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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전환 7년 만에 수익성 위기 직면, ‘세계 1위 인천공항’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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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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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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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비정규직 제로’ 정책 후폭풍
매출 5% 증가 그치는 동안 자회사 용역비 88%↑
추락하는 인천공항 글로벌 경쟁력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동북아시아의 중심 허브이자 세계적인 공항으로 우뚝 선 인천국제공항이 수익성 위기에 직면했다.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순이익은 반토막 이하로 추락했고, 정규직 전환 이후 급증한 고정비는 재무 구조를 압박하고 있다. 정치적 구호로 밀어붙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이 공공성 강화라는 명분 아래 효율을 갉아먹은 탓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수주사업에서도 적자 누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천공항공사의 글로벌 경쟁력마저 흔들리는 양상이다.

순익 1조1,000억원에서 4,800억원으로

7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2017년 2조4,306억원이던 공항공사 매출은 지난해 2조5,481억원으로 5% 성장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2017년 1조1,164억원에서 2024년 4,805억원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대규모 예산이 수반되는 4단계 확장이 진행되고, 코로나19 대유행 등 예기치 않은 사태가 발생한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정규직 전환 조치가 고정비 증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공항공사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문 정부 방침에 따라 인천공항시설관리, 인천공항운영서비스, 인천국제공항보안 등 자회사 3개를 설립해 용역 회사 소속이던 비정규직 근로자 9,500명을 자회사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제로’라는 명분만 강조해 급하게 자회사 체제를 만든 탓에 곳곳에서 부작용이 생겨났다.

예컨대, 현재 자회사 세 곳은 인천공항 일감을 독점하고 자회사 직원 수에 비례해 공항공사에서 돈을 받는다. 이윤 10%가 보장된다. 이렇다 보니 인천공항은 주차 요금 정산만 하는 정규직 인원만 120여 명이다. 최근 국내 주차장은 대부분 무인화돼 있고 국민도 익숙해져 있음에도 이곳에선 정규직 120여 명이 이 단순한 일을 하면서 월급을 받고 있다. 모두 국민이 낸 돈이다. 버스표를 파는 정규직도 20명이나 된다. 자회사들이 효율이나 혁신 대신 인원을 유지하고 늘리는 데만 집중한 결과다.

이는 고스란히 공항공사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문 정부의 정규직 전환 이후 공항공사가 자회사들에 지급한 위탁 용역비는 2017년 3,645억원에서 지난해 6,863억원으로 88% 증가했다. 이 때문에 공항공사는 적자를 떠안게 됐다. 특히 코로나 시기였던 2020~2022년 공항공사는 1조9,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런데 자회사들은 흑자를 달성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인천공항의 공항 운영 업무 처리당 비용(WLU)이 2017년 1만706원에서 2023년에 80.1% 늘어난 1만9,279원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영국의 히스로 공항(증가율 25%), 창이 공항(64%), 프랑크푸르트 공항(65.6%)의 비용 증가세보다 높다.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직접고용 무산됐던 근로자들 승소

이로 인해 고정비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공항공사는 10년 후 완전한 적자 전환 위기에 처해있지만, 법원마저 노동자의 편을 들고 있어 앞날이 어둡기만 하다. 소송의 발단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서 공항공사는 문 정부가 적극 추진한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 문 전 대통령이 2017년 5월 취임 이틀 뒤 첫 일정으로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의 추진을 공식화했고, 당시 공항공사 사장이었던 정일영 전 사장은 1만여 명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공정성 및 역차별 문제를 제기하는 이른바 ‘인국공 사태’가 불거지면서 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은 거센 사회적 논란에 휩싸였고, 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도 표류했다. 노동자들에게는 고용 안정이었지만, 청년 세대에는 불공정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공항공사는 2017년 12월 ‘1기 노·사·전문가 협의회’를 통해 결정했던 보안검색 근로자 1,900여 명의 정규직 직접고용 계획을 2020년 2월 자회사 전환 방식의 간접고용으로 변경했는데, 이에 반발한 보안검색 근로자 1,200여 명이 곧장 ‘정규직 근로자 지위확인 및 350억원대 임금차액 청구 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핵심 쟁점은 보안검색 근로자들의 법적 지위다. 공항공사 측이 제출한 100여 쪽 분량의 항소이유서에는 “원고들은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일 뿐 파견 근로관계가 아니다”라며 “적법한 도급계약에 따른 용역”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그러나 근로자 측은 “보안검색 근로자들이 실질적으로 파견 근로관계에 있었기에 공항공사 측이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항공사의 실질적 지휘·명령 아래 업무를 수행했으므로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며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이에 1심을 맡은 인천지방법원 민사11부(부장판사 김양희)는 약 4년 만인 지난 5월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이들의 공항공사 근로자 지위를 인정한 것이다.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글로벌 시장 뻗어나가는데, 경쟁력 약화 우려

