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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국경 없는 서비스 무역 시대, 관세의 영향력이 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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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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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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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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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무역 확대로 거리 영향력 약화
관세 중심 정책으로는 디지털 교역 대응 한계
데이터와 신뢰 중심 제도 개편이 핵심 과제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4년 전 세계는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약 4조6,400억 달러(약 6,300조원) 규모의 서비스를 수출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법률 자문, 회계 검토 등 다양한 업무가 물리적 이동 없이 온라인으로 거래되면서 서비스 무역은 전 세계 무역 가치의 27.2%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제학의 중력모형(gravity model)에 따르면 보통 물리적 거리가 멀수록 국가 간 무역 규모는 감소한다. 그러나 서비스 무역에서는 이러한 ‘거리 효과’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 서비스 거래가 항만이나 물류를 거치지 않고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 제도와 통관 절차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 무역 구조는 점차 효력을 잃고 있으며,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새로운 교역 질서를 형성하고 있다.

국경 없는 서비스 시대에 맞는 무역정책

세계 무역의 중심이 상품에서 서비스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지만, 정책은 여전히 과거의 관세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 관세는 상품 이동을 조정하는 데에는 효과적이지만, 서비스 거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한 국가에서 제작된 영상 편집물이나 인공지능(AI) 모델 문서는 국경을 통과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관 절차도, 관세 부과도 불가능하다.

이처럼 서비스 무역의 규제는 물리적 제약보다 제도적 요인에서 발생한다. 스트리밍 기업이 직면하는 규제도 세금이 아니라 ‘국산 콘텐츠 비율’이나 ‘노출 규정’과 같은 문화정책이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서비스 무역을 네 가지 형태로 구분하며, 이 중 온라인을 통한 ‘국경 간 공급(Mode 1)’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 국가의 전문가가 해외 고객에게 기후 리스크 분석 보고서를 제공할 때 이동하는 것은 사람이나 물건이 아니라 데이터다.

서비스 무역에서의 마찰은 관세가 아니라 자격 인가, 데이터 이전 제한, 자격 인정과 같은 제도적 장벽에서 비롯된다. 국제상공회의소(ICC)는 “서비스 무역에 관세는 적절한 수단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각국이 데이터 보호, 상호인증, 표준 마련 등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상품 중심의 정책으로는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할 수 없으며, 이는 교육과 인력 양성 체계의 뒤처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프 (a) 2019년 상품 무역 흐름, 그래프 (b) 2019년 서비스 무역 흐름

데이터가 보여주는 서비스 무역의 변화

세계무역기구(WT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동 구축한 ‘국가 간 서비스 무역 데이터베이스(The new Bilateral Trade in Services, BiTS)’는 1985년 이후 245개국의 서비스 교역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서비스 무역의 거리 의존도는 크게 줄어들었다. 서비스 거래가 물리적 공간이 아닌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비스 교역의 중심은 디지털 분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정보통신(IT), 전문직 서비스, 영상·콘텐츠 산업 등 온라인 기반 거래가 급증하면서, 시장 접근을 결정하는 요인은 관세가 아니라 데이터 규제, 기술 표준, 자격 인정 문제가 되고 있다. 2024년 전 세계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거래된 서비스 규모는 전년보다 8.3% 증가했으며, 컴퓨터 관련 서비스가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했다.

OECD의 서비스 무역 제한성 지수(STRI)에 따르면 국적 제한이 있는 면허 제도, 외국인 투자 한도, 데이터 이전 제한 등 여전히 높은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그러나 금융·운송·통신 등 핵심 인프라 부문에서 규제를 완화하면 서비스 무역 비용을 최대 37%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차이는 서비스 무역의 성장 가능성을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국가 간 서비스 무역 데이터베이스 범위
주: 연도(X축), BiTS에 포함된 국가 및 지역 수(왼쪽 Y축), 전 세계 서비스 수출 중 BiTS로 포함되는 비율(오른쪽 Y축)/선진국(AEs), 신흥 및 개발도상국(EMDEs), 비국가 단위 지역(Other), 중간값 국가 범위(Median country), 전 세계 총합 범위(Global total)

