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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 내몰린 석유화학업계, '효성화학' 신용 등급 또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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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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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A-, 부정적'에서 'BBB+, 안정적'으로 강등
업계, 올해 1분기 '실적 악화' 전망, 불황 터널 진입
'발등에 불'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협의체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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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 베트남 공장 전경/사진=효성화학

효성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효성화학의 신용등급이 또 떨어졌다. 다양한 방법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최근 석유화학 업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 반등이 요원한 가운데, 정부는 산학연으로 구성한 협의체를 출범해 업계 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NICE신평, 효성화학 등급 하향 조정

3일 NICE신용평가는 효성화학 장기 및 단기 신용등급을 기존 ‘A-, 부정적’에서 ‘BBB+, 안정적’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한국신용평가 역시 효성화학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조정한 바 있다. 효성화학은 지난 2022~2023년 연속 대규모 영업적자를 시현했다. 주요 전방산업 경기 둔화로 인해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라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상승하며 주요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 스프레드가 빠르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또 베트남 공장 설비 트러블의 영향으로 해외법인 적자폭이 확대됐다.

김서연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영업손실이 누적되며 회사의 재무안정성은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며 “작년 말 순차입금 규모는 약 2조4,000억원으로 자기자본 619억원 대비 차입부담이 매우 과중한 수준이며, 같은 해 말 부채비율은 약 5,000%에 달한다”고 말했다. NICE신용평가는 작년 8월 중 베트남 공장 가동이 정상 가동됐고, 설비의 높은 원가효율성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베트남 법인의 수익성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국내 PP, 테레프탈산(TPA) 공장 등은 높은 생산비용, 비우호적인 수급환경 등에 따라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결국 수익성은 영업적자를 보인 2022~2023년 대비 회복하겠지만 절대적인 개선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낮은 잉여현금흐름 수준을 감안할 때 재무구조 개선에는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베트남 법인의 수익성 회복 등에 따라 영업현금창출능력이 개선될 것”이라며 “하지만 과중한 차입금 보유로 이자비용 부담이 매우 높아졌으며, 경상적 자본지출 등을 포함하면 잉여현금흐름 창출에 따른 차입금 상환 및 이익의 자본 유보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재무안정성 회복에는 상당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깊어지는 석유화학업계 불황, 반등 핵심 中 시장 개선도 요원

최근 국내석유화학 업계는 업황 악화와 배터리소재와 태양광 등 신사업 성장 둔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1분기 매출 12조7,001억원, 영업이익 2,166억원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3%, 68.6%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LG화학의 2023년 1분기 매출은 14조4,863억원, 영업이익은 6,907억원이다.

실적 악화의 주된 배경으로는 시장 위축 등의 영향으로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염화비닐(PVC) 등 주력 제품 수요가 살아나지 않은 점이 꼽힌다. 고객사가 재고를 적정 수준 유지한 탓에 가격 변화 요인이 제한적이었던 것도 주효했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가-원가)가 손익분기점을 밑돌면서 나프타 분해시설(NCC) 적자도 이어졌다.

롯데케미칼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롯데케미칼의 올 1분기 매출은 4조9,861억원, 영업손실은 765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도 1분기와 비교해 볼 때 매출은 1.1% 오르겠으나 영업손실은 3배 가까이 확대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2023년 1분기 매출 4조9,323억원, 영업손실 262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실적 반등 핵심인 중국 시장 개선은 요원하기만 하다. 지난달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렸으나 첨단산업 육성 등 중장기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대규모 경기 부양책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양회 내용을 살펴보면 중장기 연구·개발(R&D) 투자로 첨단 제품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라며 "경제가 받쳐줘야 중장기 계획을 이행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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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대산공장 전경/사진=LG화학

위기의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협의체' 출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경쟁력을 잃어가자 정부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강경성 1차관 주재로 산업계 간담회를 개최하고 최근 석유화학 업황과 수출, 투자 여건을 점검하고 석유화학 업계의 애로와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참석기업은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금호석유화학이다. 참석자들은 현재 우리 석유화학산업이 복합적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기존 범용제품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과감히 탈피해 고부가 정밀화학 및 친환경 제품으로 신속히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인식했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관세면제와 대형프로젝트 준공 지원 등을 협의할 방침이다. 핵심원료인 나프타의 관세면제를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을 세제당국과 협의하고, 석유화학 대형프로젝트가 적기에 준공될 수 있도록 투자지원 전담반과 긴밀히 지원할 예정이다.

강 차관은 "석유화학 산업은 해당 업종을 넘어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다른 주력산업과 긴밀하게 연계된 핵심 기반 산업"이라며 "석화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협의체를 출범해 현 상황을 정밀 진단하고 위기극복과 경쟁력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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