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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장기금리 1.5% 돌파,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글로벌 증시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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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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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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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지난 1월 기준금리 인상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 1.5% 돌파
엔 캐리 트레이트 청산 우려 확산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5년 9개월 만에 1.5%를 넘어서며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커졌고,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은행이 시장 안정을 위해 국채 매입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은 일본의 금리 인상 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은행 부총재,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시사

6일 일본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 지표가 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전날 종가 대비 0.07%포인트 상승하며 장중 한때 1.505%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1.5%를 넘어선 것은 2009년 6월 이후 15년 9개월 만이다. 일본 장기금리는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등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금리로 여겨진다.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해 연말에 1.09% 수준이었으나, 올해 1월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올리면서 지난달 말에는 1.37%까지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장기금리 상승의 배경으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의 발언을 지목했다. 신이치 부총재는 지난 5일 한 강연에 참석해 "경제 흐름이 예측대로 움직여 2%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정책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해 금융 완화 수준을 조정해 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신이치 부총재의 발언으로 향후 국채 금리가 급상승할 것이란 기대 심리가 작용하며 매도세가 증가한 것이 금리 상승의 가장 큰 촉매가 됐다"고 분석했다.

해외 금리 상승 흐름도 영향을 미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 교도통신 등은 "일본은행 관계자의 발언에 더해 독일 등 유럽과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이 일본 국채 매도로 촉발하면서 장기금리가 올랐다"며 "결산이 임박한 3월에 들어서면서 은행 등 기관 투자자의 신규 투자 움직임이 둔화한 것도 장기금리를 올리는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장기금리 상승은 주택담보대출 등 고정금리에 영향을 미쳐 가계와 기업의 대출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장기금리 급등 시 시장 안정 위해 국채 매입할 것"

일본의 장기금리 상승 속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일본의 낮은 금리를 활용해 엔화를 빌려 다른 나라의 고금리 통화나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주요 투자 대상은 미국 국채, 유럽 회사채, 일부 신흥국 통화 등이다. 이 전략은 일본의 초저금리가 유지될 때는 높은 수익을 거두지만, 일본 금리가 인상되면 리스크가 확대돼 엔화를 빌려 글로벌 자산에 투자했던 이들이 돈을 회수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원리에 따라 지난해 7월 말 미국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일본은행은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등 예상보다 빠른 양적 긴축을 단행했다. 당시 미국 실업률이 4.3%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등 부정적인 경제 지표 발표와 일부 대형 기술주의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은 엔화로 대출받은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대규모로 자산을 매도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 시장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증시가 급락했다.

올해 1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장기금리 상승 조짐이 보이자 일본은행도 시장 안정을 위해 국채 매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달 21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장기금리가 예외적으로 급등할 경우 국채 매입을 탄력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가 목표 실현을 위해 수익률 제어(YCC)를 포함한 통화 완화 정책이 필요하지만, 이에 따른 여러 부작용에 대해서도 인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YCC는 중앙은행이 장기금리를 0% 수준에서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말한다.

엔 캐리 트레이드 우려에 아시아 증시 일제히 하락

일본 장기금리 상승에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 6일 일본증시 닛케이225 평균 주가(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17.76엔(2.17%) 급락한 3만6887.17엔에, 토픽스지수는 42.82포인트(1.56%) 내린 2708.59에 마감했다. 특히 위험 회피 매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엔고 전망과 세계 경기 침체 등에 대해 일본 투자자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장 초반부터 매도세가 확산해 70% 종목에서 하락했다. 대표적으로 퍼스트리테일링이 3.64% 떨어졌고 AI 관련 후지쿠라와 도쿄일렉트론이 각 4.58%, 3.05% 내려앉았다.

상하이종합지수는 4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1~2월 수출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그간 상승세를 이어왔던 기술주를 중심으로 이익 확정 매도가 이어졌다. 중국 세관격인 해관총서는 1~2월 중국 수출이 지난해보다 2.3%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시장에서는 5% 증가가 예상됐다. 소프트웨어나 전자 기기, 배터리 관련주와 증권‧보험‧부동산주도 내렸다. 반면 석유나 금광 등 자원주는 상승했다. 그나마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시세의 폭락을 막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평가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속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은행 내부에서는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 “반년에 한 번 정도일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만약 2025년 1월 금리를 연 0.5%로 인상하면, 추가 금리 인상은 7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일본은 가계와 기업 모두 아직 ‘금리 있는 세상’에 익숙하지 않다. 일본의 금리가 마지막으로 연 0.5%를 넘은 것은 1995년으로, 30년 전이다. 일본은행 간부조차 ‘연 0.5%를 넘는 금리’를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연 0.5%로 인상한 뒤엔 가계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꼼꼼히 점검하고 가을 이후에 연 0.75%로 추가 인상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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