달라지는 교육의 방향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1억5,000만~4억3,000만 명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일하고 있다. 전체 노동력의 약 12%에 해당하는 규모로,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온라인 일자리 수요는 40% 이상 증가했다. 데이터 라벨링, 디자인, 회계 등 다양한 업무가 국경을 넘어 수행되고 있으며, 가장 큰 제약은 비자가 아니라 결제 시스템이다. 이제 물리적 거리보다 시차와 디지털 신원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이 같은 변화는 교육제도에도 새로운 방향을 요구한다. 서비스가 온라인을 통해 거래되는 시대에는 ‘수출 가능한 기술’을 갖춘 인재 양성이 핵심이다. 교육과정은 단순한 IT 활용 능력을 넘어,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해외 고객과 협업할 수 있는 실무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

파이썬(Python), 피그마(Figma), 깃(Git), 퀵북스 온라인(QuickBooks Online) 등 디지털 도구 활용 능력과 함께 프로젝트 기획, 데이터 윤리, 계약 이해 등 실무 역량이 요구된다. 평가 방식도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시차를 고려한 원격 협업, 다국적 기준에 맞춘 결과물 제작, 자격 인증과 연계된 팀 프로젝트 등이 이에 해당한다. 노트북 한 대로 세계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교육과 제도가 이러한 환경에 맞게 변화할 때, 새로운 일자리와 성장 기회가 창출될 것이다.

새로운 무역 정책, 관세에서 신뢰로

무역정책의 초점은 이제 관세가 아니라 신뢰에 있다. 2025년 1월 기준, 전 세계 144개국이 데이터 보호법을 시행 중이며, 일부 국가는 데이터의 국내 저장 의무나 해외 전송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개인정보와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한 것이지만, 동시에 해외 서비스 기업의 시장 진입을 제약하는 요인이 된다.

OECD가 제시한 ‘신뢰 기반 데이터 이동(Data Free Flow with Trust)’ 원칙은 이를 조정할 기준을 제시한다. 핵심은 데이터를 자유롭게 이동시키면서도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수준을 보장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 역시 서비스 교역의 주요 걸림돌로 각국의 규제 차이를 꼽는다. 표준이 다르고, 데이터 보호 수준이나 시스템 호환성이 맞지 않아 교역이 제한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규제가 중복되는 영역은 통합하고, 불가피한 차이는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유럽연합(EU)은 스트리밍 콘텐츠에 자국산 비율과 노출 규정을 적용해 문화적 다양성을 지키면서도 시장 개방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 서비스 분야에서는 면허 제도의 온라인화, 원격 근무의 제도적 허용, 자격 인정 협정의 신속한 갱신이 필요하다. 금융·통신 분야는 OECD의 STRI에서 나타난 진입장벽을 낮추고, 규정을 기계 판독이 가능한 형태로 공개해 중소기업도 손쉽게 준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사이버보안, 인공지능(AI) 투명성, 감사 추적 기준을 공통 표준으로 마련하면 거래 비용을 줄이고 시장 참여를 확대할 수 있다. 향후 무역정책은 세금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신뢰를 구축하고 제도를 조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데이터와 기술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

세계 무역에서 서비스의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다. 무역의 흐름을 결정하는 것은 이제 항만이나 거리보다 데이터, 기술, 그리고 이를 관리하는 제도다. 상품은 관세와 통관으로 조정할 수 있지만, 서비스는 네트워크를 통해 움직인다.

앞으로 각국이 관리해야 할 것은 세관이 아니라 데이터의 이동과 보안, 그리고 디지털 기술의 신뢰성이다. 이러한 기반이 마련될 때 서비스 무역은 더 많은 국가와 개인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과 일자리가 세계 시장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 서비스 시대의 경쟁력은 관세가 아니라 신뢰와 제도적 안정성에서 나온다. 각국이 이 흐름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면, 국경이 닫히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경제 구조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Borderless Services Trade: Why Tariffs Miss the Target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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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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