업계에서는 공항공사의 이 같은 현실이 글로벌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공항공사의 해외 진출 사업이 고도화하고 있는 와중에 국내의 적자 실태가 알려질 경우 세계 1위라는 명성은 물론 신뢰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세계 주요 공항을 컨설팅하는 것에 그쳤던 공항공사는 최근 적극적인 PPP(민간협력) 사업 수주를 통해 해외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해외 공항의 컨설팅이나 기술지원은 일부 사업을 제외하면 사업 규모가 크지 않고 사업을 확장하기 어려운 반면, PPP 사업은 장기적으로 운영하면서 참여한 지분만큼 배당금을 받는 구조여서 수익 창출 가능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공항공사에 따르면 현재 필리핀 마닐라 PPP 사업, 인도네시아 바탐 PPP 사업 등 총 6개국에서 공항 관련 사업을 수주했으며, 이 중 필리마닐라, 바탐·쿠웨이트, 베트남 등에서 총 78 건의 계약을 체결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우즈베키스탄공항공사와 우르겐치공항 개발·운영 PPP 사업 협약도 체결했다. 우르겐치공항 개발·운영 PPP 사업은 공항공사와 KIND(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가 1,964억원을 투자해 우르겐치공항에 연간 3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부대시설을 건립하고 19년 동안 직접 운영해 수익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공항공사는 주요 컨설팅 및 투자개발 사업 등에서도 큰 적자를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3~2015년 진행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공항 컨설팅 사업은 수익률이 -76%로 완료된 사업 중 성과가 가장 저조했다. 투자한 원금의 4분의 3 이상을 날렸다는 의미다. 현지 공항 확장 공사 건설사업관리 관련 컨설팅을 진행해 8억7,000만원가량의 수익이 발생했지만, 이 컨설팅 수주를 위해 현지 및 본사에서 투입한 비용과 인건비 등을 포함해 산출한 실제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됐다. 캄보디아 시엠립 신공항 ICT컨설팅, 이란 이맘호메이니공항 기술 지원 사업의 수익률도 각각 -56%, -47%로 적자 폭이 컸다.

현재 진행 중인 투자개발 사업도 성적이 좋지 않다. 지난해 초 공항공사가 주요 수주 성과로 내세운 마닐라 니노이아키노 국제공항 개발운영사업은 -164% 적자 상태며, 바탐 항나딤공항 투자개발 사업도 -46%다. 결과적으로 지난 15년간 공항공사는 해외사업에서 3,025억원의 매출액을 거뒀지만 투입비용 2,903억원과 지분법손실 19억원을 감안하면 누적 수익(영업이익)이 102억원 정도에 그쳤다. 누적 수익률도 평균 3.4%다. 특히 현재 해외사업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쿠웨이트공항 제4터미널 위탁운영 사업이 내년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적자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경제 전문가는 "국가 대표 공항으로서의 상징성과 국제 경쟁력은 단순한 인프라 품질이 아니라 경영 역량에서 비롯된다"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 수주사업에서도 적자를 낸다는 것은 공항을 효율적으로 설계·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남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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