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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진이 ‘수출 반등’ 덮었다, 日 대미 무역 흑자 5개월째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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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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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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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중심 수출 구조, 관세 충격 직격탄
산업계는 수출 전략 전환 본격화
미·일 관세협상 ‘불공정 합의’ 논란 

일본의 9월 수출이 반등세를 보인 가운데 미국 시장은 여전히 침체 국면에 머무르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선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일본 주력 품목의 수출이 줄어들면서 전체 회복세가 통계상 착시로 보인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와 함께 전문가 사이에선 이번 결과가 관세 부담과 경기 둔화가 겹친 일본의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다는 지적 또한 제기된다.

무역수지 적자 장기화 조짐

23일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9월 일본의 전 세계 수출은 9조4,137억 엔(약 617억4,000만 달러·88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대미 수출액은 1조6,049억 엔(약 105억3,000만 달러·15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3% 감소하며 6개월째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의 주력 품목인 자동차 수출액이 같은 기간 24.2% 줄어든 것이 결정적이었다. 일본의 전체 수출액이 플러스로 전환됐음에도 불구하고, 대미 시장만큼은 여전히 경기 냉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번 결과는 표면상 ‘수출 반등’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통계 착시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일본의 무역 구조에서 미국 의존도가 여전히 20% 이상으로 높은 데다, 자동차·기계 등 고부가 제조품의 비중이 절대적인 탓이다. 대미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 일본 무역수지의 구조적 적자는 해소되기 어렵다는 게 무역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실제 일본의 9월 무역수지는 2,346억 엔(약 15억4,000만 달러· 2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대미 무역 흑자 또한 전년 대비 37.7% 급감한 5,233억 엔(약 34억3,000만 달러·4조9,000억원)으로 5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미국과의 관세 협정을 통해 당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했던 25%의 자동차 관세를 15% 수준으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완화 효과는 통계로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 재무성은 관세 인하 직전 수입업체들의 선(先)주문이 몰리면서 이후 수출이 급감한 ‘반동 효과’가 있었을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완성차업계는 관세 부담을 흡수하기 위해 판매 단가를 낮춘 결과로 풀이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9월 기준 일본 자동차의 대미 수출 단가는 평균 355만 엔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9% 낮아졌다. 

한편, 일본의 중국향 수출은 5.8%, 동남아 수출은 9.2%, 유럽연합(EU) 수출은 5% 증가하며 지역별 수출 편차가 뚜렷해졌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중국의 경기 부양책과 반도체 장비 수요 회복이 대중 수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전체 수출 증가세는 일부 아시아 시장의 회복 덕분이며, 미국 시장은 여전히 관세와 내수 둔화의 이중 압력에 갇혀 있다”며 “수출 회복세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내놨다. 일본의 9월 수출 증가율은 지역별 편차를 가린 평균치에 불과하며, 실질적으로는 ‘미국 침체·아시아 견인’의 불균형 구조가 고착하고 있단 지적이다. 

미국 시장 이탈 가속화로 현지 경쟁 감소

이런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일본 완성차업계는 북미 의존도를 낮추고 중남미·동남아·유럽으로 판로를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관세가 15%로 확정됐다고는 하지만, 고율 체제가 고착되면서 운송비·딜러 인센티브·재고 비용까지 합쳐진 총원가가 여전히 높고, 현지 조립 규제와 인증 대응 비용까지 더해지며 마진이 빠르게 축소됐기 때문이다. 업계의 판단은 관세 환경이 바뀌지 않는 한 ‘포트폴리오 재편이 해법’이라는 쪽으로 기우는 형국이다. 

개별 기업의 움직임은 구체적이다. 미쓰비시자동차는 브라질 유통망을 거점으로 아르헨티나 등 인접국 수출을 본격화해 남미 비중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또 마쓰다는 미국향 소형차 물량을 줄여 캐나다·콜롬비아 등으로 우회 배분 중이며, 도요타는 유럽 현지 생산을 강화해 2028년 체코에서 SUV 전기차를 연간 10만 대 규모로 양산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이런 흐름은 미국향 직수출을 줄이고 여타 지역 증산·우회라는 공급망 재배치의 신호로 읽힌다.

가격과 수요 측면의 파급효과도 예상된다. 닛케이가 인용한 업계 분석에 의하면 내년 상반기 미국 내 일본차 평균 판매가격은 최대 15% 상승할 전망이다. 고율 관세 부담의 일부를 판매단가로 전가하고, 물량 축소로 경쟁 강도가 완화되면 가격의 하방 경직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곧 미국 시장의 ‘가격 상승·물량 축소’와 타 지역의 ‘공급 확대·현지화 가속’이 동시에 전개되는 이중 트랙이 형성됨을 의미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일본 완성차업계의 탈(脫)미국 전략은 단발성 출고 조정을 넘어 모델·지역·공장까지 재설계하는 중기 로드맵으로 받아들여진다. 관세를 가격으로 흡수해 단기 점유율을 지키기엔 비용 구조의 악화가 너무 크고, 현지 조달 규정 강화와 인증·리콜 리스크까지 고려하면 현지 생산 확대 또는 여타 지역으로의 판매 재배치가 합리적 선택이라는 게 업계 전반의 평가다. 결과적으로 미국 소비자는 경쟁 약화에 따른 차량 가격 상방 압력을, 일본 기업은 지역 분산을 통해 손익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를 맞바꾼 셈이다.

실질적 ‘고관세 유지’ 분석 우세

전문가들은 일본과 미국이 맺은 관세 협상이 양국 무역 환경에 별다른 개선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트럼프 행정부와 일본 정부가 지난 7월 체결한 협정에 따라 자동차·기계류 관세가 기존 25%에서 15%로 10%p나 낮춰졌음에도 일본의 대미 수출 감소세가 되레 가팔라졌기 때문이다. 무역업계에선 일본이 겉으로는 ‘성공적 합의’를 자평하면서도 실질적인 효과는 전혀 거두지 못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최근에는 일본 내 정치권의 폭로가 이 같은 회의론에 불을 지폈다. 아카자와 류세이 경제재생상은 AFP통신 인터뷰에서 “일본이 미국에 약속한 5,500억 달러(약 790조원) 투자의 1~2%만이 현금이며, 나머지는 대출·보증 형태”라고 밝히면서 논란에 불을 지켰다. 이는 미국 상무부가 “일본이 제조업 부흥에 막대한 투자를 약속했다”고 발표한 것과 달리 실제 계약 구조는 미국이 자금을 운용하고 일본은 자문 역할에 그치는 불균형 계약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여기에 미국이 필요할 때마다 일본 측에 자금 납입을 요구할 수 있는, 이른바 ‘캐피털 콜’ 조항까지 포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일본 내부에서는 “명목상 15% 관세 인하와 실질적 투자 강제 사이의 불평등 거래”라는 비판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이를 두고 닛케이는 “관세 완화와 맞바꾼 실질적 미국 투자 압박”이라고 표현했다. 일본이 표면적으로 관세를 낮추기위해 미국 내 공급망 투자와 금융 보증을 약속하는 대가를 치른 것과 같다는 지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 통상 마찰이 아닌 정치·경제적 종속 구조의 재확인으로 본다. 명목상 관세 인하가 실질적으로는 미국 내 투자 의무와 맞바꿔진 만큼 일본 산업이 자율적 수출 전략을 세우기 어려워졌다는 진단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일본 담당 이코노미스트 스테판 앵그릭은 “이번 합의는 일본이 미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일정 부분 경제적 주권을 양도한 사례”라고 짚으며 “단기적 관세 완화보다 장기적 투자 의무가 산업 전반의 부담으로 남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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