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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다국적 기업에 미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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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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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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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위기의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 증명
다국적 기업, 일부 계열사 충격이 전체 기업에 영향
모회사 부채 비율 높을수록 금융 위기에 치명적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세계적 금융 위기가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각국에 계열사를 보유한 다국적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분석한 보고서가 발표됐다. 연구 결과 2008년 금융 위기가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global network effect)를 촉발해 다국적 기업 일부의 충격이 전 세계 계열사들로 전파되며 기업 전체의 성장과 영업, 고용에 영향을 미쳤음이 확인됐다. 특히 모회사가 높은 부채 비율 등 불안정한 재무 상태에 있을 경우 한층 취약한 모습을 보였으며, 일부 기업은 본사 주위나 금융 위기가 덜 심각한 지역으로 계열사들을 모아들이는 방식으로 영향을 최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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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EPR

금융 위기 확대될수록 국가 간 충격 차이도 커져

유럽 지역 금융 위기는 2007년 8월 BNP 파리바(BNP Paribas)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subprime mortgages) 연관 자산 거래를 동결하면서 본격화됐는데, 금융 위기가 확대될수록 유럽 내 국가 간 리스크 프리미엄(risk premium, 고위험 채권 투자에 따른 추가 보장 수익률) 차이도 벌어졌다. 경제적으로 주변국 지위에 속하는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치솟는 와중에도 독일, 프랑스 등 경제 강국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들 차이는 2012년 7월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당시 유럽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 ECB) 총재의 금융 위기에 대한 강경 대응 발표가 나올 때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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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추이, 주: BNP 파리바의 자산 동결 선언(첫 번째 적색선), 유럽중앙은행의 금융 위기 강경 대응 선언(두 번째 적색선)/출처=CEPR

세르지 바스코(Sergi Basco) 바르셀로나대학교(University Of Barcelona) 부교수, 줄리아 펠리스(Giulia Felice) 밀라노공과대학교(Politecnico Di Milano) 부교수, 브루노 멜레베데(Bruno Merlevede) 헨트대학교(Ghent University) 교수, 마르티 메스티에리(Marti Mestieri) 폼페우파브라대학교(Universitat Pompeu Fabra) 부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2003~2015년 유럽 내 국가별 리스크 프리미엄 차이를 측정해 금융 위기가 각국과 이들 국가들에 위치한 다국적 기업들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다국적 기업, 국가별 계열사 실적 따라 운명 갈려

연구 결과는 금융 위기의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를 입증했는데 금융 위기 영향을 비교적 덜 받은 국가에 본사를 둔 기업조차도 불리한 지역에 위치한 계열사 수 증가율 감소로 심각한 부정적 영향에 노출되는 모습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금융 위기 지표(리스크 프리미엄 변동)가 1 표준편차만큼 증가하면 계열사 수 증가율이 4.1% 감소했고 매출은 7.6%, 고용 증가율 10.7%의 하락을 보였다. 부정적 영향은 2011년 이후 더 뚜렷한 효과를 나타내, 뒤로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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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위기가 다국적 기업 계열사 수 증가에 미친 영향, 주: ‘금융 위기-계열사 수 증가율’ 상관 계수 추이(90% 신뢰 구간)/출처=CEPR

금융 위기 여파는 기업 구조에 따라서도 다르게 작용했는데 계열사가 모기업에 부품 및 원재료를 공급하는 형태의 수직계열화 기업일수록 수평적 구조의 기업에 비해 부정적 영향이 컸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본사 인근이나 금융 위기 영향이 적은 지역으로 계열사들을 모아들여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함으로써 위기를 타개하기도 했다.

모기업 부채 비율, 금융 위기 영향에 결정적 변수

한편 모기업의 재무 건전성도 금융 위기가 다국적 기업 전체에 미친 영향에서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금융 위기 발발 시점에 모기업 부채 비율이 높았던 기업일수록 충격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모기업 부채 비율 상위 10%(부채 비율 낮음)와 90%(부채 비율 높음) 기업들의 계열사 수 증가율을 비교한 결과 부채비율이 높은 모기업들의 계열사 수 증가율이 훨씬 가파르게 감소한 것이다. 부채 비율이 높은 모기업들이 충격을 견디지 못해 계열사를 정리하거나 매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계열사 자체의 재무 구조는 분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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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위기가 부채 비율 상위 10% 및 90% 모기업의 계열사 수 증가에 미친 영향, 주: 부채 비율에 따른 ‘금융 위기-계열사 수 증가율’ 상관 계수 추이(90% 신뢰 구간)/출처=CEPR

연구진은 다국적 기업들의 글로벌 금융 위기 대처에 있어 무엇보다 안정된 금융 시스템을 통한 자금 조달 용이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다국적 기업들과 주고받는 영향 분석도 글로벌 금융 위기 확산 연구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문의 저자는 세르지 바스코(Sergi Basco) 바르셀로나대학교(University Of Barcelona) 부교수 외 3명입니다. 영어 원문은 Financial crises and the global supply network: Evidence from multinational enterprises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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