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글로벌시장
  • 日 부동산 외국인 투자 사상 최대, 직장인까지 영끌 매수 나서며 '버블 경고등’

日 부동산 외국인 투자 사상 최대, 직장인까지 영끌 매수 나서며 '버블 경고등’

Picture

Member for

10 months 2 weeks
Real name
남윤정
Position
기자
Bio
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수정

외국 자본 1조 엔 유치하며 아시아 최고 호황
주요국에 비해 저렴한 금리로 매입 자금 조달
직장인들까지 주담대 받아 고가의 맨션 구매

최근 일본이 아시아에서 가장 활발한 부동산 시장으로 부상한 가운데,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자본이 일본 시장으로 유입됐다. 주요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금리로 매입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데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임대료 상승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결과다. 여기에 일본 직장인들까지 빚을 내서라도 고가의 맨션이나 주택을 매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시장에는 도쿄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美 블랙스톤, 26억 달러에 도쿄 복합시설 인수

1일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의 일본법인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의 일본 부동산 매입액은 총 1조1,400억 엔(약 10조5,000억원)으로, 2005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업무용 빌딩 거래가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미국계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올해 2월 도쿄에 위치한 복합 시설 가든테라스 기오이초를 26억 달러(3조6,000억원)에 인수해 단일 자산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홍콩계 가우캐피털파트너스도 도쿄 긴자의 복합 쇼핑몰 도큐 플라자 긴자를 10억 달러(1조3,850억 원)에 매입했다.

해외 자본 유입으로 일본 부동산 시장은 아시아에서 가장 활발한 시장으로 부상했다. 상반기 일본이 유치한 부동산 투자액은 228억 달러(약 31조5,000억원)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액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 도쿄는 132억 달러의 거래를 기록하며, 사무실, 소매, 아파트 부문에서 아시아 최상위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홍콩의 공동 생활 부동산 운영업체 위브 리빙과 미국 사모펀드 KKR은 도쿄의 고급 지역에 위치한 부동산 6곳을 매입하며 일본에서의 포트폴리오를 17개 자산으로 늘렸다. 마인드웍스 프로퍼티도 도쿄 미나토구의 다가구 아파트 블록을 인수하며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저금리에 임대료 상승으로 '수익 창출' 기대감

부동산 투자 열기의 배경에는 일본의 물가 상승세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자리하고 있다. 일본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신선식품 제외)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오르며 8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업무용 부동산 임대료에 대한 상승 압력도 확대되고 있다. 산코 에스테이트의 이마제키 도요카즈 수석 애널리스트는 “도심 주요 입지의 신축 대형 빌딩을 중심으로 임대료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 붐을 가능케 한 또 다른 요인은 일본은행(BOJ)의 완화적 통화정책이다. 현재 일본의 단기 금리(0.5%)는 미국(4.25~4.5%), 영국(4%)에 비해 현저히 낮아 해외 투자자들이 저금리로 매입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일본 부동산의 상대적 수익성이 높은 점도 매력을 더한다. 미쓰이스미토모신탁 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도쿄 도심 부동산 투자 수익률과 장기 금리 간 스프레드는 1.9%로, 뉴욕(1.7%)과 런던(1.2%)을 웃돌았다.

여기에 일본 기업이 보유 부동산 매각에 나선 점도 시장 활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일본 기업의 비핵심 자산 매각 규모는 3조 달러(약 4,000조원)로 추정된다. 기업 재편과 행동주의 펀드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 등이 매각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닛산자동차는 경영난 극복을 위해 본사 건물 매각을 추진 중이며, 주류업체 삿포로홀딩스 역시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를 매각해 주력 사업인 맥주 부문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신축 아파트·초고가 주택 중심으로 가격 급증

이 같은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일본 직장인의 투자 열기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구사하는 가장 대표적인 전략은 한 채의 주택을 담보로 부부가 각각 대출을 받는 방식으로 일본에서는 이를 '페어론'이라고 부른다. 동일한 담보로 한 명이 대출받을 때보다 훨씬 많은 자금을 빌릴 수 있어, 미래 부동산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이들은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페어론을 활용해 고가의 맨션이나 주택을 매입한다. 리크루트에 따르면 지난해 신축 멘션 매입자 가운데 패어론을 이용한 비율은 수도권 37%, 관서지방 25.2%로 2018년 조사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 번째 전략은 주택담보대출 상환기간을 초장기로 설정하는 것이다. 통상 주담대 상환기간은 35년으로 설정해하는데 최근에는 이 기간을 40~50년으로 늘리는 사례까지 증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 속에 젊은 시기에 매입해 두면 결국 자산 가치가 불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된 결과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계부채에 의존한 부동산 매입 열풍에 우려를 나타낸다. 출산·육아·질병·실업 등으로 소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위험을 감안하면, 실제 감당 가능한 빚과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한도 사이에는 큰 격차가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의 버블 조짐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도쿄 23구 신축 아파트(전용 70㎡)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상승한 1억1,632만 엔(약 10억9,400만원)을 기록했다. 럭셔리 주택 가격도 천정부지로 올라 2023년 준공된 아자부다이힐즈 레지던스 펜트하우스는 최근 200억 엔(약 1,880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과 함께 고액 투자자와 외국인 수요가 크게 유입된 결과로, 고소득자조차 도쿄 도심 아파트 매입이 어려워지면서 ‘레이와(令和) 버블’이란 신조어까지 나왔다. 

Picture

Member for

10 months 2 weeks
Real name
남윤정
Position
기자
Bio
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