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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7월부터 신규 점포에 포장 수수료 부과 예정
불어나는 무료배달 '출혈 경쟁' 손실, 수수료 수익으로 메우나
"플랫폼만 배 불린다" 손실 떠안은 점주들 비판 빗발쳐
배달 앱 시장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이 오는 7월부터 신규 입점 점주들에게 ‘포장 수수료’를 부과한다. '무료 배달' 서비스를 중심으로 배달 앱 3사(쿠팡이츠·배달의민족·요기요)의 출혈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불어나는 손실을 수수료 수익을 통해 메우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배달 앱 플랫폼의 과도한 경쟁 정책이 기형적인 시장 구조를 고착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흘러나온다.
배달의민족의 포장 수수료 정책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31일 게재한 공지를 통해 “오는 7월 1일부터 새로 가입하는 점포에 포장 중개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6월 30일까지 배달의민족 가입을 완료한 가게는 내년 3월 31일까지 중개이용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나, 혜택 종료 이후에는 신규 입점 점포와 동일한 수준의 포장 수수료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포장 중개 수수료는 일반 배달 수수료와 같은 6.8%로 책정됐다.
배달의민족 측은 포장 주문도 ‘플랫폼 이용 거래’인 만큼 충분히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경쟁 업체인 요기요는 이미 포장 주문에 12.5% 중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고, 또 다른 경쟁사인 쿠팡이츠는 배달의민족과 동일하게 내년 3월까지 포장 수수료 무료 정책을 이어갈 방침이다. 다만 내년 4월 이후 정책은 아직 명확히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배달의민족이 무료 배달 정책으로 인한 '출혈'을 만회하기 위해 수수료 부과 범위를 확대했다는 평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무료 배달 경쟁의 시발점인 쿠팡이츠는 쿠팡의 자본력을 발판 삼아 무료 배달 정책을 시행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이에 반해 이렇다 할 '뒷배'도 없고, 시장 점유율도 60%가 넘는 배달의민족은 무료 배달로 인한 출혈이 훨씬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배달 앱 플랫폼의 '치킨 게임'
실제 배달 앱 플랫폼들은 올해 들어 무료 배달을 중심으로 치열한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 3월 쿠팡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존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제공하던 음식 가격 10% 할인 서비스를 무료 배달로 확대한 것이다. 와우 멤버십 회원은 주문 횟수, 금액, 배달 거리 등과 관계없이 배달비 무료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별도 할인쿠폰 등을 중복 적용해 가격을 할인받을 수도 있다.
위기를 감지한 배달의민족은 지난 4월 자체 배달 서비스인 ‘한집배달’ 가격을 1,000원 이하로 낮추며 맞불을 놨다. 2㎞ 이내에 위치한 매장을 기준으로 5~8만원 사이 주문 시 800원, 5만원 미만 주문 시 1,000원 수준까지 배달비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알뜰배달 배달비 무료 혜택은 기존 쿠폰 다운로드 후 적용 방식에서 자동 적용 방식으로 바꿨다.
이에 더해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28일 무료 배달 혜택이 포함된 구독제 서비스인 ‘배민클럽’ 무료 체험도 시작했다. 배민클럽 표시가 있는 가게에서 알뜰배달(묶음배달) 주문을 할 경우 배달비가 부과되지 않는 방식이다. 한집배달(단건배달)로 주문할 경우에도 배달팁이 1,000원 이하 수준까지 할인된다.
손실 부담은 고스란히 점주에게?
문제는 무료 배달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이 점주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다수 배달 앱은 입점업체에 판매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부과하는 ‘정률제’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외식업주들의 매출이 증가할수록 더 많은 수수료 부담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현재 배달의민족은 배달 중개수수료로 전체 매출액의 6.8%(부가세 별도)를 부과하고 있다. 쿠팡이츠의 경우 업주가 9.8%의 수수료에 배달료 2,900원, 결제수수료 3%, 부가세 등을 부담하는 구조를 채택했다(‘스마트 요금제’ 가입 기준).
이런 가운데 무료 배달이 보편화하며 소비자들의 배달 주문이 증가할 경우, 입점업체들의 매출 및 배달 플랫폼이 가져가는 수수료 수익 역시 자연히 증가하게 된다. 무료 배달로 손해를 보는 것은 수수료 부담이 가중되는 입점업체뿐이라는 의미다. 이 경우 업주들은 수익성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가격, 최소 주문 금액 등을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외식 물가 전반이 인상되고, 플랫폼 기업만 배를 불리는 기형적인 구조가 형성되는 셈이다.
플랫폼 입점 업체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결국 배달 플랫폼은 과도한 출혈 경쟁으로 인한 부담을 짊어지기 싫다는 것"이라며 "포장 중개 수수료 때문에 매출 타격을 입으면 결국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 플랫폼의 횡포로 점주와 소비자 모두가 피해를 입게 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