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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장주 외에는 살 게 없다", 물밀듯 빠져나가는 외인 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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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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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지구 반대편에서 거대한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작은 사건도 무관심하게 지나치지 않고 하나하나 신중하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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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순매수는 착시현상? 반도체 대장주외 대량 순매도
올해 코스피 견인했던 전기차, 내년 전망은 안갯속
내년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높은데, 전기차 대체할 국가 산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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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증시에서 매도세를 이어가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 4분기 순매수로 전환한 가운데,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집중적으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서는 2조원어치를 팔아치운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외 증권가에서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풀베팅한 외국인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외국인은 올해 초부터 전날인 19일까지 삼성전자는 총 15조3,712억원, SK하이닉스는 2조7,609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두 종목의 외국인 지분율도 크게 늘었다. 올해 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49% 수준이었지만, 지난 13일 기준으로 삼성전자 53.7%, SK하이닉스 52.8%로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공격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사들이는 동안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초 5만4,500원에서 지난 19일 기준 7만3,400원으로 약 34%가량 올랐으며, SK하이닉스는 연초 7만3,100원에서 19일 기준 13만8,200원으로 약 90%가량 급등했다. 

외국인이 국내 반도체 대장주를 순매수하는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지난 11월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기가비트)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9월 1.3달러에서 11월 1.55달러로 올라섰으며, 낸드플래시(Nand Flesh)의 고정 거래가격도 지난 9월 3.82달러에서 1.59% 상승한 3.88달러를 기록했다.

저물어가는 국내산 전기차 시장

다만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 대부분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 4분기 초부터 이달 1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조6,06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두 종목을 제외하면 큰 폭의 순매도(약 1조6,609억원)로 반전된다. 구체적으로 포스코홀딩스,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포스코퓨처엠 등 국내 대표적인 이차전지 관련 종목이 외국인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 중 7개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한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원래 국내 주가 시장에서 매력적인 종목은 반도체와 전기차”라며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두 종목은 코스피 지수를 견인하며 국내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효자종목이었지만, 하반기 들어 전기차 판매 성적이 떨어지며 외인 자본이 반도체로 쏠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9월부터 현재까지 현대차·기아의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간보다 29.2%가량 급감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 연말까지 작년 국내 판매량인 16만4,482대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19일 기준 6만 대가량을 더 판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최근 약진세를 보이는 중국 전기차 기업의 시장 점유 수준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26일 한국무역협회의 무역통계 'K-stat'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한국의 전기차의 국가별 수입액은 독일이 7억8,800만 달러(약 1조149억원)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이 5억3,800만 달러(약 6,900억원)로 2위를 차지했다. 본래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수입 전기차를 독일, 미국에서 수입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에서 수입하는 수량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심지어 8월부터 10월까지의 중국 전기차 수입액은 독일을 넘어섰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국 전기차 수입액은 1억7,200만 달러(약 2,200억원)로 독일 전기차 수입액 7,000만 달러(약 901억원)보다 2배 이상 많았다.

Container cargo ship at industrial port in import export business logistic and transportation of international by container cargo ship in the open sea, Aerial view.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가 핵심기술의 부재, 이대로 괜찮나

이처럼 국내 주력 산업 중 하나인 전기차 분야의 고전이 예상됨에 따라 시장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내년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침체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국내 산업의 큰 폭을 차지하는 전기차의 부진이 국내 경제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일각에선 “진짜 문제는 국가 주력 산업(기술)이 너무 적다는 점에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우리나라는 반도체, 완성차에 이어 새로운 수출 후보로 전기차 배터리와 바이오헬스 분야를 꼽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는 소재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은 데다, 저렴한 가격과 압도적 물량을 자랑하는 중국산 리튬이온 배터리(LFP)에 완전히 밀리고 있으며, 바이오헬스도 원재료나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 등이 부족해 기술 우위를 차지하지 못한 상태다. 한마디로 반도체와 완성차가 밀려난다면 대안이 없는 셈이다.

정부의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당장 내년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무역 장벽은 대비할 수 없겠지만 지금부터라도 유력산업으로 떠오르는 분야에 전방위적인 지원 정책을 재검토하고 전향적인 지원책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업종별로 주력해야 할 부분에 특별법 제정 등을 검토해 각종 규제를 풀어주고, 국내 제조업이 해외로 이탈하지 않도록 국내 기업 환경을 재정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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