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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MEMO] 생성형 AI 앞에 멈춰선 고령층, 또 한 세대가 뒤처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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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onths 1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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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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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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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과학의 언어로 읽고, 사실 위에 통찰을 더하는 글을 전합니다. 복잡한 현상 속에서 본질을 찾아 독자와 함께 사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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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시대, 기술 변화 따라가지 못한 고령층의 현재
인터넷 격차가 반복되는 현실, 복지와 자립 격차로 이어지는 기술 수용 문제
고령층 맞춤형 설계와 정책 마련 시급한 시대 전환기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Research Memo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00년, 미국의 65세 이상 고령자 중 인터넷 사용 비율은 14%에 불과했다. 2024년에는 90%를 넘어섰다. 20여 년 만에 디지털 수용의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영상통화로 가족과 연락하고,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며, 유튜브로 뉴스와 드라마를 시청하는 일이 이제는 자연스럽다. 디지털은 고령층의 일상 안으로 완전히 들어왔다. 그러나 기술의 속도는 그보다 더 빠르다. 생성형 AI가 생활에 들어선 지금, 고령층은 다시 낯선 문 앞에 서 있다. 이번에도 또 한 걸음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익숙해졌지만, 생성형 AI는 예외다.

2025년 중반 기준 미국 65세 이상 인구의 ChatGPT 사용률은 10%에 머물렀다. 같은 시기 30세 미만은 58%였다. 이탈리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성인의 75%가 AI를 ‘안다’고 답했지만, 실제 사용자층은 젊고 고학력층에 몰려 있다. 기술은 보이지만, 고령층에게는 여전히 손에 닿지 않는 존재다. 눈앞에 있지만 다가가기 어렵다는 점은 2000년대 초반 인터넷을 대하던 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술 수용의 격차가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기술 혜택은 젊은 층에 집중, 고령층의 핵심 과제는 ‘자립’

생성형 AI의 도입 효과는 주로 노동시장 중심의 분석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2024년 이탈리아 소비자 기대 조사에서는 AI 사용자가 비사용자보다 평균 소득이 1.8~2.2% 더 높았다. 이는 단기 교육에 해당하는 수준이며, 1990년대 컴퓨터 활용이 소득에 미친 영향의 1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젊은 층·생산 가능 인구에게는 의미가 있는 분석이다.

하지만 고령층의 관심사는 다르다. 60~70대에게 중요한 것은 소득이 아니라 자립, 건강, 관계 유지다. 이들에게 AI는 일상을 지탱하는 복지 기반이어야 한다. 기술을 배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통해 생활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다. 지금처럼 고령층을 고려하지 않는 기술 설계가 지속된다면, 이들은 또다시 기술 열차에서 20년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

AI는 존재하지만, 고령층 삶에선 여전히 ‘주변’

2024년 4월 이탈리아 조사에서 성인의 75.6%가 생성형 AI를 알고 있었다. 그중 36.7%만이 지난 1년간 한 번이라도 사용했다고 답했다. 월간 사용자 비율은 20.1%로 더 낮았다. 18~34세는 65세 이상보다 인지율은 11%포인트, 사용률은 30%포인트나 높았다.

미국도 비슷하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미국 성인의 34%가 ChatGPT를 사용해봤다고 응답했다. 30세 미만은 58%, 50~64세는 25%, 65세 이상은 10%다.

유럽연합 보고서에서도 같은 결이 이어진다. 노동자의 30%가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지만, 젊고 고학력일수록 사용 비율이 높다. 고령층은 인터넷·스마트폰 도입 시기의 장벽을 넘었으나, 생성형 AI라는 새 플랫폼에서는 다시 소외된 사용자로 남아 있다. 이 격차는 단순한 정보 접근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 주도권과 복지 체계 내 위치를 결정짓는 구조적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

생성형 AI 인지도와 사용률의 연령별 비교 (이탈리아, 2024년)
주: 18~34세는 생성형 AI 인지도가 높고 사용률도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65세 이상은 인지 수준은 높지만 사용률이 매우 낮아
디지털 격차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기술’ 아닌 ‘도우미’로 설계돼야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도입 경험은 고령층이 기술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2000년 14%였던 미국 고령층의 인터넷 이용률은 2024년 90%까지 올랐다. 2021년 스마트폰 보유율도 61%에 달했다.

유튜브 역시 2019~2021년 사이 65세 이상 이용률이 38%에서 49%로 뛰었다. 기술이 단순해지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통해 접하며,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 때 고령층은 높은 수용력을 보였다. 일본과 영국의 고령자 연구도 인터넷과 디지털 기기가 삶의 만족도, 건강, 사회적 연결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밝힌다.

그러나 생성형 AI는 여전히 고령층의 실질적 어려움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설계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기능이 아니라 신뢰다. 서류 정리, 병원 질문 준비, 약 복용 관리, 복지 정보 안내처럼 일상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때 비로소 활용이 늘어난다. 고령층은 판단하지 않고, 친절하게 응답하며, 지역적 맥락을 이해하는 AI를 선호한다는 연구도 이를 지지한다.

미국 65세 이상 고령층의 인터넷 이용률 변화 (2000–2024년)
주: 2000년 14%였던 미국 65세 이상 고령층의 인터넷 이용률은 2024년 90%까지 상승하며 디지털 접근성 격차가 크게 축소된 흐름을 보여준다.

정책 없이 기술만 앞서는 시대, 또 다른 소외의 그림자

기술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성인의 80%가 디지털 기초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디지털 10년’ 전략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생성형 AI 활용 능력도 포함돼야 하며, 고령층을 위한 교육이 필수다. 특히 공공 도서관, 노인복지관, 커뮤니티 센터처럼 신뢰 기반이 강한 장소에서 짧고 실용적인 교육이 제공돼야 효과가 있다.

이탈리아 등에서는 세대 간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 수용과 사회적 연결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공공 서비스에 AI를 도입할 때 고령층이 오류를 신고하고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절차도 필요하다. 기업 역시 고령층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UI·대화 구조를 마련할 책임이 있다. 고령층의 디지털 포용은 ‘시혜’가 아니라 새로운 사회 기반 구축의 핵심 요소다.

생성형 AI는 이미 사회적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지금 시점을 놓치면, 또 한 세대가 기술 진보에서 20년 뒤처질 수 있다. AI 시대의 포용은 설계와 정책에서 시작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Generative AI for Older Adults: Lessons from the Internet Ag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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