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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추월한 숏폼 플랫폼 사용 시간, '팝콘 브레인' 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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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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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토이미지

최근 간결하고 매력적인 '숏폼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숏폼 콘텐츠는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인기 플랫폼에 게재되는 15초에서 10분 길이의 동영상을 말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은 OTT 플랫폼보다도 숏폼 플랫폼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팝콘 브레인' 현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숏폼 사용시간, OTT의 5배

앱 서비스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이하 와이즈앱)는 26일 숏폼 플랫폼과 OTT 플랫폼의 이용 시간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과 같은 숏폼 플랫폼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46시간 29분으로 집계됐다. 이는 9시간 14분을 기록한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등 OTT 플랫폼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보다 5배 이상 높은 수치다.

2031년 글로벌 숏 영상 시장 규모가 29억9,520만 달러(약 3조원)로 예측되는 가운데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이 삼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개별 플랫폼 사용 시간을 살펴보면 틱톡의 경우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이 21시간 25분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표적인 OTT 플랫폼 넷플릭스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인 7시간 7분보다 3배나 높은 수치다. 와이즈앱의 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1,207만 명인 데 비해 틱톡은 663만 명으로 사용자 수가 더 적음에도 불구하고, 틱톡의 월간 총 사용 시간은 넷플릭스의 총 사용 시간보다 33억 분이나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 68.9%가 숏폼 콘텐츠 시청

지난 3월 발표된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의 '소셜 미디어 및 검색 포털 보고서 2023'을 통해서도 숏폼 콘텐츠의 확산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년 대비 국내 숏폼 콘텐츠 소비가 크게 증가했으며, 응답자의 약 70%가 주로 유튜브 쇼츠를 통해 숏폼 콘텐츠를 접한 것으로 파악됐다.

데이터를 자세히 살펴보면 응답자의 68.9%가 숏폼 콘텐츠를 시청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63.6%는 숏폼 콘텐츠만 시청했으며, 5.3%는 직접 동영상을 제작해 업로드했다. 지난해 2월에 실시한 동일한 설문조사와 비교하면 숏폼 콘텐츠의 소비와 제작 모두에서 12.4% 포인트의 증가가 있었다.

또한 숏폼 콘텐츠에 대해 처음 들어본 응답자가 전년도 조사에서는 29%였으나, 올해 조사에서는 18.1%로 감소하는 등 숏폼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숏폼 콘텐츠에 대한 친숙도는 10대의 85%, 20대의 82.9%, 30대의 73.9%, 40대의 65.8%, 50대의 53.2%로 젊은 연령층에서 특히 높았다.

사진=교보문고

모든 연령대로 번져가는 숏폼 열풍

이처럼 숏폼 콘텐츠는 1020세대 중심에서 점차 모든 연령대로 이용층이 확대하고 있다. 광고업체 메조미디어의 보고서에 따르면 40대 이상의 국내 틱톡 이용자는 2020년 103만 명에서 2년 뒤인 지난해 182만 명으로 76.7% 증가했으며, 30대 이용자는 2020년 30만 명에서 지난해 11월 기준 105만 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이와 함께 숏폼 사용자의 하루 평균 콘텐츠 시청 시간도 같은 기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숏폼 콘텐츠 시장의 확대는 영화, 드라마와 같은 영상 미디어 영역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북톡'은 틱톡과 출판업계의 콜라보다. 세계 50개국 이상에서 진행되는 틱톡의 책 추천 커뮤니티이자 대표 해시태그다. 각종 독서 관련 콘텐츠 조회수가 총 1,600억 이상으로 출판업계에서 특히 주목하는 현상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 콘텐츠를 숏폼으로 리패키징해 서비스하는 새로운 서비스들도 등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0월 짧은 동영상에 익숙한 20대 이용자를 위한 숏폼 서비스 '클립'을 출시했다. 또한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웹소설을 짧은 포맷으로 재구성하는 서비스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자극 원해", 팝콘 브레인 현상

한편 전문가들은 숏폼 콘텐츠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대표적인 위험으로는 워싱턴대학교 정보대학원의 데이비드 레비 교수가 '팝콘 브레인'이라고 명명한 현상이 있다. 뇌의 전두엽이 자극적인 영상이나 감정에 반복적인 노출되면 점차 일상생활에 흥미를 잃고 팝콘이 터지는 것과 같은 더 큰 자극을 찾게 되는 현상이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팝콘 브레인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릴수록 전두엽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뇌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영유아기에는 숏폼에 노출되면 타인과 교감하는 정서 발달을 더디게 하거나 집중력 및 참을성을 기르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한 미디어 업체 대표는 “어린 세대일수록 이미 팝콘 브레인이 됐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실제로 저렇게 숏폼 비중이 늘어나면 장차 국가를 이끌어 갈 인재풀에 악영향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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