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여파 가시화” 美 기업들, 해고 ‘본격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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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에 수익급감·불확실성 충격 아마존 1만4,000명 이어 UPS도 4만 명 감원 월마트·스타벅스 등도 해고 잇따라

미국 주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감원에 나서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효율화가 이유로 제시되지만, 그 이면에는 중국발 물류 수요 위축과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형세다. 미국 내 유통, 제조, 서비스업계 전반에서 수요 감소, 비용 압박, 구조조정의 악순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마존·UPS·타깃 등 대규모 감원 도미노
28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세계 최대 이커머스 아마존의 베스 갈레티 인력 경험 및 기술 담당 수석부사장은 조직 슬림화를 위해 직원 1만4,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은 월마트에 이어 미국 내 두 번째로 많은 직원을 고용한 회사로, 전 세계적으로는 154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앞서 앤디 제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수년간 감원이 이어질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같은 날 물류업체 UPS도 실적을 발표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올해 들어 운영 인력 3만4,000명과 관리 인력 1만 명을 각각 감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UPS가 약 2만 개의 운영직 일자리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것보다 더 큰 조정이다. UPS는 지난해 1월에는 1만2,000개의 관리직 일자리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캐럴 토메 UPS는 CEO는 "우리는 비용 절감 기회를 끊임없이 찾고 있다"며 "역사상 가장 '효율적인' 성수기를 운영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형 소매 업체인 타깃은 지난 23일 관리직을 포함한 본사 직원 2만2,000명 가운데 8%인 1,800명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10년 만의 최대 규모 해고로 대상의 80%는 미국에서 일하는 직원들이다. 또 다른 대규모 유통 체인 월마트는 앞서 올해 5월 1,500명을 해고했다. 이커머스 물류 관리자와 글로벌 기술 운영팀, 광고 사업 등의 부문을 정리하는 대신 오프라인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 수를 늘리는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표면적 이유는 'AI 확대'
감원을 단행 중인 기업들의 표면적 이유는 AI를 통한 업무 자동화다. 제시 아마존 CEO는 지난 6월 내부 공지를 통해 “생성 AI와 AI 에이전트를 더 많이 도입하면서 업무 방식이 바뀔 것”이라며 “향후 몇 년간 이로 인해 전체 기업 인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eMarker)의 스카이 카나베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치는 아마존이 상당한 규모 인력 감축이 가능할 정도로 AI 생산성 도구 활용도를 높였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선 AI의 사람 일자리 대체가 전방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MS와 메타, 구글 등은 올 들어 수천 명에서 수만 명 수준 대규모 인력 감축을 진행 중이다. MS는 지난 5월 제품·엔지니어링 부서를 중심으로 6,000명을 해고한 데 이어 7월엔 전체 직원의 약 4%에 해당하는 9,000명을 추가 감원했다. 당시 MS는 “관리자 계층을 줄이고, 신기술을 통해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핵심은 트럼프 '고율 관세'
하지만 전문가들은 업계에 불어닥친 해고 한파의 핵심 배경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가 자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강화된 대중 관세 조치는 제조업과 유통업 전반에 공급망 비용을 상승시키고 있으며, 기업들이 선제적 비용 축소에 나서도록 유도하고 있다. 관세 부담이 높아질수록 기업은 수입선을 줄이거나 자동화로 전환하는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고용 감소로 직결된다는 의미다.
실제 생활용품 기업 P&G는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세 인상으로 인한 비용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2년간 전 세계 인력의 약 6%인 7,000명을 감원한다는 계획이다. 관세 압박으로 인해 이미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으며 최소 2026 회계연도까지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 기업 네슬레 역시 관세로 인해 커피·코코아 가격이 급등하자, 감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네슬라는 향후 2년간 전 세계에서 1만6,000명을 감원한다는 계획이다. 네슬레는 올여름 한차례의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도 관세 여파에 결국 감원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브라이언 니콜 스타벅스 CEO는 기업 지원 인력을 1,100명 줄일 계획이라고 지난 2월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 영향으로 인해 중국에서 수입되는 물량이 대폭 감소한 데다 원자잿값이 치솟으면서 기업들이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