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 10년래 최저, 中 업체 분전 속 왕좌 위태
입력
수정
비보, 중국 스마트폰 1위 탈환 인도서 삼성·샤오미 눌러 선두 삼성, 사업 모델 재편 분기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이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여전히 출하량 기준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 제조사들의 질적 추격과 물량 공세로 인한 우위의 착시가 짙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미 폴더블 시장의 주도권을 중국에 내준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까지 맞물리면서 시장의 무게중심도 중국 주도 구조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샤오미·오포·비보 등 신흥국 시장 장악
19일(현지시간) 인도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6,050만 대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 수준에 머물렀다.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에 그친 가운데 삼성의 출하량은 늘었지만 점유율은 정체됐다.
반면 중국 브랜드의 글로벌 출하 비중은 56%에 달했다.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주요 제조사들은 공격적인 가격 전략과 빠른 제품 출시 주기를 앞세워 인도·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시장을 빠르게 장악한 결과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출하량 기준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역별 주도권은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비보는 가장 최근 조사인 2분기 출하량 기준으로 인도에서 점유율 21%를 차지해 선두를 달렸다. 1년 전만 해도 선두인 샤오미를 제외하고 삼성전자와 동률을 기록했지만 이들 기업을 모두 제친 것이다. 비보는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현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유통 채널을 폭넓게 채택하는 전략을 취해 출하량을 끌어올렸다.
동남아시아(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에선 점유율 3~5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필리핀에선 삼성전자를, 태국에선 애플을 따돌렸다. 중국에선 올 3분기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출하량 1,050만 대를 기록한 화웨이를 2위로 끌어내리기 위해 1,180만 대를 출하하면서 선두를 탈환한 것이다.

삼성 폴더블폰, 中에 밀려 3위로 추락
삼성의 자랑인 폴더블폰 주도권도 중국이 가져간 모양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45%로 화웨이가 1위, 모토로라가 28%로 2위를 기록하는 등 중국 제조사들이 1, 2위를 차지했다.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을 출시한 삼성전자는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에 밀려 21%에서 9%로 점유율이 확 쪼그라들면서 3위로 밀려났다.
1위에 오른 화웨이는 ‘포켓2’, ‘노바 플립’ 등의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특히 삼성보다 앞서 세계 최초로 화면을 두 번 접는 트리폴드폰 ‘메이트XT’까지 내놓고 기술력도 고도화하고 있다. 모토로라 역시 폴더블폰 ‘레이저60 시리즈’ 등을 앞세워 북미 시장에서 돌풍에 가까운 흥행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2분기 점유율 14%에서 1년 새 2배 이상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화웨이, 모토로라 등 제조사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선전하는 동안, 중국 내 폴더블폰 시장 역시 급성장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폴더블폰 중국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34% 성장하며 전체 폴더블폰 시장의 57%를 차지했다. 중국이 폴더블폰의 메인 무대로 급부상한 셈이다.
이는 중국에서 유독 고전하고 있는 삼성에 있어 녹록지 않은 경쟁 환경이다. 삼성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지만 중국 내에선 0%대로 사실상 영향력이 거의 없다. 폴더블폰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중국과 북미의 영향력 확대가 필수적이나,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는 더 거세져 쉽지 않은 싸움이 됐다.
中, 관세폭탄 피해 동남아·印 공략 '나 홀로 성장'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더욱 고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스마트폰 관세 정책으로 삼성전자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이 이를 기회 삼아 영향력을 키우고 있어서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이구환신(낡은 제품 새것으로 교체)’ 정책에 따른 보조금으로 내수 시장을 통해 덩치를 키운 뒤 물량 공세로 신흥국을 중심으로 해외 점유율도 높여가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주요 타깃은 동남아시아와 인도·아프리카 등으로, 북미와 유럽을 주요 시장으로 삼고 있는 삼성과 달리 관세 폭탄의 영향권에서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글로벌 점유율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화웨이는 지난해 중국 내수용으로만 팔았던 메이트XT의 글로벌 출시 행사를 올해 3월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했다. 중저가부터 고가까지 스마트폰 전 라인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 내수 시장과 출시 시간 차이도 줄이고 있다. 비보 역시 해외 시장 개척 속도를 높이고 있다. 후바이산 비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이미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해외 비중을) 60%, 2027년에는 7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삼성전자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의 미국 내 생산과 수입 비중을 1대 1로 의무화해 수입 비중이 이를 초과하면 100% 관세를 부과하고, 전자제품 내 반도체 비중에 따라 15~2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까지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반도체는 물론 스마트폰의 수출 불확실성도 덩달아 키우고 있다. 스마트폰에는 컴퓨터의 두뇌에 해당하는 시스템온칩(SOC)을 비롯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와 와이파이, 무선 주파수(RF) 등 통신칩 등 수십 개의 반도체가 탑재된다. 한 업계 전문가는 “관세는 기업들의 설비투자 및 운영 비용 증가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이로 인한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하루빨리 차세대 폼팩터나 웨어러블·확장현실(XR) 기반 기기 영역으로 확장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