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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창업 4년 연속 감소세, 회복할 거라던 기술 기반 창업도 ‘한껏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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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창업한 기업이 지난해보다 6% 넘게 줄어들며 4년 연속 내림세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둔화를 비롯해 이른바 '3고(高) 현상'이라 불리는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이 창업 심리를 위축하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14일 중소벤처기업부는 '2023년 상반기 창업기업 동향' 보고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기술 기반 창업과 부동산업 창업이 다른 업종에 비해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대내외 경영환경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디지털 산업의 성장이 기술 기반 창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면 업종 늘고, 기술 기반·부동산업 '크게' 줄고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국내에서 창업한 기업은 총 65만504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5% 줄어든 것으로, 매년 상반기 기준 창업기업 수는 2020년 80만9,599건에서 2021년 73만260건, 2022년 69만5,891건에 이어 올해까지 4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큰 감소세를 나타낸 업종은 부동산업으로, 지난해보다 47.3%(6만1,616개) 감소한 6만8,710개 기업이 창업했다. 중기부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하락 등이 부동산업 창업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기술 기반 창업은 11만5,735개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4.6%(5,554개) 감소했으며, 전체 창업에서 기술 기반 창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7.8%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4%p 상승한 것으로 중기부가 해당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비중이다.

기술 기반 창업과 부동산업을 제외한 다른 업종들은 대부분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이후 대면 업종의 창업이 크게 증가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 창업이 전년 동기 대비 18.3% 늘어난 8만7,621개를 기록했고, 개인서비스업 창업 또한 10.1% 증가했다.

금리·물가·환율 3고 여파 직격탄, 휘청이는 제조업 

중소벤처기업부가 국세청 사업자등록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하는 해당 조사를 시작한 2016년부터 줄곧 증가세를 유지하던 기술 기반 창업은 지난해 처음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2021년 23만9,620개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후 2022년 22만9,415개 창업에 그치면서다. 이는 1년 만에 4.3% 감소한 수치다.

기술 기반 창업은 △제조업 △정보통신 △전문·과학·기술 △사업시설관리 ·교육서비스 △보건·사회복지 △예술·스포츠·여가 등의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이중 지난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그린 업종은 제조업이다. 2022년 제조업 창업기업 수는 4만1,595개로 전년 동기 대비 13.3% 줄었다. 높은 금리와 물가, 환율의 3고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은 결과로 풀이되는 가운데 대내외 경영환경 불안, 디지털 산업의 성장도 제조업 감소세에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 외 전문·과학·기술(-10.9%), 보건·사회복지(-5.5%)도 크게 줄었다. 반면 코로나19 거리두기 규제 해제로 대면 활동이 늘어난 영향으로 예술·스포츠·여가는 6.6% 증가하며 회복세에 돌입했다. 예술·스포츠·여가는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했던 2020년(-10.4%), 2021년(-4.8%)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낸 바 있다.

중기부-예비 창업자, 극명한 온도 차

당시 중기부는 기술 기반 창업의 감소세가 2021년에 대한 기저 효과라고 풀이하며 곧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올해 2월에는 '기술 기반 창업기업의 성장 단계별 사업화 지원' 계획을 밝히며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해당 사업은 총 1,981개 창업기업을 선발해 묶음(패키지)별 최대 1억원에서 3억원의 사업화 자금과 성장 단계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중기부는 이를 통해 예비 창업자가 사업화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초기 창업기업의 안정적인 시장진입과 성장을 도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어 3월에는 기술 기반 창업이 매출과 고용 창출 등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사업 개시 7년 이내 창업기업 8,000개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 기술 기반 업종 창업기업이 평균 2.5명을 고용해 기업 수에 비해 높은 고용 창출력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시 중기부 관계자는 "전체적인 창업 감소세에도 기술 기반 업종에 관한 관심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 기반 창업의 중요성을 체감하는 만큼 스타트업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히며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같은 중기부의 전망은 올해 상반기 창업기업 동향에서도 기술 기반 창업의 감소세가 이어지며 신빙성을 잃게 됐다. 정부가 표면적인 성과에 만족하며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동안 초기 창업기업들의 '기댈 언덕' VC들이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가면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제조업 창업은 1만9,489개로 전년 동기(2만2,055개) 대비 11.6% 감소했으며, 전문·과학·기술 업종 창업은 2만7,502개로 지난해 상반기(3만1,748개)보다 13.4% 줄었다. 예술·스포츠·여가 업종만이 1만4,528개로 8.4% 증가했을 뿐이다. 시장의 거품이 조금씩 사그라드는 가운데 정부의 긍정적 해석과 예비 창업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시장의 분위기는 극과 극의 온도 차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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