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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차기 연준 의장 인선 착수, 親트럼프 후보군에 정치적 개입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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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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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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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차기 연준 의장에 케빈 해싯 NEC 의장 유력
'탈중앙화 금융' 옹호한 월러 연준 이사도 물망
트럼프 대통령 장악 시도에 '독립성 훼손' 우려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되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후임 후보군이 공개됐다. 세계 금융시장을 좌우하는 미국 중앙은행의 수장을 새로 임명하는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 인선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임기 내내 금리 정책을 두고 파월 의장과 공개적으로 충돌해 왔던 만큼, 자신과 정책 방향을 같이할 ‘친트럼프’ 인사를 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무게를 얻고 있다.

베선트 "연내 차기 연준 의장 결정할 것"

28일(현지시각) 미국의 디지털 뉴스 플랫폼 악시오스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차기 연준 의장 최종 5명을 확정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안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가장 중요한 인사 중 하나로 파월 현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 끝난다. 베선트 장관은 내달 2차 면접을 진행한 뒤, 추수감사절 직후인 11월 말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종 후보 명단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재무장관이 공개한 5명의 최종 후보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릭 리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 미셸 보먼 연준 은행감독 부의장이다. 해싯 위원장은 최종 후보 중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1·2기 모두 백악관에서 주요 요직을 맡았으며, 그 사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운영하는 사모펀드(PEF)에서 일했다. 

해싯 위원장과 함께 유력 후보로 꼽히는 윌러 이사와 케빈 전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첫 번째 임기 당시 지명한 인사로 현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와 일맥상통하는 성향으로 평가된다. 특히 윌러 이사는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부총재를 지낸 인물로, 연준 이사로 임명된 뒤에도 탈중앙화 금융 산업을 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 폴리마켓 예측 시장 분석을 보면 해싯 위원장이 36%로 가장 높은 확률을 기록했으며, 이어 월러 이사가 23%, 워시 전 이사가 16%를 보였다.

트럼프, 금리 인하 두고 연준 압박 이어와

차기 연준 의장 임명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미 금융권에서는 연준의 독립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해임하고 파월 의장을 후임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2018년 연준이 금리를 네 차례에 걸쳐 인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의 해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집권 2기에서도 금리 정책을 둘러싼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서 파월 의장을 '고집 센 얼간이'라고 부르며 금리 인하를 거듭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향해 정책금리를 더 빨리, 더 크게 내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미국의 정부부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차입 비용을 줄이고 경기 부양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한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의 정부부채가 빠르게 불어나면서 이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금융 억압 조치를 단행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최근 의회를 통과한 ‘OBBBA(One Big Beautiful Bill Act)’는 대규모 재정지출을 통해 경기를 떠받치려는 성격을 지니고 있어, 정부부채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러한 접근이 단순한 경기 대응 차원을 넘어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CNBC가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82%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연준의 독립성을 제한하거나 없애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경제 안정을 위해 정치적 압력에서 벗어나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린다면 물가 상승, 실업률 증가, 달러 약세 등 미국 경제 전반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경제 책사 스티브 미란 이사 지명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연준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가 임명한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가 사임하면서 공석이 된 자리에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연준 이사로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꼽히는 미란 이사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당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보좌하며 경제 정책 자문을 맡았다. 미란 이사의 임기는 전임 쿠클러 이사의 잔여 임기인 내년 1월 31일까지다.

AP통신은 미란 이사의 과거 발언을 지적하며 연준의 정치화 우려를 키울 수 있다고 꼬집었다. 미란 이사는 지난해 맨해튼연구소와 공동 집필한 논문에서 연준에 대한 대통령의 통제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정치권에서도 그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직을 무급 휴직 형태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점을 들어 연준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는 이사 인준 절차를 앞두고 "미란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변인에 불과하다"며 직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이사들이 연준의 결정과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내부적 혼란도 커지고 있다. 연준의 정책금리는 통상 만장일치로 결정되지만, 지난달 월러 이사와 보먼 부의장이 ‘금리 인하’에 투표했다. 이들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 임명된 인사로, 이사 2명이 이견을 낸 건 199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리사 쿡 이사를 주택대출 사기 의혹으로 강제 해임하려 하면서 논란은 더 확산되고 있다. 쿡 이사는 연준 역사상 첫 흑인 여성 이사로 임명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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