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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공실·활용 전략이 가른 매각전, ‘서울역 랜드마크’의 다음 스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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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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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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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레벨 복원 가능성 불투명
공실·자금조달·SI 참여 난제
오피스 운용 한계, 대안 필요성↑

서울스퀘어 매각전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한투리얼에셋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시장에서는 가격 수준과 향후 자금 조달 구조를 지켜보는 흐름이 형성됐다. 최근 공실 증가와 거래 지연으로 불확실성이 누적된 가운데, 이번 매각 시도는 도심 대형 오피스 거래 흐름을 가늠할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이 때문에 논의의 핵심은 매각 과정에서 제기된 다양한 전략과 대안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5년 후 평당 4천만원, 수익성 논쟁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투리얼에셋운용은 서울스퀘어 인수를 위한 기관 투자자(LP) 모집에 나섰다. 지난 9월 말 ARA코리아자산운용이 매각하는 서울스퀘어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데 이은 것으로, 인수가격은 1조3,000억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당초 평(3.3㎡)당 3,000만원 안팎에서 딜이 성사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지난 입찰 과정에서 캡스톤자산운용과 한투리얼에셋이 다시 가격을 써내는 재입찰을 거치면서 최종 낙찰가는 평당 3,200만원 수준으로 높아졌다. 

한투리얼에셋은 이번 인수가 중 60%에 해당하는 8,000억원가량을 금융권 대출로 충당하고, 나머지 5,000억원 중 3,500억~4,000억원을 우선주 형태로 외부 LP에게서 모집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증권과 하나증권이 주선사를 맡아 총액 인수 후 셀다운을 진행할 계획이며, 제시된 연간 현금수익률(CoC)은 6% 중반, 내부수익률(IRR) 목표치는 10% 초반대로 알려졌다. 단순 임대수익만으로는 수익률 충당이 쉽지 않은 만큼 운용사와 매도자 모두 펀드 만기 시점인 2032년께 평당 4,000만원 중반대 가격으로 매각해 매각차익을 더해 주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삼고 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다만 시장의 평가는 다소 회의적이다. 2030년 전후 도심권에 신규 프라임 오피스가 대거 공급될 예정인 만큼 매각 여건이 녹록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적 관측에서다. 현재 서울에서는 북부역세권 개발과 인근 초대형 오피스 프로젝트 등 공급 변수가 동시 대기 중이다. 이는 인수 대상 물건의 임차인 구성과 임대료 인상 전략이 계획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목표 수익률 달성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LP들 사이에서는 서울스퀘어 딜을 두고 “입지·규모 측면에서는 매력적이지만, 시장 변동성을 감안하면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는 평이 주를 이룬다. 

공실 해소 난도 상승에 ‘반신반의’ 기류

서울스퀘어는 지하 2층, 지상 23층 규모에 연면적 13만2,806㎡에 이르는 대형 오피스 빌딩이다. 1977년 준공돼 오랜 시간 대우그룹 본사로 사용되다가 그룹 해체 이후 현재의 이름을 얻었고, 2010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서울 도심업무지구 내 대표적인 프라임 오피스로 자리 잡았다. ARA코리아운용은 2019년 NH투자증권과 컨소시엄을 이뤄 서울스퀘어를 약 9,882억원에 인수했고, 이후 SK해운과 교보생명, KG스틸, 메르세데스벤츠, 엑손모빌 등 국내외 주요 기업을 임차인으로 유치하며 자산 가치를 끌어올려 왔다.

그러나 주요 임차인이던 11번가가 광명 이전을 확정하면서 5개 층 규모의 공실이 한꺼번에 발생했고, 미국계 공유오피스 위워크 이탈분까지 더해지며 올해 하반기 공실률은 20%를 넘어선 상황이다. 여기에 경기 둔화에 따른 주변 상권 경쟁 심화까지 겹치면서 2019년 이후 거래가 번번이 무산된 이력까지 남아 있다. 투자업계는 이 같은 ‘6년 누적 디스카운트’가 여전히 건물에 그림자로 남아 있는 만큼 한투리얼에셋이 제시한 맞춤형 구조가 작동하기 위해선 임차 수요를 얼마나 현실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가 결정적인 변수라고 본다.

앞서 한투리얼에셋은 우선협상자 지위를 놓고 캡스톤과 경쟁할 당시 전략적투자자(SI) 중심 조달 구조를 제시한 바 있다. 공실을 단순히 채우는 수준을 넘어, 적극적으로 SI를 유치해 지분 참여와 임차를 동시에 해결하는 ‘투자자·임차인 결합형 구조’를 시도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방식은 임차 수요를 사전에 묶어두기 때문에 초기 공실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최근 국내 대기업들의 인력 조정과 오피스 축소 기조를 고려하면 적합한 SI를 찾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나아가 이 전략은 자금조달과 공실 해소라는 두 가지 난제를 동시에 증명해야 하는 구조기도 하다. 이는 성공 시 자산 가치의 조기 회복을 이끌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초기 임대수익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을 의미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스퀘어는 입지나 상징성만 보면 여전히 시장에서 통하는 자산이지만, 공실률이 20%를 넘어선 시점에서는 임차인 스토리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가져가느냐가 핵심”이라며 “결국 한투리얼에셋이 어떤 SI를 데려올 수 있느냐가 이번 거래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서울스퀘어

호텔 컨버전 카드가 뜨는 이유

유력한 대안으로는 호텔로의 용도 전환(컨버전)이 거론된다. 매도자인 ARA코리아운용 역시 투자 안내서를 배포할 당시 관련 전략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도록 독려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형 공실이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 만큼 단순 임차인 확보를 넘어 공실 면적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밸류애드’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IB업계에서도 공항철도와 지하철, KTX 환승이 가능한 서울역 초역세권 입지와 층별 면적 특성을 감안하면, 200실 이상 규모의 중형 호텔 운영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처럼 호텔 전환 논의가 탄력을 받는 배경에는 서울 도심 고급 호텔 시장의 수익성이 빠르게 회복세를 보인다는 흐름이 깔려 있다.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 업체 JLL코리아에 의하면 지난해 서울 럭셔리 호텔의 평균 객실당 매출(RevPAR)은 28만1,000원으로 전년 대비 14.4% 증가했고,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62%나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관광객 수 회복과 항공 수요 정상화가 이어지면서 도심 소재 고급 호텔의 객실 판매력은 팬데믹 이전보다 오히려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로벌 럭셔리 브랜드 리츠칼튼이 입점하는 이오타 서울 프로젝트, 중국계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이 들어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사업 등이 인근에서 진행되는 점 역시 향후 호텔 수요 확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스퀘어 자체가 관광·비즈니스 수요의 중심축인 서울역과 마주하고 있어 경쟁력 측면에서도 일정 수준의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여타 신축 호텔들이 2027년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오피스 자산을 호텔로 전환해 시장에 내놓는 방식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매우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비용이라는 변수다. 호텔 전환을 위해서는 리모델링 공사와 설비 업그레이드, 브랜드 라이선스 확보, 내부 인테리어 변경 등 상당한 규모의 자본적 지출이 추가로 발생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임대 공백을 어떻게 비용 대비 수익으로 환산하느냐도 실무적 숙제다. 결국 서울스퀘어 호텔 전환 논의는 공실 해소와 자산가치 제고라는 명확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비용과 인허가, 브랜드 선정 등 현실적인 변수들이 얽히면서 매수자와 투자자 모두가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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