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런 연준 이사 “미중 불확실성 부활, 금리인하 더 시급”, 파월 의장도 ‘양적긴축 종료’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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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갈등 심화에 따른 금리 인하 압력 확대 IMF, '무역 불확실성' 하방 요인으로 지목 파월 의장, 양적긴축 종료 시사로 완화 전환 가시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근인 스티븐 마이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미중 무역 갈등 심화를 이유로 기준금리 급속 인하를 주장했다. 연준 내부의 긴축 피로감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양적긴축(QT) 종료 가능성을 언급하며 유동성 관리 기조의 변화를 시사했다. 미·중 무역 분쟁이 교역 둔화와 비용 압력, 공급망 재편으로 이어지며 미국 경기의 하방 압력을 심화시키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도 점차 대응적 성격을 띠는 양상이다.
마이런 "긴축상태서 충격 닥치면 여파 더 커"
16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런 이사는 전날 워싱턴DC에서 열린 CNBC '미국 투자포럼(Invest in America Forum)' 연설에서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교착이 경제 전망에 새로운 위협을 초래하면서 금리 인하 필요성을 더 시급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그간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성장 전망의 일부 측면에 비교적 낙관적이었지만, 중국이 이미 체결된 합의를 파기하면서 그 불확실성이 다시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책 입안자의 입장에서 새로운 '꼬리 위험(tail risk)'이 생겨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꼬리 위험이란 '확률이 매우 낮으나 발생 시 충격이 큰 위험'을 뜻하는 용어다. 그러면서 "현재 통화정책은 상당히 긴축적인데, 이 상황에서 충격이 닥치면 경제는 완화적일 때보다 훨씬 더 강하게 반응한다"며 "가능한 한 빨리 중립적인 입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마이런 이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공개된 점도표 상에서 1.25%포인트를 연내 인하한 2.75~3.0% 구간을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보다 더 급격한 인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마이런 이사의 주장은 시장 예측과도 일치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이달 FOMC에서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하할 확률은 97.8%에 달했다. 12월 인하 확률도 83.2%를 반영하고 있다.
파월 의장, 3년 만의 통화정책 전환 예고
파월 의장 역시 연준의 보유 자산을 줄이는 양적긴축이 향후 수개월 내에 종료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양적긴축은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을 팔거나 만기 후 다시 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조치다. 연준이 채권을 사들여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QE)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앞서 파월 의장은 14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학회(NABE) 연설에서 “은행 시스템 내 준비금이 충분한(ample) 수준에 도달한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를 중단할 계획”이라며 “그 시점이 앞으로 몇 달 내에 올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 때 돈 풀기로 급증한 연준의 자산을 줄이기 위해 2022년 6월 양적긴축을 시작했다. 만기가 돌아온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한때 9조 달러(약 1경2,700조원)였던 자산을 6조6,000억 달러(약 9,366조7,000억원) 수준까지 줄였다.
파월 의장은 “최근 유동성 여건이 점차 긴축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준비금을 더 줄이는 것은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팬데믹 이전 4조 달러(약 5,680조원) 수준으로 되돌아갈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의 향방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연 4~4.25%로 조정했다. 오는 28~29일 열리는 FOMC에서 추가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트럼프발 관세 충격, 세계 경제 '저성장 덫'
이번 마이런 이사의 발언대로 미·중 무역 갈등의 전개 양상은 미국 경기의 방향성을 규정하는 결정적 외생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관세 충돌이 심화할수록 교역 둔화와 공급망 단절, 기업의 비용 구조 악화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미국 내 총수요는 제약되고, 실질 성장률은 하방 압력에 놓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 국내 경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중 무역 갈등이 세계 교역질서를 재편하면, 그 충격은 신흥국의 수출 축소와 투자 위축을 거쳐 글로벌 경기의 동반 둔화로 이어진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세계 경제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변수다. 트럼프발 관세 충격이 본격화하고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 시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는 물론, 각국의 저성장도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세계 경제의 리스크가 여전히 하방 요인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진단하면서 주요 하방 요인으로 '무역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세계 경제가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저성장 덫에 빠지고 있다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