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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공공지출 효율, 성장의 새로운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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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onths 1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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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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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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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과학의 언어로 읽고, 사실 위에 통찰을 더하는 글을 전합니다. 복잡한 현상 속에서 본질을 찾아 독자와 함께 사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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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은 절감이 아닌 국가 운영의 원칙
투입된 예산 1원의 가치, 성장의 새로운 기준
공공지출 효율화 신뢰를 회복하는 정치의 자산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OECD가 발표한 2024년 재정통계에 따르면, 회원국의 평균 이자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3.3%로 전체 국방예산을 넘어섰다. 급증한 이자비용이 재정의 여력을 좁히면서, 정부의 성장 전략은 ‘얼마를 쓰느냐’에서 ‘어떻게 쓰느냐’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부채 상환에 투입되는 자금이 늘어날수록 교육·보건·기술혁신 같은 생산적 지출의 공간은 줄어든다. 이제 각 부처의 정책은 서로의 예산이 아닌, 이자비용이라는 보이지 않는 상대와 경쟁하는 구조에 놓였다.

이 변화는 단순한 재정 압박을 넘어 정책 운용 방식의 전환을 요구한다. 과거의 재정정책이 경기 부양과 복지 확충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동일한 재원으로 더 큰 성과를 만들어내는 행정 역량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한다. 지출의 규모보다 운용의 방식이 성장의 분기점을 가른다. 회계상의 절감에서 벗어나 재정 구조 전반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중복사업을 줄이고 예산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경로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OECD와 IMF는 공공지출 효율을 ‘미래 성장의 가장 지속 가능한 원천’으로 제시한다. 선진국 평균 부채비율이 GDP의 110% 수준에 머무는 상황에서 추가 지출은 더 이상 선택하기 어렵다. 이자 부담이 커질수록 재정 여유는 줄고, 정책 간 우선순위는 한층 치열해진다. 성장의 해법은 지출 확대가 아니다. 운용의 혁신에 있다. 예산이 흘러가는 경로를 다시 설계하고 공공 부문의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 새로운 성장의 출발점이다.

총량 중심 재정에서 효율 중심으로

지출 효율화는 재정 건전성을 넘어 민주적 신뢰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재정이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게 운용될수록 시민은 정부를 더 신뢰한다. OECD 연구에 따르면 지출 효율이 높은 국가는 국민의 정부 신뢰도가 평균치를 뚜렷하게 웃돈다. 같은 예산으로 더 나은 학교를 세우고, 더 빠른 인허가를 제공하며, 더 짧은 대기시간을 실현할 때 시민은 세금이 제 역할을 한다는 확신을 갖는다.

이 신뢰는 만족을 넘어 정책을 지속시키는 힘으로 작용한다. 개혁은 언제나 이해관계의 저항을 부르지만, 행정 개선의 결과가 보일수록 저항은 줄어든다. 성과가 확인되면 조정은 설득으로 이어지고, 투명한 운영은 정치적 합의를 만들어낸다. 효율은 경제 논리를 넘어 사회를 설계하는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유럽 각국은 재정 규율을 강화하는 한편, 고령화·방위·기후 대응 비용이 빠르게 늘어나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효율을 통한 신뢰 회복’은 장기 성장을 지탱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재정 운용이 정교할수록 정치의 신뢰는 단단해지고, 신뢰가 깊어질수록 개혁의 폭도 넓어진다. 이 선순환이 작동할 때 재정은 단순한 회계 장부를 넘어 사회를 지탱하는 제도적 기반으로 발전한다. 효율은 수치를 넘어 정치의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공공지출 효율 격차(%)
주: 1980~2023년 동안의 평균값으로, 선진국(AEs), 신흥국(EMs), 저소득국(LIDCs) 간 비교를 보여준다. 연구개발과 인프라 부문에서 격차가 가장 크며, 추가 재정 투입 없이도 개선 여지가 크다.

신뢰를 회복하는 재정의 기술

지출 효율화는 재정 건전성을 넘어 민주적 신뢰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재정이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게 운용될수록 시민은 정부를 더 신뢰한다. OECD 연구에 따르면 지출 효율이 높은 국가는 국민의 정부 신뢰도가 평균치를 뚜렷하게 웃돈다. 같은 예산으로 더 나은 학교를 세우고, 더 빠른 인허가를 제공하며, 더 짧은 대기시간을 실현할 때 시민은 세금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느낀다.

이 신뢰는 단순한 만족을 넘어 정책을 지속시키는 힘으로 작용한다. 개혁은 언제나 이해관계의 저항을 동반하지만, 행정의 개선이 체감될수록 그 저항은 약해진다. 성과가 보이면 조정은 설득으로 이어지고, 투명한 운영은 정치적 합의를 만든다. 효율은 경제의 언어를 넘어 사회를 설계하는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유럽 각국은 재정 규율을 강화하는 동시에, 고령화·방위·기후 대응 비용이 빠르게 늘어나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효율을 통한 신뢰 회복’은 장기 성장을 떠받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재정 운용이 정교할수록 정치의 신뢰는 단단해지고, 신뢰가 깊어질수록 개혁의 폭도 넓어진다. 이 선순환이 작동할 때 재정은 단순한 회계 장부를 넘어 사회를 지탱하는 제도적 기반으로 발전한다. 효율은 수치를 넘어 신뢰를 쌓는 국가의 태도로 남는다.

