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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현 부부 물러나라” 아워홈 노조, 한남 자택 앞에서 트럭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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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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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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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성·구미현 경영 체제 반대”, 아워홈 노조 시위
구 부회장 '자사주 매입 안건' 추진, 키맨은 장녀 구미현씨
매각 우려 현실화, '식음 업계 테슬라' 꿈 꺾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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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워홈 노동조합

아워홈이 남매간 경영권 분쟁으로 연일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아워홈 노동조합이 장녀 구미현씨의 집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고 경영에서 물러나라는 압박이다. 

아워홈 노조, 구지은 부회장 ‘지지’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아워홈 노동조합은 전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구미현·이영열씨 자택 앞에서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으라고 촉구했다. 이전에 진행하던 현수막 시위가 강제 철거당하자 트럭 시위로 변경해 진행한 것이다.

장덕우 아워홈 노조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구미현, 이영열 등 사내이사는 경영 이력이 전무해 임직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경영 체제가 유지되는 것이 회사와 임직원 입장에서 좋은 방향”이라고 호소했다.

장덕우 노조위원장은 현재 회사 내부 분위기를 '불안의 연속'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회사 직원들은 구본성·구미현씨가 경영권을 매각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해서도 불안해하고 있다"며 "매각하지 않더라도 배당금을 늘리거나 직원 처우가 나빠지는 등 회사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

회사 직원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구본성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라고 했다. 장 위원장은 "구본성 전 부회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구 전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는 것은 아닌지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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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왼쪽) 및 구지은 부회장(오른쪽)/사진=아워홈

아워홈 '남매 전쟁'에 장녀 합세

구미현씨는 지난달 1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남편 이영열씨와 함께 사내이사로 임명된 바 있다. 또한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함께 손잡고 구지은 부회장의 등기임원 재선임에 반대하기도 했다. 구미현씨는 가정주부로 그동안 아워홈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이번 주주총회에서 구전 부회장과 연합해 구 부회장 재선임 안건 부결에 찬성하고 이사회에 진입했다.

아워홈은 구자학 전 회장의 1남 3녀가 전체 주식의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으로 지분 38.6%를, 막내인 구지은 부회장은 20.67%, 장녀인 구미현씨는 19.28%, 차녀인 구명진씨는 19.6%를 갖고 있다. 구 전 부회장 측은 이사회를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 임시 주총에 본인을 사외이사로 자신의 측근과 장남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을 올린 상태다. 구 부회장 측도 사내이사 재진입을 노릴 것으로 관측된다.

아워홈 오너가가 경영권을 놓고 다툼을 벌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부터 지난한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2021년엔 세 자매가 연합해 장남을 대표이사에서 끌어내린 바 있다. 몇 년 사이 분쟁 구도가 달라진 이유론 역시 '돈'이 거론된다. 구 부회장 체제로 전환된 후 적자 상태인 아워홈의 경영 정상화를 이유로 배당금이 대폭 축소됐는데,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가 이에 불만을 가져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주총 결과에 따라 아워홈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별다른 변수 없이 장남, 장녀 연합이 승리한다면 경영권이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 모두 경영에 직접 참여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미 업계엔 구 전 부회장이 이미 다수의 글로벌 사모펀드와 물밑 접촉을 늘리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구지은의 新사업, '남매의 난'에 좌초 위기

이렇게 되면 구 부회장은 아워홈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될뿐만 아니라 구 부회장이 구상하는 ‘뉴(New) 아워홈’도 어려워진다. 구 부회장은 올해 아워홈 신성장동력으로 ‘푸드테크’를 낙점하고 사업 확대에 힘써왔다. 구 부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도 “2024년을 뉴 아워홈을 향한 변곡점의 한 해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아워홈은 일반적인 식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넘어 IT와 푸드테크 기술에 기반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식음업계 테슬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아워홈은 지난해 두산로보틱스, 그립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푸드테크 사업을 시작했다. 올 초부턴 본격 글로벌 진출에 나섰다. 구 부회장은 비즈니스전략·글로벌·기술경험혁신 등 직접 구성한 참관단을 이끌고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 기간 내내 현장에 머물며 푸드테크·AI·헬스케어 등 다양한 관련 전시 부스를 참관했다.

특히 구 부회장은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들을 방문해 개인 맞춤형 영양식단을 제공하는 아워홈의 캘리스랩 고도화, 글로벌 확산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눴다. 관련 콘퍼런스 세션에도 참가해 아워홈 역량을 점검하고 글로벌 기술 동향을 파악하면서 수주 확대를 위해 영업활동에도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구 부회장 측은 구미현씨를 설득해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임시 주총에 자사주 매입 안건을 상정하기도 했다. 아워홈의 배당 가능 이익인 5,331억원을 활용해 1년 안에 전체 주식의 61%(1,401만9,520주) 한도에서 자사주를 사들이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아워홈의 이익잉여금을 활용해 지분을 사서라도 현금화를 보장할 테니, 임시 주총에서 마음을 돌려달라고 설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구미현씨 입장에서 자사주 매입은 세금 부담이 높아 매력적인 선택지는 아니나, 사법 리스크에 노출된 장남의 도덕성 논란과 기업 경영 경험이 전무한 본인의 전문성 논란 등에 압박을 느껴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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