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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은행 중심 발행 강조, 핀테크·IT업계는 혁신 제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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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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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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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놓고 갑론을박
한은 “비은행 주도는 통제 어렵고 리스크 커"
비은행권 "은행 독점, 비논리적 근거 부족"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법제화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스테이블코인이 중앙은행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 있어 이용자 보호 장치가 부재한 만큼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은행권이 발행을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혁신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둔 접근이지만, 업계에서는 은행 독점은 혁신을 저해한다며 비은행 참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은의 신중론, 스테이블코인 위험성 경고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은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잠재적 위험성을 지적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지난 27일 발간한 141쪽 분량의 '디지털 시대의 화폐, 혁신과 신뢰의 조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이슈와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한국 경제의 새 가능성을 여는 열쇠일 수 있지만, 동시에 또 다른 불안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며 "혁신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신뢰가 중요한 만큼 제도적 안전판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반 통화는 중앙은행인 한은이 지급준비제도, 공개시장 운영, 은행 앞 유동성 대출제도 등을 통해 통화량을 조절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이 같은 통제 수단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1코인=1원'이라는 약속은 발행사와 이용자 간 사적 계약에 불과해 국가나 중앙은행이 이를 법·제도적으로 보증하지 않는다"며 "발행사가 상환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스테이블코인 보유자는 예금자보호법에 따른 보호도 받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한은은 은행 중심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모델을 거듭 제안했다. 한은은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가 되거나, 은행권 중심의 컨소시엄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면 불안 요소의 상당 부분이 현행 규제 체계에서 관리될 것”이라며 “IT 기업 등 비은행권도 컨소시엄에 참여해 혁신과 성장을 끌어낼 수 있다”고 역설했다. 한은은 2020년대 초반부터 디지털 화폐와 스테이블코인 운용이 은행권 중심으로 이뤄져야 안정성과 규제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국내 은행, 비은행권과 컨소시엄 실험 나서

현재 국내에서는 비은행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방안을 두고 △일정 요건을 충족한 비은행에만 허용 △소수의 비은행에 내로우뱅킹(대출을 뺀 은행업무)'업 인가 △비은행이 은행권 중심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식 등 세 가지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은이 세 번째 안을 가장 바람직하게 보고 있는 만큼 해당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경우 컨소시엄 내에서 은행은 대주주로서 스테이블코인 발행·블록체인 설계·규제 준수 등의 역할을 하고, 비은행은 비즈니스 측면의 기술 혁신·상품 개발·유통을 담당한다.

이러한 흐름 속 은행권과 비은행권이 손잡고 스테이블코인 실험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케이뱅크 등 국내 주요 은행은 ‘팍스 프로젝트’ 1단계 기술 검증을 마쳤다. 이 프로젝트는 일본 메가뱅크와 협력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블록체인 기반 송금·환전을 시험하는 실증사업으로 핀테크·블록체인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컨소시엄 형식으로 진행됐다. 현재 국내 13개 은행이 참여하는 오픈블록체인·DID협회(OBDIA)와 블록체인 기술 기업이 함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관련해 수준 높은 개념 검증(PoC)을 이어가고 있다.

비은행권에서는 교보생명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교보생명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이 개발한 블록체인 '아크(Arc)' 테스트넷의 파트너사로 참여 중이다. 아크는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결제·환전·자본시장 거래를 지원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로, 한국·호주·브라질·일본·멕시코·필리핀·캐나다 등 주요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실험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골드만삭스·블랙록·HSBC·스탠다드차타드 등 글로벌 금융사가 참여하며, 국내 기업으로는 교보생명과 함께 비댁스가 파트너사로 참여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KRW1’을 실험 발행했다.

글로벌 시장도 발행 주체 놓고 대응 엇갈려

그러나 시장에서는 한은이 주장하는 은행권 중심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상이 논리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상민 카이아DLT재단 의장은 "중앙은행의 우려는 이해하지만, 기준을 충족하는 은행·비은행 기관 모두가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발행 주체와 관계없이 명확한 규칙을 마련해 통화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혁신을 촉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이 발행자의 신뢰성 기준과 리스크 완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면, 시장 참여자에게 훨씬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병윤 DSRV 미래금융연구소장 역시 “은행이 모든 주도권을 잡으면 혁신이 어렵다"며 "유로가 달러에 비해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한 원인 중 하나도 은행 중심으로 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주도하는 테더(USDT)와 서클(USDC) 모두 비은행 중심이다.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현금, 단기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100% 담보를 확보하도록 의무화한 가운데 핀테크 기업의 발행을 허용하고 있다. 반면, 유럽은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을 결성했다.

아시아권의 대응도 엇갈린다. 중국 인민은행과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최근 알리바바 계열사 앤트그룹과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에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을 일시 중단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은 홍콩 통화당국(HKMA)이 추진 중인 스테이블코인 시범 프로그램 참여와 토큰화 채권 발행 계획을 모두 중단했다. 반면 일본은 암호화폐 시장에 우호적인 정책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 금융청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를 은행이 투자 목적으로 보유할 수 있도록 제도 개정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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