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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폴리시] 역대 최대 무역흑자 낸 中, 서방의 ‘시장 개방’ 기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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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2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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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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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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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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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무역흑자에도 수출 의존 지속 
대규모 산업 보조금으로 제조업 경쟁력 강화 
시장 개방 기대 약화 속 미·중 통상 갈등 고조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국은 2024년 월평균 920억 달러(약 130조원)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무역흑자는 9,920억 달러(약 1,400조원)로 단일 국가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12월에는 1,016억 달러(약 143조원)의 흑자를 내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 달러(약 141조원)를 넘어섰다. 이 같은 기록적인 무역흑자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추진해 온 수출 중심 성장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중국이 경제 성장과 함께 시장을 개방하고 무역 불균형을 줄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흐름은 달랐다. 중국은 해외 수요를 기반으로 수출을 늘리는 동시에 자국 시장 보호와 산업 지원 확대 기조를 이어갔다.

내수 부진 속 수출 중심 성장

중국이 수출 중심 성장에 나선 배경에는 빠른 경제 성장과 일자리 확대가 있었다. 10억 명이 넘는 인구에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내수 성장을 기다리기보다 생산능력을 확대해 해외 수요를 공략하는 방식이 효과적이었다. 문제는 경제 규모가 커진 이후에도 내수 중심으로의 전환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국의 가계소비는 여전히 국내총생산(GDP)의 40%를 밑돌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수출과 수입의 격차도 확대됐다. 2024년 중국의 수출액은 전년 대비 5.9% 증가한 3조5,800억 달러(약 5,050조원)에 달했지만, 수입액은 1.1% 늘어난 2조5,900억 달러(약 3,650조원)에 그쳤다. 대미 무역흑자도 관세 압박에도 약 7% 증가한 3,610억 달러(약 509조원)를 기록했으며 대EU 흑자는 2,400억 달러(약 338조원)를 넘어섰다. 이러한 흐름은 2025년에도 이어져 경상수지 흑자가 7,350억 달러(약 1,030조원)에 달했다. 서방의 무역 압박에도 중국의 수출 의존도가 크게 낮아지지 않은 셈이다.

산업 경쟁력 키운 대규모 보조금

높은 수출 경쟁력의 배경에는 정부의 대규모 산업 지원도 자리 잡고 있다. 서방은 중국의 보조금 정책을 무역 경쟁을 왜곡하는 요인으로 지적해 왔으며, 최근 연구에서도 정부 지원이 중국 기업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 받는 정부 지원은 업종에 따라 OECD 회원국 기업의 3~8배에 달한다. 특히 태양광과 반도체, 철강, 조선 등 주요 제조업에서 지원 규모가 두드러졌다. 2005~2023년 중국 기업의 세계 시장점유율 증가분 가운데 약 60%는 보조금의 영향으로 추산된다.

연구기관별 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독일 킬세계경제연구소(Kiel Institute for the World Economy)에 따르면 비교적 산정이 쉬운 보조금만 기준으로 해도 2019년 중국의 산업 지원 규모는 약 2,210억 유로(약 360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GDP의 1.73%에 해당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직·간접 지원을 포함한 산업 보조금 규모를 GDP의 약 4%로 추정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역시 중국의 산업정책 지출이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주요 7개 경제권을 절대 규모와 GDP 대비 비중 모두에서 웃돈다고 밝혔다.

대규모 산업 지원의 영향은 전기차 시장에서 두드러졌다. 생산능력 확대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면서 기존 업체와의 경쟁도 거세졌다. 외국 브랜드의 중국 생산분을 포함한 중국산 전기차의 EU 시장점유율은 2020년 3.5%에서 2024년 2분기 27.2%로 상승했다. 이에 EU는 기존 10% 자동차 관세에 업체별 상계관세를 추가했으며 이후 평균 관세율은 약 20.8% 수준으로 조정됐다. 미국도 중국산 전기차에 100%, 전기차 배터리에 25%의 관세를 적용하며 대응에 나섰다.

주: 2024년 중국 산업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은 북미 기업의 2배 이상, 유럽 기업의 6배 이상에 달했다.

서방의 기대 빗나가며 무역 갈등 심화

중국의 수출 확대와 산업 지원이 지속되면서 서방이 예상했던 중국의 변화도 현실화되지 않았다. 서방은 중국도 과거 일본처럼 경제 성장에 따라 시장 개방과 환율 조정에 나서며 국제 무역질서에 점차 편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개혁이 확대되면 중국 정부의 정치적 통제도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중국은 일본과 다른 경로를 택했다. 일본은 전후 수출 중심으로 성장한 뒤 시장 개방과 환율 조정 요구를 수용했고 1985년 플라자합의를 계기로 엔화 절상에 나섰다. 반면 중국은 대규모 무역흑자를 이어가면서도 자국 시장 개방에는 소극적인 입장을 고수해 왔다.

양측의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무역 갈등도 본격화됐다. 미국의 중국산 제품 실효관세율은 2025년 4월 145%를 넘어선 뒤 여러 차례 협상을 거쳐 2026년 중반 약 31~33%로 낮아졌다. 그러나 무역 갈등 이전 약 20년간 유지됐던 평균 5%와 비교하면 여전히 6배가 넘는다.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평균 약 32%의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주요 원자재와 핵심 투입재의 수출을 제한하며 맞섰다. 양측의 통상 관계가 공동 규범을 확대하는 단계에서 경쟁과 갈등을 관리하는 국면으로 전환된 것이다.

주: 1년간의 무역 갈등으로 중국산 수입품의 실질 관세 부담은 약 10%에서 3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높아졌으며 이후에도 큰 폭의 하락 없이 유지됐다.

중국과의 장기 경쟁과 대응 과제

통상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중국의 산업정책과 서방의 대응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산업 지원이 과거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이 성장 과정에서 활용한 보호정책과 다르지 않다는 반론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중국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이후에도 대규모 보조금 정책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서방이 꺼내 든 관세가 실질적인 해법인지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한 이후에도 소비자가격 상승은 제한적이었고, 유럽 자동차업체를 보호하는 효과 역시 뚜렷하지 않았다. 다만 관세의 실효성과 중국의 보조금 문제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관세 효과가 제한적이더라도 중국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주요국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점은 OECD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이 때문에 중국과의 교역을 중단하기보다 장기화하는 경쟁에 대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중국은 세계 공급망에 깊이 연결돼 있어 완전한 경제적 분리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은 중국의 산업 지원이 지속될 가능성을 가격과 투자 전략에 반영하고 정부와 규제당국은 기업별 보조금 규모를 면밀히 파악해 통상정책의 근거를 강화해야 한다.

결국 중국의 무역 전략을 둘러싼 핵심은 경제 성장과 시장 개방이 함께 진행될 것이라는 서방의 예상이 현실과 달랐다는 데 있다. 중국이 세계 경제와 긴밀하게 연결되면서도 독자적인 성장 전략을 유지하면서 양측의 관계는 협력과 경쟁이 병존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앞으로의 통상정책 역시 이러한 구조적 차이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재편돼야 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China's Trade Strategy Was Never About Joining the West's Order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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