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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달러' 흐름에 위상 흔들리는 달러, 트럼프의 해법은 달러라이제이션과 스테이블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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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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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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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중앙은행, 달러 대신 유로·금 비중 확대
미 국채도 불확실성에 안전자산 위상 흔들려
신흥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대체 흐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주도의 탈달러화 흐름에 대응해 신흥국들이 자국 화폐 대신 달러를 쓰도록 유도하는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 정책을 검토 중이다.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가 흔들리고 각국 중앙은행이 금 등 대체자산으로 이탈하자, 연방정부 차원에서 기축통화 수호에 나선 것이다. 특히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새로운 확장 수단으로 활용해 물리적 통화와 디지털 금융 네트워크를 결합한 디지털 달러 패권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 정부 관계자, 달러라이제이션 전문가 만나

2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재무부와 백악관 관계자들은 최근 달러라이제이션 정책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달러라이제이션은 신흥국이 자국 화폐 대신 달러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으로, 미 정부 관계자들은 올해 여름 스티브 행키 존스홉킨스대학 교수를 만나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키 교수는 달러라이제이션 분야 세계적 권위자로 에콰도르, 몬테네그로 등에서 달러라이제이션 정책 설계와 시행을 자문한 경험이 있다.

행키 교수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미 행정부가 달러라이제이션을 매우 진지하게 살펴보고 있으나 아직 검토가 진행 중이며,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며 "이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광범위한 사용 확대 등과 연결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 8월 두 차례에 걸쳐 백악관에서 고위 관계자들을 만났다. 당시 회의에는 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CEA), 국가경제위원회(NEC), 국가안보회의(NSC) 소속 고위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두 번째 회의에는 재무부 관계자도 자리했다.​

이번 논의는 최근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의 지위가 흔들리는 가운데, 달러의 위상을 유지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 6월 FT가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산하 켄트A클라크 글로벌마켓 센터와 함께 경제학자 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약 90%가 향후 5∼10년 안에 달러 표시 자산의 안전자산 역할 약화에 대해 다소 또는 매우 우려한다고 응답했다. '우려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전체 10% 미만에 불과했다.

유럽·아시아 신흥국, 자체 안전자산 구축 필요

이러한 흐름 속 기축통화로서 달러에 대한 신뢰도 흔들리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유럽중앙은행(ECB)의 글로벌 외환보유액 중 달러 비중은 58%로 10년 전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유로 비중은 20%로 상승했다. 특히 중앙은행의 신뢰가 눈에 띄게 약화됐다. 독립 싱크탱크 '공식 통화 및 금융 기관 포럼(OMFIF)'이 지난 5월 전 세계 75개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참여 기관의 70%가 "미국의 정치 환경이 달러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미 국채의 안전자산 프리미엄도 위협받고 있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 등 반복되는 국내외 충격으로 미 국채시장의 안정성이 약화된 데다 연방정부 부채한도 논란 등이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커스 부르너마이어 프린스턴대 교수는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와 미 국채의 역할이 도전받는 가운데 유럽과 아시아 신흥국들은 자체 안전자산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국가별 부채를 통합해 시니어·주니어 채권 구조를 만들고, 이를 풀 형태로 묶어 글로벌 차원의 안전자산을 발행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최근에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달러를 등지고 금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금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 정치적 리스크, 외환시장 변동성 등 불확실성에 대응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기능해 왔다. OMFIF 조사에 따르면, 중앙은행의 3분의 1이 향후 1~2년 내 금 보유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10년이라는 장기 전망에서도 응답기관의 40%가 금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 답했다. 이는 최근 5년 내 최고 수준으로, 단순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을 넘어 금 보유 확대를 장기적 전략으로 삼는 모습이다.

향후 스테이블코인 3분의 2는 신흥국서 발생 전망

이에 대응해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디지털 달러화 전략’으로 패권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지난 5월 발표한 ‘국경을 넘는 비트코인·이더리움·스테이블코인 흐름에 대한 실증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1분기부터 지난해 2분기까지 스테이블코인 USDT 거래의 약 90%가 미국 외 국가에서 발생했다. 시장점유율 1위 USDT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기준 1,584억 달러(약 226조7,000억원)로 이 중 1,425억 달러(약 204조원)가 디지털 형태로 세계 각국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높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사용량이 늘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화폐 가치가 급락한 국가에서 달러와 같은 가치를 지닌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 저축과 결제를 하는 것이다. 실물 달러로 환전해 거래하려면 실제 결제에는 1~2일이 소요되고 비싼 환전·중개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비교적 저렴한 송금 수수료만 부담하면 24시간 언제든 곧바로 이체돼 즉시 결제가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USDT의 발행사 테더의 파올로 아르도이노 최고경영자(CEO)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화폐 가치가 급락하는 개발도상국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수억 명이 일상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쓰고 있으며, 사용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이러한 USDT의 위상이 미국 달러의 지위 역시 공고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그룹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도 최근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과 통화 불안정이 심한 이집트,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예금 유출을 촉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스테이블코인이 개발도상국 가정과 기업에 기존 은행 시스템을 대체할 새로운 금융 수단을 제공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핵심 은행 기능이 비은행 부문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2028년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의 3분의 2가 신흥시장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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