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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자동화로 일자리 줄어도 노동소득분배율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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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2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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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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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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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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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확산 속 고용 감소와 노동소득 유지 
AI 생산성 향상에 신규 채용 위축 우려 
고용·임금·생산성 아우른 평가 필요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동화로 일자리가 줄어들면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소득도 함께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기 쉽다. 그러나 기업이 인력을 줄이는 대신, 남은 근로자의 생산성과 임금을 높이면 고용 감소에도 전체 노동보수는 유지될 수 있다. 프랑스에서 이 같은 현상이 확인됐다. 1994~2019년 정형 업무 종사자 비중은 12.5%포인트 감소했지만, 노동소득분배율은 2.6%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중위 기업에서도 정형 업무 고용 비중이 약 60%에서 40% 미만으로 낮아졌지만, 노동소득분배율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처럼 노동소득분배율이 안정적이더라도 실제 고용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전체 노동보수가 유지되는 과정에서 임금을 받는 근로자는 줄고 소득이 일부 직군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특히 대규모언어모델(LLM)의 확산으로 근로자 한 명이 처리할 수 있는 업무가 늘어나면 기업은 생산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필요한 인력을 줄일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자동화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때는 노동소득분배율과 함께 고용 규모와 임금 분포, 생산성 향상의 임금 반영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노동소득분배율이 놓치는 고용 변화

노동소득분배율은 전체 부가가치에서 노동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는 전체 노동보수의 규모는 파악할 수 있지만 실제로 임금을 받는 근로자 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드러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부가가치가 1억 유로(약 1,640억원), 임금 총액이 6,000만 유로(약 980억원)인 기업의 노동소득분배율은 60%다. 자동화 이후 근로자 수가 절반으로 줄고 생산성이 높아져 부가가치가 1억5,000만 유로(약 2,460억원), 임금 총액이 9,000만 유로(약 1,470억원)로 증가해도 노동소득분배율은 60%로 유지된다. 반면 남은 근로자의 1인당 평균 보수는 세 배로 늘어난다. 노동소득분배율에는 변화가 없어도 고용은 줄고 임금이 남은 인력에 집중되는 구조가 나타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기업에서도 자동화에 따른 성과는 직무에 따라 다르게 배분됐다. 네덜란드 기업의 고용주-근로자 연계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로봇 도입 기업은 유사 기업보다 생산량이 14.9%, 노동시간이 4.3% 증가했다. 반면 노동소득분배율은 4.6%포인트 낮아졌다. 직무별 고용과 소득에 미친 영향도 뚜렷하게 엇갈렸다. 정형 업무나 자동화로 대체하기 쉬운 직무에서는 고용과 소득이 상대적으로 감소한 반면, 대체 가능성이 낮은 직무의 근로자는 혜택을 얻었다.

주: 정형 업무는 크게 감소했지만 기업의 노동소득분배율 분포는 대체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생산성 증가와 임금의 격차

고용과 임금의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기업과 근로자 단위의 세부 지표를 함께 살펴야 한다. 국가 전체의 생산성이 부진하더라도, 자동화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기업이나 특정 직종에서는 큰 폭의 생산성 향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시간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000년 이후 둔화했으며 2023년 2분기 1인당 생산성은 코로나19 이전 추세보다 8.5%포인트 낮았다. 유로스타트도 2024년 유럽연합(EU)의 노동생산성 증가세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문 것으로 집계했다. 이와 같이 국가 단위 통계에는 생산성이 빠르게 높아진 기업과 정체된 기업, 성장 속도가 다른 산업의 실적이 모두 포함되는 만큼 전체 지표만으로 개별 기업의 변화를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자동화의 분배 효과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것은 생산성 향상으로 창출된 가치가 임금에 얼마나 반영됐느냐다. 소프트웨어 도입으로 근로자 1인당 생산 가치가 열 배 늘고 임금도 같은 폭으로 오르면 노동소득분배율에는 큰 변화가 없다. 반면 생산 가치가 열 배 증가하는 동안 임금이 두 배 오르는 데 그치면 생산 가치에서 노동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의 5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다. 임금으로 이어지지 않은 생산성 증가분은 기업 이윤이나 가격 인하, 투자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자동화의 성과가 근로자에게 얼마나 돌아갔는지를 판단하려면 1인당 생산성 증가와 임금 상승을 함께 비교해야 한다.

주: 정형 업무 고용 감소에도 기업의 노동소득분배율은 예상만큼 하락하지 않았다.

LLM 확산에 따른 고용 기회 변화

생성형 인공지능(AI)과 LLM의 확산은 생산성과 임금의 관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생성형 AI 보조도구를 사용한 고객지원 상담원은 시간당 업무 처리량이 평균 15% 증가했으며, 전문 글쓰기 업무에서는 소요 시간이 40% 줄고 결과물의 품질은 18% 향상됐다. GPT-4를 활용한 컨설팅 현장 실험에서도 완료한 업무는 12.2% 늘었고 처리 속도는 25.1% 빨라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AI가 향후 10년간 연간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0.4~0.9%포인트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러한 생산성 향상은 근로자의 업무 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기업의 인력 수요를 줄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기존 인력이 AI를 활용해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하면 같은 생산량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근로자 수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특히 제품이나 서비스 수요가 생산성 증가 속도에 미치지 못하면 추가 채용 수요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변화는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청년층에서 먼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스탠퍼드대 연구진의 워킹페이퍼에 따르면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에서 22~25세 근로자의 고용이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반면 경력이 많은 근로자의 고용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기존 인력이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기업의 신규 인력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근로자 중심의 자동화 평가 체계 필요

이처럼 자동화는 생산성과 노동보수뿐 아니라 고용 규모와 직무 구성에도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기업과 산업별 노동소득분배율에 고용 인원과 임금 총액, 중위임금, 임금 수준별 분포, 근로자 1인당 부가가치, 직종 구성 등을 연계하면 생산성 향상의 성과가 어떤 근로자에게 돌아가는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자동화의 형태와 고용 영향에 맞춰 정책 대응도 세분화가 요구된다.

우선 정부의 디지털 투자나 AI 도입 지원을 받는 기업의 직군별 고용과 임금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통계기관도 노동소득분배율과 함께 기업 내 임금 분포와 고용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자동화 이후 생산성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고용 감소와 특정 직군의 임금 집중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노동시장 지원 정책도 자동화의 영향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AI가 기존 근로자의 업무를 보완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분야에서는 재교육을 통해 활용 역량을 강화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반면 신규 채용이 줄거나 기존 일자리가 대체되는 분야에서는 임금보험과 취업 지원을 확대하고 이직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직업훈련 제도를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생산성 향상의 성과가 임금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뒷받침돼야 한다. 근로자의 협상력이 약한 상황에서는 이익공유제와 단체 임금협상 등을 활용해 기업의 생산성 증가가 폭넓은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할 수 있다.

노동소득분배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사실만으로 자동화가 근로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동시에 남은 근로자의 생산성과 임금이 높아지면 전체 노동보수는 유지될 수 있어서다. 앞으로 자동화와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때는 노동소득분배율과 전체 고용 인원, 생산성 증가에 따른 임금 변화를 함께 살펴야 한다. 그래야 기술 발전으로 창출된 성과가 근로자에게 얼마나 돌아가는지와 그 과정에서 고용 기회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Automation and Labor Share: Why Jobs Can Disappear While Labor Income Holds Up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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