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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노동력 붕괴로 16조 엔 손실, 외국인 규제 움직임엔 우려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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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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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등 비제조업 부문서 손실 80% 발생
인력 부족에 인건비 상승, 기업 파산 이어져
고용지수도 마이너스 기록하며 역대 최저치

일본이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에만 16조 엔(약 152조원) 규모의 경제적 기회가 증발했고, 호텔·요양 등 서비스업 전반에서 발생한 인력난이 기업 파산과 고용지표 악화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부랴부랴 근로시간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그동안 인력 공백을 메워온 외국인 정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텔업계 고용, 팬데믹 이전보다 40% 감소

17일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이 국내 인력 부족으로 인한 경제적 기회 손실 규모는 16조 엔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기회 손실'이란 기업이 충분한 인력을 고용해 적정 임금을 지급했을 때 기대되는 부가가치와 실제 부가가치의 차이를 의미한다. 16조 엔 규모의 부가가치 손실은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2.6%에 해당하는 규모로,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인구 약 350만 명의 시즈오카현(18조 엔) 전체 경제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전체 손실액의 81%(약 13조 엔)는 호텔·요양 등 비제조업 부문에서 발생했다. 이는 5년 전보다 10조 엔 늘어난 수치로, 서비스업계의 타격이 한층 심화했다는 분석이다. 호텔업계의 경우, 공실률 증가로 서비스 축소 흐름이 예상보다 심각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고용 인원이 4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단체 급식·생활협동조합, 택배 등 다른 비제조업 분야에서도 휴가 인력 대체가 여의치 않아 사업 운영에 차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일자리가 구직자보다 많아, 기업 인력난 심화

극심한 인력 부족은 기업 파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조사전문기관인 테이코쿠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 어려움, 직원 퇴직, 급여 인상 등 노동력 부족 문제로 파산한 기업은 342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배 증가한 규모로,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파산의 원인 중에는 '채용의 어려움'이 전년 동기 대비 96.5% 증가 1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99건, 물류업이 46건, 음식점 16건 순으로 노동집약적인 산업에서 주로 발생했다.

고용 관련 지표도 악화됐다. 4월 기준 일본 산업의 고용지수(DI)는 -37로 3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치가 낮을수록 인력 부족을 호소한 기업이 많다는 의미로, 마이너스 수준은 인력 부족이 단기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심화됐음을 보여준다. 같은 달 구직자 1명당 구인 비율도 1.26으로, 일자리 수가 구직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겉보기에는 일자리 매칭이 어느 정도 이뤄진 듯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적합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인건비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의에 의하면 지난해 평균 임금인상률은 5.5%로 2년 연속으로 5%대를 기록했다. 조합원 수 300명 미만의 중소기업도 5.1%의 임금 상승률을 기록해, 1992년 이후 33년 만에 5%대를 돌파했다. 연합회는 "일손 부족 및 인력 누수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대기업에 비해 자금적 여유는 적지만, 인재 확보의 필요성이 절박해진 만큼 높은 임금 인상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日 정부 외국인 규제 강화에 '엇박자' 우려도

산업 현장에서 인력난이 심화하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달 근로시간에 대한 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해결에 팔을 걷어붙였다. 2019년에 제정된 '노동방식개혁법'은 연간 노동시간을 720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무 자동화 등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노동시간을 연장하는 것만으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일손이 부족한 부문은 소프트웨어에 거의 투자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재무성에 따르면 식음료 및 숙박 부문의 직원 1인당 소프트웨어 자산은 2만 엔(약 18만원), 의료 및 복지 부문은 5만 엔(약 47만원)으로 업계 평균(45만 엔·약 425만원)보다 훨씬 낮다.

최근에는 일본 정부가 체류 외국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러한 정책이 인력난 해소 노력과 상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일 다카이치 총리는 외국인 정책과 관련해 "속도감을 가지고 재검토를 진행해 주길 바란다"며 기존 정책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최근 엔저 등으로 일본에 체류하는 외국인과 방일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증하면서 일부 외국인의 불법 행위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과 맞물려 있다. 다카이치 총리와 자민당을 지지하는 보수층 사이에서 외국인 정책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이를 통해 지지율을 높이고 정치적 기반을 강화하려는 정치적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규제 일변도의 외국인 정책 강화가 적지 않은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그동안 일본은 외국인을 유치해 인력 공백을 메워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체류 외국인의 26%가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의료·복지·건설·호텔 등 업종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일본 종합연구개발기구(NIRA)의 야나가와 노리유키 교수는 "일본이 노동력 감소와 고령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근로자 수요를 외면할 수 없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외국인 규제 강화는 노동 현장의 혼란을 키워 나라 경제와 국민 생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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