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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5년' 붕괴된 원전 생태계, 인재 공동화 속에 기업 회복도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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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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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전공자 줄고, 전문인력도 감소세
재정 투입 늘었는데도 기업 매출은 줄어
재생에너지 전환에 산림 훼손 등도 논란

최근 전력 확보 차원에서 원자력 발전이 재평가되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 5년간 이어진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 원전 인력의 공동화와 산업 생태계 위축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 관련 전공생 감소와 전문 인력 유출에 더해 기업 매출 감소, 부실 태양광 사업까지 맞물림에 따라 원전 생태계 회복에는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국에 비해 국내 원전 인력 보수 낮아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원자력공학 전공 재학생은 2017년 2,777명에서 지난해 2,156명으로 22.4% 감소했다. 전국의 원자력공학과도 2016년 18개교에서 올해 15개교로 줄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 속 원전이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대학 수험생들이 원자력 관련 학과에 지원을 기피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일례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재학생 수는 2017년 151명에서 꾸준히 줄어 2021년 127명까지 감소했다.

국내 종사자의 임금 수준이 주요 경쟁국에 못 미치면서 원전 인력 이탈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1억8,668만원), 캐나다(1억4,734만원), 프랑스(1억6,869만원), 일본(1억6,899만원) 등 주요 원전 운영국은 이 분야 종사자에게 일반 산업 대비 평균 25% 이상 높은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반면 국내 종사자의 연평균 보수는 8,547만원으로 집계됐다. 일반 산업과의 격차는 5% 미만에 불과해 국제적인 기준과 큰 차이를 보인다.

1.7조원 투입된 태양광 사업은 부실 운영

문 정부 5년간의 탈원전 정책은 단순한 인력 감소를 넘어 국내 원전 생태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탈원전 정책으로 발생한 비용은 22조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기업의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원자력 산업 총매출은 2016년 27조4,513억원에서 2020년 22조2,436억원으로 19% 감소했다. 특히 민간 기업이 속한 원자력 공급 산업체 매출은 같은 기간 5조5,034억원에서 4조573억원으로 26% 급감했다.

신재생 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발생한 자연 훼손도 논란을 낳았다. 문 정부는 태양광 발전을 확대하면서 2017부터 3년간 여의도 면적의 17.6배에 달하는 산지를 전용했다. 태양광 설치 목적 산지전용 신규 허가 면적은 2015년 522ha(헥타르), 2016년 529ha에서 문 정부 첫해인 2017년 1,425ha로 세 배 증가했고, 2018년에는 2,443ha로 정점을 찍었다. 이 기간 벌채된 나무는 총 259만8,000 그루로, 이들이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는 연간 1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탈원전 정책 여파는 도심 태양광 사업에서도 드러났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 도심 태양광 보급 사업에는 2017년부터 총 1조7,000억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 결과, 참여 업체 68곳이 협동조합이나 주식회사 형태로 보조금을 수령하고, 일부는 사업 완료 후 곧바로 문을 닫는 등 특혜와 부실 사례가 확인됐다. 서울시 미니태양광 설치 사업의 51.6%(2만9,789개)가 특정 업체에 집중됐고, 지급된 보조금 248억6,100만원 중 절반가량이 소수 업체에 돌아갔다.

원전 생태계 회복에 상당한 시간 걸릴 듯

전문가들은 원전 생태계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탈원전 정책이 5년간 지속되면서 이미 위축된 원전 산업은 새 정부가 정책을 변경하더라도 단기간에 회복되기 힘든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어서다. 원전 하나를 새로 건설하는 데 최소 10년이 소요되고, 기존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는 작업도 2년 이상 걸린다. 이 과정에서 생태계 복원 비용이 증가하고, 정책 신뢰가 떨어지면서 기업들이 신규 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일본의 상황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1990년대부터 크고 작은 원전 사고가 이어진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 정책을 전개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일본 정부는 에너지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 재건을 승인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도호쿠 지역 오나가와 원전이 13년 7개월 만에 재가동됐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40년까지 원전 비중을 20% 이상 확대한다는 목표 아래 단계적으로 원전 운영을 재개할 계획이다.

문제는 20년간 이어진 원전 인재의 공동화다. 일본 내 원전 관련 전공자 수는 30년 동안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원자력을 간판으로 내세운 학과는 한때 20개에 달했지만, 2003년 5개로 감소했다. 2022년에는 전통의 도카이 대학 원자력공학과가 학생 모집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력 확보와 탈탄소 관점에서 원전이 재평가되는 상황에서, 현재와 같은 인재 부족 상태가 지속되면 일본의 원전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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