조달과 투자에서 시작되는 효율의 사슬

예산 효율화의 출발점은 조달과 투자다. 공공 조달은 국가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동시에 가장 많은 비효율이 잠재된 영역으로 꼽힌다. OECD 통계에 따르면 공공 조달은 GDP의 12~13% 수준에 이른다. 조달 효율이 1%만 높아져도 교육과 보건 개혁을 함께 추진할 재정 여력이 생긴다. 작게 보이는 변화가 구조 개혁의 실질적 기폭제가 되는 셈이다.

조달 효율의 핵심은 비용 절감이 아니다. 시장 구조의 정비다. 이탈리아의 중앙조달 시스템은 단가를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참조 가격과 시장 정보 공개를 통해 협상력을 끌어올렸다. 우크라이나의 ‘프로조로(ProZorro)’는 모든 입찰 과정을 공개해 경쟁을 활성화했고, 부패를 눈에 띄게 줄였다. 이러한 변화는 일시적인 절약이 아닌, 지속 가능한 예산 구조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투자 영역에서도 같은 원칙이 작동한다. 독립 평가, 생애주기별 자산관리, 비용·편익 분석을 기반으로 한 심사 체계를 구축한 국가는 동일한 자본으로 더 많은 인프라를 완성한다. 특히 금리가 높은 환경에서는 이런 통제력이 복리처럼 작용한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 수요와 타당성을 세밀하게 검증하고, 차질이 예상될 경우 손실을 조기에 차단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투자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집행의 정확도와 점검의 속도다. 조달과 투자는 재정 효율의 첫 단계다. 절차의 투명성과 평가의 정교함이 결합할 때 예산은 단순히 집행되는 돈에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자본으로 바뀐다. 이런 구조적 효율이 뿌리내릴 때 재정은 성장과 신뢰를 함께 이끌 수 있다.

공공지출 효율 개선에 따른 장기 산출 증가(%)
주: 선진국과 신흥·개도국을 대상으로 2040~2050년까지의 효율 개선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선진국은 인프라 투자가, 신흥국은 빠른 효율 개선이 가장 큰 산출 증가 효과를 보였다.

측정과 검증으로 완성되는 지속성

효율은 측정될 때 살아 움직인다. 기록되지 않는 효율은 금세 사라진다. 영국 재무부는 분기마다 공공서비스의 생산성을 공개한다. 팬데믹 이후에도 생산성이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현실은 명확한 경고다. 투입이 늘고 성과가 정체된 구조를 바꾸지 못하면, 재정은 성장의 발판이 아닌 장기 부담으로 변한다.

이 흐름을 되돌리려면 ‘지출 점검(spending review)’이 예외적 절차가 아닌 행정의 일상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네덜란드처럼 매년 저성과 사업을 정리하고, 효과가 입증된 분야에 재원을 옮기는 구조가 필요하다. 이런 방식은 단순한 절감이 아닌 성과 중심의 순환을 가능하게 한다. 효율은 지시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반복과 점검의 루틴 속에서 완성된다.

평가의 속도와 폭도 중요하다. 전통적 방식은 느리고 범위가 좁다. 실시간 데이터 대시보드와 준실험적 방법, 기관 간 데이터 공유를 통해 검증의 정확도와 속도를 높여야 한다. 개혁이 성과를 내면 확산시키고, 결과가 미흡하면 신속히 수정하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효율의 핵심은 속도와 검증이다. 빠른 피드백이 정책의 생명력을 결정한다. 데이터를 중심에 두고 의사결정을 반복하는 정부만이 재정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측정이 제도화될 때, 효율은 구호에서 원칙으로 바뀐다.

숫자 속의 사람, 그리고 선택의 시간

이자비용이 국방비를 넘어선 지금, 정부의 선택지는 분명하다. 재정의 여유는 줄었지만, 효율을 높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더 큰 성과를 만들어내는 일, 그것이 새로운 성장의 출발점이다. 구매는 신중해야 하고, 투자는 엄격해야 하며, 서비스는 생산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효율은 절감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운영의 방향을 새로 세우는 원칙이다.

공공지출의 효율은 단순한 회계 기법을 넘어 국가 운영의 품격을 결정짓는다. 이는 다음 세대에 물려줄 제도의 태도이며, 사회적 신뢰를 유지하는 언어다. 숫자는 결과를 보여주지만, 길을 정하는 것은 사람이다. 정책을 설계하고 제도를 운용하며 결과를 책임지는 선택이 효율을 완성한다. 효율은 계산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태도에서 시작되고, 그 태도가 재정을 움직이는 진짜 힘이 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Public Spending Efficiency Is the Growth Strategy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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