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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눈 찌른 中 희토류 굴기” 유럽·미국, 자급 체계 구축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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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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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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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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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무기화에 균형 잃어가는 독점 지위
서방 반격 본격화, 공급망 다변화 속도
EU 무역위, G7 재무장관 회의 논의 예정
프랑스 서부 라로셸에 있는 솔베이 희토류 정제 공장의 내부/사진=솔베이

중국이 세계 희토류 시장 통제력을 막강하게 키우며 외교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파장이 역류하고 있다. 2년간 56%에 달하는 가격 인상과 수출 제한 확대는 되레 미국과 유럽의 공급망 전환을 촉진하는 기폭제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희토류 정제 기술의 진입장벽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에서 서방이 공급망을 다변화하면 중국의 독점력도 약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솔베이 “유럽 수요 30% 감당 가능”

14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프랑스 서부 항구 도시 라로셸에 있는 벨기에 화학 회사 솔베이의 희토류 공장은 지난 4월부터 영구 자석에 들어가는 네오디뮴(Nd)과 프라세오디뮴(Pr) 생산을 시작했다. 4월은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에 맞서 희토류 수출 통제에 들어간 시점이다.

세계 최대 희토류 정제 시설이었던 솔베이 라로셸 공장은 17종의 희토류를 모두 정제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솔베이는 16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화학 회사로 희토류 정제 기술 분야에서는 중국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도 중국 상하이에 연구소를 두고 최신 희토류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솔베이는 수백만 달러인 현재의 투자 규모를 1억1,000만 달러(약 1,560억원)까지 끌어올리면 2030년까지 유럽이 필요로 하는 희토류 정제 제품의 30%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외 지역에서 희토류 원광을 수입하고, 희토류가 들어간 영구자석 등을 수거해 재활용하면 중국의 횡포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희토류 기업 MP머티리얼즈도 요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제한을 발표한 지난 4월 말 주당 24달러 수준이었던 이 회사의 주가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방안을 발표한 직후인 이달 10일 장중 주가가 84.92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희토류 통제 강화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기대 속에 주가가 250%나 오른 것이다. MP머티리얼즈는 미국 내 유일한 희토류 광산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패스 광산을 소유하고 있고, 희토류 정제 공장도 운영한다.

미 국방부는 지난 7월 MP머티리얼즈가 미국 내 희토류 정제 시설을 대폭 확장할 수 있도록 4억 달러(약 5,700억원)의 자본을 투자해 15%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이와 함께 1억5,000만 달러(약 1,420억원)의 저리 융자도 제공했다. 애플도 자사의 스마트폰과 오디오 장비 등에 들어가는 희토류를 확보하기 위해 MP머티리얼즈와 5억 달러(약 7,100억원) 규모의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총 10억 달러 규모의 자금 대출을 약속했다.

중국, 2년간 희토류 가격 56% 인상

전문가들은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하겠다는 전략이 독점 지위를 활용한 가격 인상 속 역풍을 맞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대만 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중국북방희토그룹과 내몽고포두철강연합은 지난해 4분기 희토류 정광 거래 가격을 세전 톤당 2만6,205위안(약 524만7,000원)으로 올렸다. 이는 다섯 분기 연속 인상으로, 2023년 말과 비교하면 누적 상승률이 56%를 넘는다.

미중 갈등 상황에서 패권을 쥐기 위한 과도한 수출 통제도 자충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9일 제61·62호 공고를 통해 희토류 관련 수출 통제를 넓혔다. 원소·정광뿐 아니라 희토류를 담은 장비, 관련 기술, 조립품까지 허가 대상으로 묶었다. 일정 비율 이상의 중국산 희토류를 쓰거나 중국 기술을 활용해 해외에서 만든 제품에도 허가 신청을 요구하는 역외 적용 조항을 새로 뒀다. 통제를 원재료 단계에만 두지 않고 중간 가공과 최종 제품 단계까지 이어지도록 설계한 구조다. 새 규정은 적용 범위를 넓혔다. 14나노미터 공정, 고밀도 메모리, 인공지능(AI) 응용에 쓰는 반도체와 장비도 관리 틀에 넣었다.

통제 효과는 즉시 발현될 전망이다. 올해 4월에도 중국이 새로운 희토류 제한 조치를 발표하자 두 달도 안 돼 세계 자동차업계가 부품 부족 사태를 맞았고 일부 기업은 생산 라인을 멈춰 세워야 했다. 또한 이런 수출 통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다. 하지만 정작 중국 내 관련 기업들에는 취약한 내수 경제와 맞물려 큰 골칫거리다. 실제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의 11개 주요 상장 자석 생산업체의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은 18%에서 50%에 이르렀으나, 수출 통제 조치 이후 두 달간 자석 수출은 75%나 급감했다. 이에 중소 생산업체들은 4~5월에 생산량을 15%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EU, 中 희토류 통제 강화에 美·G7과 공동 대응 모색

무엇보다 공급을 옥죄어 시장을 압박하는 방식은 단기적으로 효과적이지만 시장은 곧 균형을 되찾기 마련이다. 중국이 높인 가격만큼, 서방이 대체 공급망을 구축할 이유를 얻었다는 의미다. 앞서도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사태 당시 중국이 희토류 통제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했지만 일본이 공급망을 다변화하면서 영향력이 약화된 전례가 있다. 당시 일본은 중국의 희토류 보복 이후 호주·베트남 희토류 광산 지분 확보, 폐기물 재활용, 대체품 개발 등을 통해 90%에 이르렀던 희토류 대중 의존도를 60%까지 낮췄고 올해 말에는 그 수치가 50%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도 정부 차원의 탈중국 자원 전략을 본격화한 상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희토류 광물 수출에 대한 중국의 통제 강화에 대한 대응을 위해 미국 및 기타 주요 7개국(G7) 파트너들과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로스 세프코비치 EU 무역위원은 "중국의 조치가 부당하다"며 "무역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덴마크에서 만난 EU 장관들이 이를 중요한 우려 사항으로 묘사했다"고 말했다. 세프코비치 위원은 또한 G7 파트너들과의 조정이 핵심 광물을 추출하거나 가공하기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공급을 다각화하는 형태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단행된 중국의 희토류 통제 조치 당시에도 많은 글로벌 업체들이 타격을 입었지만, 이후 유럽과 미국과의 거래로 공급 경색이 일부 완화된 바 있다. 이는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서방의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 속 공급 다각화는 장기적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현재 EU는 호주, 캐나다, 아프리카 등에서 희토류 광산 개발과 정제 시설 구축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희토류 정제는 환경오염 문제가 클 뿐 첨단 반도체 공정처럼 기술적으로 복잡하지 않고 매장량도 전 세계적으로 풍부하다”며 “서방이 공급망 재편을 통해 대응에 나서면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만 약화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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