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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무역적자 해법, 관세보다 인재와 교육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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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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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과학의 언어로 읽고, 사실 위에 통찰을 더하는 글을 전합니다. 복잡한 현상 속에서 본질을 찾아 독자와 함께 사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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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가 주도하는 서비스 비교우위의 확립
가격 인상이 아닌 구조 개편으로 이어지는 무역정책의 전환
인재와 교육이 구축하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의 기반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5년 8월, 미국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 BLS)에 따르면 중국산 수입물가는 전년 대비 3.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가 연이어 오르는 상황에서도 미국 가계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구매했고, 기업은 공급망의 일관성을 유지했다. 수입 단가가 낮아지면서 소비는 둔화하지 않았고, 전체 교역 흐름은 그대로 이어졌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2024년 대중(對中) 상품수지 적자는 2,955억 달러(약 405조 원)로 다시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기 서비스 부문에서는 1조1,500억 달러(약 1,580조 원)의 수출과 3,000억 달러(약 410조 원)가 넘는 흑자가 기록됐다. 지표는 미국 경제의 새로운 방향을 분명히 보여준다. 제조 부문이 차지했던 성장의 비중이 줄고, 금융·소프트웨어·지식재산·교육 서비스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교역의 중심축도 물리적 생산에서 지식과 기술 중심으로 재편되는 중이다.

미국의 경쟁력, 생산에서 설계로 이동

미국 경제의 중심축은 생산 부문에서 설계와 창의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금융, 지식재산권, 클라우드, 컨설팅, 교육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이 세계 시장을 주도한다. 2024년 서비스 수출은 1조1,500억 달러(약 1,580조 원), 수입은 8,409억 달러(약 1,160조 원)에 이르며, 3,000억 달러(약 410조 원)가 넘는 흑자를 기록했다. 분기마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특허·소프트웨어 사용료가 해외에서 유입되고, 알고리즘과 표준, 브랜드 자산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형성한다.

이 변화는 일시적 흐름이 아니다. 지난 10여 년간 축적된 구조적 전환이다. 미국은 중국과 인도 등 주요 신흥국과의 서비스 교역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기반은 인적 자본의 깊이와 연구 역량의 폭에 있다. 경쟁의 중심은 가격보다 지식으로 이동했고, 생산비 절감이 아닌 설계·연구·디자인의 혁신이 가치를 창출한다. 이러한 구조가 오늘날 미국 경제의 정체성이자,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서비스 교역 규모(2024년, 명목 기준·십억 달러)
주: 2024년 미국의 서비스 수출은 1조 1,527억 달러(약 1,580조 원), 수입은 8,409억 달러(약 1,150조 원)로, 약 3,118억 달러(약 430조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관세로는 해법에 다가설 수 없는 구조적 한계

관세는 외형상 무역정책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국내 소비자와 기업이 부담하는 세금이다. 2018~2019년 관세 인상 당시 그 비용의 대부분이 수입 가격으로 전가되면서 가계의 실질소득이 감소했고, 기업은 원가 상승을 흡수해야 했다. 2025년 미 의회예산국(Congressional Budget Office, CBO)은 광범위한 관세 인상이 국내총생산(GDP)을 낮추고, 물가를 약 0.4%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했다. 수입 중간재에 부과된 세금은 수출용 완제품의 단가를 높여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한다.

영향은 가격을 넘어 금융시장으로 확산한다. 관세는 달러 가치를 끌어올려 달러 표시 부채의 평가손실을 키운다. 이때 ‘최적 관세’로 기대한 효과는 거의 사라진다. 프린스턴대학교와 런던정경대(LSE)의 공동 연구(2025)에 따르면, 미국의 대외자산·부채 구조를 반영할 경우 이론상 적정 관세율은 기존 추정보다 약 5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다. 관세가 무역량보다 금융계정을 통해 작용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결국 관세는 단기적 균형을 바꾸는 도구가 아니다. 장기적 효율과 신뢰를 시험하는 지표에 가깝다.

중국산 수입 물가 연간 3.1% 하락 (2024년 8월~2025년 8월 기준, 2003년 12월=100)
주: 2025년 들어 중국산 수입 물가는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이어가며, 미국 내 생산 비용 압력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인재 정책이 곧 통상정책

수출 경쟁력의 출발점은 공장에서 교실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의 과학·공학 박사급 인력 가운데 43%는 외국 출신이며, 박사 학위 취득자의 약 35%가 임시비자 보유자다. 특히 컴퓨터와 공학 분야에서는 절반 이상이 외국인 학생이다. 이들은 미국의 혁신 생태계를 떠받치는 핵심 인력이지만, H-1B 비자는 여전히 연간 8만5천 명으로 묶여 있다. 체류 자격의 병목이 인재의 순환을 제약하고, 성장의 속도를 늦추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교육 수준의 격차 역시 뚜렷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실시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22에서 미국 15세 학생의 수학 성취도는 회원국 평균 수준에 그쳤다. 상위권 국가와의 간극은 대학 전공 선택과 이공계 이탈로 이어지며, 이는 생산성의 기반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기 대수학 교육 강화, 교사 전문성 제고, 저소득층 학교 지원 확대가 함께 추진돼야 교육 체계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

단기 과제는 고숙련 인재의 정착이다. 석·박사 인력에 대한 비자 면제 확대, 연구비자와 영주권 절차의 간소화, 기술창업자 전용 비자 신설이 그 방안이다. 인재 유입과 교육의 질이 동시에 향상될 때 미국의 비교우위는 다시 넓어진다. 교실에서 출발한 변화가 무역의 균형으로 이어질 때, 통상정책은 비로소 성장 전략이 된다.

수출을 늘리는 길, 규범과 배움의 결합

서비스 수출의 경쟁력은 제도와 신뢰의 체계에서 결정된다.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기후기술 등 신산업 서비스 분야에는 금융지원과 보험 기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데이터 이동과 저장에 관한 규범을 명확히 하고, 공정한 시장 접근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 수출입은행과 국제개발금융공사(DFC)의 지원 범위를 ‘디지털 서비스 인프라’로 확장하면 중소기업의 해외 진입 장벽이 낮아진다. 클라우드 지역, 해저케이블, 전문자격 상호인정 제도의 정비는 서비스 수출의 고정비를 줄이고 거래 신뢰를 높인다.

안보 목적의 관세는 범위를 좁혀 정밀하게 적용해야 한다. 반도체, 배터리, 태양광 셀 등 전략 핵심 품목에만 엄격한 통제를 유지하고, 수출기업이 사용하는 중간재에는 신속한 면제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방어적 통제와 생산비 절감의 균형이 무역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한다.

중국산 수입물가의 3.1% 하락은 세계 분업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효율적인 교역 구조는 가계의 부담을 줄이고, 확보된 여력을 혁신과 교육으로 되돌릴 수 있게 한다. 미국의 성장 전략은 세금보다 학습에 기반을 둔다. 교육과 제도의 정밀함이 무역의 방향을 움직이고, 그 축적이 경제의 질서를 바꾼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Tariffs Won't Fix the Deficit; Talent and Teaching Will Build the U.S.'s Comparative Advantag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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