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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취업자 작년보다 19만 명 늘었다, 고용시장 훈풍의 ‘착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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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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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이상 경제활동 참가율 64.6%
‘그냥 쉬었음’ 청년 50만 명 넘어
제조·건설업 취업자 나란히 감소세

지난 3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20만 명 가까이 늘어나면서 석 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30세 미만 청년층의 고용지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경기 악화의 가능성을 드러냈다. 여기에 국내 산업계를 지탱하는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 수도 1년 가까이 뒷걸음질 치고 있어 우려를 키운다. 정부는 고용지표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지만, 내수 회복 지연 및 대내외 불안정성 등 요인으로 쉽지 않은 실정이다.

15세 이상 고용률 3월 기준 역대 최고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15세 이상 취업자는 2,858만9,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19만3,000명 증가했다. 이로써 15세 이상 고용률은 62.5%로 3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경제활동 참가율 역시 3월 기준 역대 최고인 64.6%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0.3%p 올랐다.

언뜻 취업 시장에 훈풍이 불어온 것으로 보이지만, 세부적으로는 여러 악화 지표가 포착된다. 먼저 고질적인 청년 취업난의 지속세다. 지난달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1.4%p 하락한 44.5%로 2021년 3월(43.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도 20만2,000명이 감소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그냥 쉬었음’ 청년의 증가세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통계청의 관련 통계를 분석한 결과 그냥 쉬었음 청년 규모는 50만4,000명으로 해당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 50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 중에선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청년보다는 취업을 경험했다가 구직활동을 중단한 청년이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 집계된 ‘그냥 쉬었음’ 청년 중 71.4%에 해당하는 36만 명이 취업 경험이 있는 이들이었다.

우리 산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건설업과 제조업도 심각한 부진을 드러냈다. 건설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만5,000명이나 줄었다. 이는 -8.7%에 해당하는 수치로, 2013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위축이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 연속 감소세다. 제조업 역시 11만2,000명 줄며 9개월 연속 감소세를 그리고 있다.

문제는 내수 회복 지연 및 대내외 불안정성 지속 등으로 앞으로도 이와 같은 상황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이에 정부는 민간 부문 일자리 창출 및 대내외 리스크 관리, 취약계층 고용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 강화해 고용지표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또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 방안을 상반기 중 순차적으로 마련해 고용 창출 여력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제조업 ‘주춤’, 경제 전망 악화

다만 이 같은 정부의 산업 장려책이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한국 제조업은 중국의 과잉 생산, 저가 공세에 맞서야 하는 것은 물론 미국의 관세 폭탄 등 여러 과제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하자마자 그동안의 손실을 만회하려는 듯 적극적으로 제조업 생산을 독려했다. 그 결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배터리, 조선, 철강 등 주요 제조업 수출 점유율에서 이미 한국을 저만치 앞서가는 상태다.

주요 기관들이 앞다퉈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제 버팀목이라 할 수 있는 제조업과 수출이 주춤한 데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전망마저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3월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2월 제시한 전망치 2.1%보다 0.6%p 내려간 수치다.

이는 주요 20개국 가운데 멕시코(-2.5%p)와 캐나다(-1.3%p)에 이은 세 번째로 큰 하락 폭이다. OECD는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전례 없는 위기에 봉착했다는 진단을 내놨다. 제조업이 흔들리면 경제 전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유엔 통계에 의하면 한국의 제조업 비중은 약 28%로 독일(20.4%), 일본(20.3%), 미국(10.3%) 등 주요국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인다.

경기 회복까지 먼 길 예상

한때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었던 건설업도 상황이 좋지 않은 건 마찬가지다. 미분양 증가, 자금난, 기업 부도 등의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중소 건설사는 물론 중견 건설사들마저 생존을 기약할 수 없는 실정이다. 많은 회사가 신규 프로젝트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으며,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중소 업체들의 연쇄 도산도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급등한 공사비도 건설업 부활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팬데믹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터지면서 원자잿값과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은 것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공사비지수는 2020년 이후 30% 가까이 급등했다. 2020년을 기준으로 100이었던 공사비지수는 2021년 117.37, 2022년 125.33 상승한 후 지난해 9월 130.4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높아진 비용 탓에 건설사가 대규모 공사를 수주하더라도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는 게 업계의 일관된 목소리다. 대우건설을 예로 들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0조5,036억원, 영업이익은 4,03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8%, 39.2%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지만 영업이익 감소 폭이 유독 컸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공사 진행 현장 수가 감소한 데다 원가율 상승세까지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건설 활동은 제조업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고용 확대에도 큰 기여를 한다. 산업연구원의 최근 연구에서는 2020년 기준 건설 활동에 의한 제조업 생산 유발액은 157조원으로 제조업 총산출액의 8.9%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취업유발인원은 34만 명으로 제조업 전체 취업자의 10.4%에 이른다. 이는 2015년(9.3%)보다 1.1%p 높은 수준으로, 건설 활동이 제조업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더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건설업의 부진이 제조업의 부진으로 이러져 종국엔 전체 고용 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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