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부동산 삼중 규제에 서울·지방 모두 우려 "주택 공급·부동산 활성화 방안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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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토허제 등 규제지역 지정에 공급 차질 우려 무주택 서민·실수요자 주택 구매 기회 위축 가능성 침체된 지방 부동산 시장 자금 유입 방안 고민해야

서울시가 시 전역을 삼중 규제지역으로 지정한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 중심 공급을 활성화하겠다는 기존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거래·금융·세제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규제로 수도권의 주택 거래가 사실상 원천 봉쇄된 상황에서 갈 곳을 잃은 자금이 지방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활성화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 "부동산 시장 안정 효과 확신"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시 전체를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삼중 규제한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전날 서울시는 짧은 입장문을 내고 "시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할 때 우려되는 부작용을 말했으나, 실무 차원의 일방적인 통보만 해놓고 정부가 발표를 강행했다"고 밝혔다. 무주택 서민의 불안 심리를 키우고,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 기회가 축소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정부에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은 기존 규제 지역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포함한 서울시 25개 구 전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허구역 등 삼중 규제로 묶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여기에 금융 규제도 더해졌다.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은 종전 6억원 한도가 유지됐지만,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으로 대출액이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상당히 강한 대책인 만큼 시장 안정에 분명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시장 반응을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건축의 경우 조합 설립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되고, 재건축 조합원당 주택 공급 수를 1주택으로 제한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를 두고 서울시는 당장 정비사업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 중심 정비사업 활성화를 강조하면서 오는 2031년까지 31만 호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정부의 규제지역 지정으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 양도세·취득세 부담 확대
세금 규제도 강화됐다. 서울 25개 자치구와 과천·분당 등 경기도 12개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문재인 정부 이후 완화됐던 일부 세제 규제가 사실상 부활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다주택자 관련 양도세와 취득세 부담이 훨씬 올라가기 때문이다. 특히 양도소득세 변화가 두드러진다.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팔면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양도세 기본세율은 6~45%지만,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를 가산한다. 오랫동안 보유한 집에 대해 양도세를 감면받을 수 있는 ‘장기보유특별공제(보유·거주기간별 최대 30%)’ 혜택도 적용받기 어려워졌다.
세금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다주택자 양도세가 중과될 경우 세금 부담이 2배 가까이 오른다. 예를 들어 강남 A아파트 보유자가 5년 전에 분당 시범현대 전용59㎡를 8억원에 매입해 올해 14억원에 팔게 될 경우, 조정대상지역이 아니면 양도세 1억8,893만원을 내야 하지만, 규제지역으로 지정돼 세금이 중과된다면 3억3,690만원까지 1억4,797만원(78.3%) 늘어난다. 양도차익이 많을 경우 세금 차이는 더 커진다. 강남 A아파트를 가진 사람이 6년 전에 목동6단지 전용47㎡를 10억원에 매입해 올해 20억원에 판다면 세금 차이는 3억4,442만원에서 6억3,605만원으로 2억9,163만원까지 벌어진다.
1가구가 주택 1채를 보유하다가 처분한 후 양도세를 내지 않기 위해 적용받는 ‘비과세 요건’도 ‘2년 보유’에서 ‘2년 거주’로 강화된다. 특히 이 거주 요건은 매수 시점에 확정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만일 조정대상지역 지정 당시 주택을 매수했다가 규제 해제 이후 집을 팔더라도 이 조건을 충족해야 비과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년 거주 의무는 10월 16일 매수분부터 적용받는다. 취득세도 2주택자의 경우 비규제지역에서는 최대 1~3%지만, 조정대상지역에서는 8%의 중과세율을 적용받는다. 3주택자는 비규제지역 8%, 규제지역 12%가 부과된다. 이 규정 역시 16일부터 적용된다.
다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내년 5월까지는 유예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년 5월까지 보유 물량을 정리하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5월까지 다주택자가 보유한 매물 일부가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보유세 강화 등과 관련해 정부는 ‘합리적인 과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향성만 공유했다. 정부는 중장기적인 보유세 인상을 위한 논의에 착수하기로 했는데 본격적인 인상 시기는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계적 세 부담 확대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악성 미분양 물량에 지방 부동산 위기
한편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부의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을 두고 볼멘소리가 나온다. 또다시 수도권 주택 가격 안정에만 초점을 두면서 지방 부동산 침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해결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방 부동산 시장은 최근 1년간 악성 미분양이 급증하고 청약 미달 사태가 이어지면서 시장 침체가 심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 대비 7.0% 증가한 6만6,613채로 집계됐다. 이 중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7,584채로 전월 대비 1.9% 늘어나 2개월 연속 증가했다.
그동안 정부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은 건 아니다. 지난 8월 정부는 지방 부동산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2028년까지 준공 전 미분양 아파트 1만 채 매입을 목표로 하는 안심환매 사업을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매입은 연 2,000채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다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 주택을 매입하면 1주택자에 준하는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세컨드홈 특례'도 운영 중이지만, 부동산 침체 상황에서는 효과가 별로 없고, 수도권 대출 규제가 은행권에 '대출 축소' 신호로 작용해 지방 부동산 대출까지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수도권과 지방 불균형은 개선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수도권 부동산 규제 강화는 단기적으로 지방 부동산에 심리적 타격을 주는데, 이 시점에 맞춰 지방 부동산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부작용은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에서도 보듯 단순히 매매를 제한하는 규제만으로는 가격을 통제할 수 없다. 수도권의 유동성 자금이 지방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기 위해서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제대로 된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