 중 경기도에서만 14조2,224억원이 거래되며 전체 거래금액의 32.6%를 차지했다. 거래량으로는 전체 거래량의 26.9%인 2만8,547건이 거래됐다.

출처=부동산플래닛

유형별 거래량 집계에서는 아파트에 이어 △연립·다세대 22.9% △상업·업무용 빌딩 21.2% △단독·다가구 21.1% △공장·창고 등 16.2% △상가·사무실 15% 등 순을 보였다. 한때 아파트의 대체재로 꼽히며 주목받았던 오피스텔 시장은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2분기 오피스텔 거래량은 1,904건으로 전분기보다 6.6% 감소했으며, 거래금액도 5,08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2% 줄어든 수준을 나타냈다.

부동산플래닛 관계자는 “올해 2분기에는 아파트뿐만 아니라 모든 부동산 유형이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 연착륙에 청신호가 들어왔다”고 진단하면서도 “다만 월별 등락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온전한 회복세라고 보기에는 다소 섣부르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아파트 입주율 80% 상회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반영'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감은 아파트 입주율로도 드러난다. 통상 아파트 수분양자들은 시장 상승세가 예상되면 입주를 서두르는 반면, 하락세가 예상되면 최대한 입주를 미루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대체로 안정적일 때 아파트 입주율은 70%대를 유지하는 수준이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시기에는 80%를 상회하는 경우도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8.7%로 전월(63.6%) 대비 5.1%p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수도권 아파트 입주율은 82.0%로 전월(78.5%)보다 3.5%p 오르며 시장 회복의 신호탄을 알렸다. 반면 지방 아파트 입주율은 전월(60.4%)보다 5.5%p 오르긴 했지만, 65.9%에 머물며 다소 아쉬운 수준을 보였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가 상승하며 집값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주산연은 “하반기에는 금리상승, 거래량 감소 등 우려할 만할 요소들이 많은 만큼 완전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거래에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온풍' 부동산 시장 vs '냉풍' PF 시장

이처럼 부동산 시장의 가격 급락세는 일단 진정됐으나 아직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수요 회복세를 그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포트폴리오 내 수도권 아파트 비중이 매우 낮은 부동산금융(PF) 시장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주택시장의 온기와 사뭇 다른 분위기를 내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부동산 PF 시장은 140조원 규모로 전체 부동산금융(2,700조원)에서 약 5%를 차지한다. 문제는 이 가운데 수요 회복이 더딘 지방과 오피스텔 등이 대부분을 차지해 연체 등 부실 위험이 높다는 점이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제2금융권이 보유한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분석한 결과 최근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수도권 아파트의 비중은 15.3%에 불과한 반면 수요 회복이 다소 미진한 지방 아파트 및 기타 주거시설(주상복합·연립주택)의 비중은 각각 15.7%와 15.6%(수도권 6.5%, 지방 9.1%)를 차지하며 높은 수준을 보였다.

부동산신탁사의 책임준공부 관리형토지신탁 익스포저는 주거 비중이 52.2%로 다른 2금융업권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이 가운데 수도권 아파트 비중은 7.5%로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상업시설은 28.6%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지방 주거시설 및 상업시설 개발이 책임준공부 관리형토지신탁 신용보강을 통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 더불어 투자형 부동산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상업시설 및 업무시설, 산업시설 등도 전체 익스포저의 53.0%에 육박했다.

부동산 PF 중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브릿지론으로 범위를 좁히면 수도권 아파트를 제외한 다른 부동산들의 침체가 더욱 두드러진다. 전체 브릿지론 익스포저 중 수도권 아파트의 비중이 12.1%에 불과한 것에 반해 업무·상업·산업시설 등의 비중은 64.8%로 치솟는다. 나아가 올 하반기부터는 2021년 발행된 브릿지론의 2차 연장 시기가 돌아오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브릿지론은 시장이 활성화되면 본 PF로 전환될 수 있지만, 본 PF 전환 없이 만기 연장을 반복할수록 사업성이 낮아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사업주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며, 전체 시장의 차입 재원 고갈을 불러올 수 있다. 실제로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부동산 PF 위기 당시 주된 원인으로 대규모 브릿지론 연체가 꼽히기도 했다.

회복세는 수도권에 한정, 여전히 암울한 지방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수도권 중심의 아파트 거래 회복세가 부동산 PF 시장의 건전성을 개선하는 효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 등 투자용 부동산의 수요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는 점을 고려할 때 일부 시장에서만 일어난 거래 회복세가 부동산 PF의 자산건전성이나 회수 가능성을 개선하는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다"며 수도권 아파트를 제외한 나머지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부진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일부 시장 회복에도 전국 대부분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침체기를 걷고 있다. 갈수록 커지는 부동산 PF의 위험 노출 규모와 연체율은 그 막대한 규모 탓에 금융 시장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뇌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도권에 국한된 시장 활성화 이면에 가려진 지방 주택건설시장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와 금융당국의 고민이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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