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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수도권에서 진행된 아파트 분양 1순위 청약자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단지별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의 경쟁률이 가장 치열했다. 청약 시장의 열기는 하반기에도 계속돼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이 36.62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회복에 따른 대출 잔액 증가를 우려하며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1순위 청약 흥행 쏟아져
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1순위 청약 접수 인원은 총 13만7,947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하반기 9만3,276명에 그쳤던 것보다 47%(4만4,671명) 가까이 급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지난해 하반기 3만1,872명에서 올해 상반기 5만3,571명으로 2만1,699명 늘어났다. 같은 기간 경기는 4만8,522명에서 7만4,163명으로 2만5,641명 늘면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인천은 1만2,882명에서 1만213명으로 2,669명 감소했다. 다만 일반분양 물량이 4,105가구에서 2,835가구로 줄면서 평균 청약 경쟁률은 3.대 1에서 3.6대 1로 올랐다.
단지별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가 인기를 끌었다. 운정신도시의 운정 자이시그니처는 4만1,802명이 접수하며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1순위 청약자가 몰렸다. 이 밖에도 동탄2신도시, 고덕국제도시, 시화MTV 등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단지가 흥행에 성공했다.
8월 수도권 1순위 청약 경쟁률 ‘연초 대비 130배’ 상승
상반기 청약시장의 열기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36.62대 1을 기록했다. 올해 1월 0.28대 1이던 경쟁률보다 무려 130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1순위 청약통장 접수 건수로 비교 시 흥행 열기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1월 수도권에 나온 일반공급 1,649가구 가운데 접수된 1순위 통장은 459개에 불과했지만, 지난달에는 3,007가구 모집에 11만131개의 1순위 통장이 몰렸다. 공급물량 대비 1순위 통장 수를 단순 비교해 보면 연초 대비 무려 240배나 증가했다.
1순위 청약 경쟁률은 올해 꾸준한 상승 추세를 보였다. 지난 2월 1순위 평균 경쟁률이 2.12대 1 기록을 시작으로 4월에는 6.74대 1, 4월 8.49대 1, 5월 6.78대 1, 6월 21.95대 1, 7월 9.31대 1로 점차 상승했다.
업계는 분양가가 더 높아지기 전에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수요자들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부부의 통장 보유 기간을 합산하고, 청약 기회도 인당 1회로 늘리는 등의 청약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아껴온 청약 통장을 적극 사용하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회복 조짐에 재차 가계부채 늘어나자 경고 나선 'IMF'
청약시장의 활기를 띠는 만큼 대출액도 늘고 있다. 여기에 은행이 대출 문턱까지 낮추자 지난 2분기 산업대출이 24조원 가까이 늘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모든 산업 대출금은 1,842조8,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24조3,000억원 늘어났다. 이 가운데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1,174조9,000억원에서 1,188조4,000억원으로 13조4,000억원이나 증가했다. 특히 서비스업 가운데 부동산업의 증가 폭이 약 6조원으로 가장 컸다.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도 크게 늘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8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680조8,120억원으로 7월 말보다 1조5,912억원 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은 514조9,997억원으로 전월 말(512조8,875억)보다 2조1,122억원이나 늘었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드러내며 가계부채가 늘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잇따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국내 GDP 대비 높은 가계부채 비중을 지적하며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헤럴드 핑거 IMF-한국 연례협의단 대표는 지난 6일 기자브리핑에서 “한국 주택시장이 정상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이미 높은 가계부채도 지난 분기에 다시 반등했다”면서 “한국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OECD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 부채 증가율을 낮추는 데 정책적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부르거나 시장이 안정화된 시점에서 불필요한 조처는 일부 조정 및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