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관세 충격에 미 중고차 시장 ‘들썩’, 금리인하 멀어지고 스태그플레이션 다가오나
Picture

Member for

7 months 1 week
Real name
김민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수정

美 중고차 매물 감소 및 가격 급등
‘예상된 혼란’ 실물 경제에 선반영
경기침체+물가폭등 이중고 우려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 관세 부과 조치가 미국 내 중고차 시장의 가격 폭등과 매물 부족 사태로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현실화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를 유보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물가 인상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실현 가능성까지 부상하는 모습이다. 이에 보호무역 강화가 실물경제 전반의 불안정성을 자극하면서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순환 기능’ 멈춘 중고차 시장

26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 자료를 인용해 “5월 초 기준 미국 내 자동차 딜러들이 보유한 중고차 재고는 43일분으로, 이는 같은 기간 기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통상 중고차 시장에선 4월 중순 이후 차량 재고가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지만, 관세로 인한 공급망 교란과 신차 가격 상승 등이 겹치면서 재고 부족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분석이다.

재고가 부족하다 보니 중고차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콕스 오토모티브 집계에 따르면 미국 내 50개 베스트셀러 모델을 기준으로 한 중고차 평균 가격은 최근 2개월간 상승세를 지속하며 2만9,000달러(약 3,973만원) 선에 근접했다. 찰리 체스브러 콕스 오토모티브 연구원은 “이 같은 추세라면, 여름 동안 중고차 가격은 더 빠르게 오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중고차 시장에 국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WSJ은 “자동차는 물론 전자제품, 생활용품 등 전방위 품목으로 수입 불안이 확산하면서 재고 확보를 위한 기업과 소비자들의 선구매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중고 시장뿐 아니라 창고형 유통채널, 할인점 등 다양한 유통망에서 가격 상승 흐름이 본격화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고차 시장은 자동차 거래 영역을 넘어 소비 심리와 수입 물가의 교차점에 있다는 점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은 ‘경제 전반의 경고등’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가 압박 심화에도 금리 인하 가능성은 희박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은 미국 내 물가 상승 압력을 직접적으로 자극하고 있다. 관세로 인해 수입 제품 가격이 오르고, 소비자 물가와 생산자 물가 전반에 파급 효과를 일으키는 식이다. 이는 다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정책에도 중대한 제약으로 작용한다. 연준의 가장 큰 고민은 ‘물가 안정’과 ‘경기 부양’ 사이에서 금리를 어떻게 조정하느냐인데, 지금과 같이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는 경기 침체 국면에서도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연준 내부에서도 점점 더 신중한 기류가 감지된다. 최근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정부의 무역 정책이 큰 변화를 겪는 가운데, 이러한 불확실성이 연준의 9월 이전 금리 조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발언으로 시장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는 미국 경제의 견고함보다는, 정책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의 잔존에 대한 우려로 해석된다. 관세가 직접적인 물가 자극 요인인 만큼 향후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더라도 연준이 금리를 선제적으로 내리기는 어려운 구조가 고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시장에서도 연준의 금리 동결 기조가 ‘경기 판단’이 아닌 ‘물가 부담’에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장기화한 경기 침체 국면에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데는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물가 억제라는 근본적 과제가 여전히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인식에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가 연준의 독립성과 통화정책의 자율성을 간접적으로 제약하는 것은 물론,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까지 작용할 것이란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실질임금 정체로 체감경기 급속 악화 우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점점 더 스태그플레이션의 전조를 밟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를 내놨다. 장기화한 소비 위축 움직임 속에서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움직임까지 포착되면서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이라는 이중 악재가 현실화하고 있단 판단에서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실물경제가 침체하면 연준은 대응 수단을 찾을 수 없게 되고, 섣불리 금리를 조정했다가는 정책 무력화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실제로 최근 미국 내 소비 심리는 고금리와 물가 상승 이중 압박에 의해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 경기 사이클의 회복 탄력이 꺾인 가운데, 외부 정책 충격까지 겹친 구조다. 이 경우, 소비자들은 고가 제품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기업들은 투자 계획을 연기하거나 축소하게 된다. 이는 곧 고용 둔화로 이어져 실질임금 정체와 체감경기 악화 등 악순환을 낳게 된다.

이처럼 스태그플레이션은 단순한 경제적 불편함을 넘어 정치·사회적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리스크다.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고금리를 유지하면 기업 도산과 실업 증가로 이어지고, 반대로 금리를 내리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는 지정학적 위험과 재정 및 무역 적자, 인플레이션 등 여러 경기 침체 요인 속에 놓여 있다”고 진단하며 “(연준이) 통화 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상황을 지켜보는 것은 옳은 일”이라고 정책 신중론에 무게를 실었다.

Picture

Member for

7 months 1 week
Real name
김민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