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MEMO] AI가 바꾼 금융권 일터, 사라진 수습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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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금융권의 기초 업무를 대체하며 업무 구조가 자동화 중심으로 재편 판단과 해석 능력을 갖춘 인재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 교육과 정책이 산업 변화 속도에 맞춰 실무형 인재 양성 체계 전환 필요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Research Memo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5년 금융산업의 변화는 지표보다 현장의 움직임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인턴과 주니어 애널리스트가 맡던 기초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금융의 일상 업무가 내부 자동화로 전환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문서 분석과 요약을 지원하는 생성형 AI 어시스턴트를 전사적으로 도입해 약 1만 명의 직원이 사용하고 있으며, 모건스탠리 자문 부문은 대부분의 인력이 AI 도구를 활용 중이다. 씨티그룹은 내부 AI를 통해 매주 10만 시간의 개발 인력을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금융당국 조사에 따르면 금융회사 75%가 이미 AI를 도입했으며, 나머지 기업들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금융권 인력 구조의 전면적인 재편을 의미한다. 인공지능이 업무 전반에 자리 잡은 만큼, 인재를 양성하고 평가하는 체계도 새로 정비돼야 한다. 핵심은 기술 숙련보다 판단과 해석 능력이다. 인공지능을 효율적으로 다루면서 결과를 검증하고, 그 근거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는 인력이 새로운 경쟁력을 만든다.
사라진 수습 과정, 달라진 업무
과거 금융권의 수습 과정은 명확했다. 신입사원은 재무 모델을 만들고 데이터를 정리하며, 투자 제안서를 작성하고 기업 공시를 요약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 초기 업무 대부분이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대체되고 있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FactSet)은 ‘AI 피치 크리에이터(AI Pitch Creator)’를 도입해 주니어 직원들의 초안 작성 시간을 크게 줄였고, 스위스의 투자은행 UBS는 ‘AI 애널리스트 아바타’를 활용해 리서치 영상을 자동 제작하며 인력을 분석과 전략 수립 등 고부가가치 업무에 재배치했다. 이탈리아의 유니크레딧(UniCredit)은 ‘딜싱크(DealSync)’ 시스템을 통해 인공지능이 수백 건의 인수합병(M&A) 후보를 식별하도록 해 인력 증원 없이 효율을 높였다.
이처럼 업무의 초입 단계가 자동화되면서 신입의 역할은 급격히 축소됐다. 과거에는 데이터를 정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며 기본기를 익혔다면, 이제는 인공지능이 생성한 결과를 검토하고 이를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AI 활용 능력은 금융권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기준 AI 관련 기술을 요구하는 직무는 평균 28%의 임금 프리미엄을 기록했으며, 그 절반 이상은 IT가 아닌 금융·회계·자문 등 비기술 분야에서 나타났다. 금융 전문성과 기술 이해력을 겸비한 인력이 가장 큰 수요를 얻고 있다.

주: 비율(x축), 도입 구분-총 도입 또는 계획, 3년 내 도입 예정, 현재 AI 사용 중(Y축)
노동시장에 나타난 구조적 변화
AI 확산은 금융권 노동시장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대형 은행들은 외부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전 부서에 AI 어시스턴트를 배포해 문서 분석을 자동화했고, 모건스탠리 자문 부문은 도입률이 98%에 달한다. 씨티그룹도 시범 단계를 넘어 전사 차원의 개선을 진행 중이다. 블룸버그는 500억 개 파라미터 규모의 금융 전용 모델을 개발해 과거 신입 인력이 담당하던 데이터 분류와 문서 태깅 업무를 자동화했다.
이에 따라 금융 현장의 경쟁력은 속도나 숙련된 반복 작업이 아니라 결과를 해석하고 검증하는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일자리 구조 역시 단순 축소가 아닌 재편의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영향을 받은 일부 직무에서 채용이 줄었지만, AI를 대규모로 도입한 기관들은 분석·전략·자문 등 고부가가치 업무에 인력을 재배치하고 있다. 제이피모건은 인공지능이 은행 내 거의 모든 직무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히며, 실제 수백 건의 적용 사례를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보다 이를 관리하고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다. 산업 지식과 모델 검증 능력을 함께 갖춘 인재가 부족해지고 있으며, 이들이 금융산업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교육이 따라야 할 변화
AI가 데이터 분석과 문서 작성의 대부분을 수행하면서 금융 교육의 목적도 달라지고 있다. 교육은 기술 습득 중심에서 벗어나, AI가 만든 결과를 분석하고 그 타당성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 엑셀 기능이나 보고서 작성법을 배우는 대신, 모델이 생성한 데이터를 검토하고 편향이나 오류를 교정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 변화는 이미 현장에서 진행 중이다. AI가 공시를 분류하고 문서를 요약하며 코드를 작성하는 동안, 사람은 그 결과가 규제나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지를 최종 판단한다. 따라서 금융 교육은 리스크, 규제, 시간 등 실제 제약 속에서 모델의 출력을 해석하고 조정하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대학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실무형 학습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학생들이 실제 금융 환경에 가까운 조건에서 AI를 다루는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정답을 내는 능력이 아니라, 결과의 근거를 설명하고 한계를 조정할 수 있는 사고력이다. 그것이 AI 시대 금융 인재의 핵심 역량이다.

주: 직무 지표- AI 기술이 요구되는 일자리의 임금 프리미엄, 비(非)IT 산업 내 AI 기술 요구 공고 비중(X축), 비율(Y축)
인재 육성을 위한 정책 과제
정책 당국은 금융 인재 양성을 산업 경쟁력의 핵심 기반으로 인식해야 한다. 단순한 기술 교육을 넘어, 안전한 데이터 환경 속에서 대학과 금융기관, 감독 당국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훈련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학생과 실무자가 인공지능의 판단 과정을 이해하고 검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규제 기관들은 이미 AI의 설명 가능성, 편향 검증, 인간 감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원칙을 실제 교육 과정에 반영할 수 있는 공공 플랫폼이 조기에 마련돼야 한다. 외부 시스템보다 내부 개발·관리 방식을 지원하는 정책적 인센티브도 필요하다. 내부에서 데이터 흐름과 모델 작동이 투명하게 관리되면 감독 효율이 높아지고, 현장 교육의 품질도 개선된다.
이런 접근은 금융과 데이터 기술이 결합된 복합형 직무의 성장을 촉진하고, 학생들의 학습 경험이 산업 현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한다. 교육과 실무가 맞물릴 때, AI 금융 인재는 더 빠르고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다.
금융의 전환점, 앞으로의 과제
내부 인공지능은 이제 과거 신입사원이 금융의 기초를 익히던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이는 산업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이자 새로운 출발점이다. 단순한 반복 업무가 사라진 자리를 판단력과 해석 능력이 메우고 있다.
AI 활용은 금융 전반으로 확산됐고, 산업별 특화 모델은 정교함을 더하고 있다. 기술과 금융 전문성을 함께 갖춘 인력의 가치는 높아지고, 자문과 분석 중심의 직무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금융시장은 모델을 검증하고 결과를 해석하며 의미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인재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제 교육이 그 변화를 따라가야 한다. 교실은 금융의 실제 환경과 연결돼야 하며, 수습 과정은 반복이 아닌 판단력 중심의 훈련으로 바뀌어야 한다. 금융은 이미 도구를 바꿨다. 교육이 그 수준에 맞춰 진화할 때, 새로운 금융 생태계가 완성될 것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AI Finance Talent Has Ended the Old Apprenticeship. Education Must Build the New On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