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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의 역풍, 동맹국 경기 후퇴·美 부담 누적 속 중국만 외연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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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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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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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후폭풍, 세계 경제에 연쇄 충격
美소비자·기업도 비용 부담, 대외·대내 양쪽서 제동
중국은 관세 장벽 넘어 세계 무역 시장 재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당초 의도와 달리 미국 내부 비용과 동맹국의 성장 모멘텀을 동시에 잠식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주요 교역국의 경제지표가 일제히 후퇴하며 관세 충격이 본격화했고, 그 부담은 자국 소비자·기업 전반으로 확산되며 정치적 리스크로 전이되고 있다. 반면 관세 정책의 핵심 표적인 중국은 수출 시장 다변화와 보조금 기반 산업전략을 결합해 무역흑자를 확대하며 오히려 외연을 넓히고 있다. 미국이 동맹과 자국민의 반감을 감수하며 비용을 떠안는 동안, 중국은 관세 체제를 우회하며 영향력을 확대하는 역전된 구도가 선명해지는 양상이다.

주요국 경제지표 일제히 악화

17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된 스위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5% 감소했다. 이는 블룸버그 예상치(0.1% 감소)보다 한층 악화한 것으로, 2023년 2분기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39%에 달하는 미국의 상호관세로 인해 시계·초콜릿 등 주요 품목 수출이 급감하며 수출 중심 경제인 스위스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같은 날 발표된 일본 3분기 GDP 역시 전 분기 대비 0.4% 감소해, 작년 1분기 이후 6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수출이 1.2% 감소했는데, 올해 초 증가세를 보이던 자동차 수출이 급감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해 수출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지난 7월 일본은 5,500억 달러(약 805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를 포함하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통해 승용차 관세를 기존 27.5%에서 15%로 낮췄으나 이 관세율 역시 일본 경제에 상당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13일 발표된 영국 3분기 성장률 역시 0.1% 성장에 그친 가운데 예상치(0.2% 성장)와 2분기(0.3% 성장)를 모두 밑돌며 성장세가 확연히 둔화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성장률은 1분기 0.7%, 2분기 0.3%보다 둔화된 수치로 영란은행(BOE)과 시장 전문가들이 제시했던 전망치 0.2%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대미 수출이 11% 감소한 가운데 2022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발목을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해방의 날(Liberation Day)' 선언과 함께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상호관세 부과를 천명했지만 협상 지연으로 시행을 미뤄오다 지난 8월 7일부터 이를 전면 시행했다. 이에 따라 3분기 경제지표에 관세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이 둔화되면서 각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됐다"며 "관세로 인해 상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두고 일본 매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와 제재를 외교 지렛대로 활용하면서 동맹국에 사실상 ‘경제적 조공’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브라흐마 첼라니 인도 정책연구센터 교수는 일본 닛케이아시아에 기고한 논평을 통해 “트럼프 정부는 관세를 협박 도구로 사용해 양보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세계 각국을 상대로 관세와 안보 위협 등을 앞세워 원하는 바를 달성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첼라니 교수는 “참여국을 ‘부채의 덫’에 빠뜨린 중국 외교가 반발을 불렀던 것처럼 트럼프 정부의 일방적인 모습도 거센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 기업·소비자 부담도 가중

실제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운 관세 정책의 명분은 미국 우선주의였으나, 현실은 동맹국 및 주요 교역국의 부담은 물론, 미국 소비자와 기업이 떠안는 부담도 수용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이 9,000개 기업에서 활동하는 1만5,000명의 애널리스트들이 제공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관세로 인해 올해 전 세계 기업들이 추가 부담할 비용만 1조2,000억 달러(약 1,70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대니얼 샌드버그는 "이 1조 달러대 압박의 요인은 광범위하다"고 평가했다. 관세와 무역장벽은 공급망에 세금으로 작용해 정부로 기업 자금이 흘러가고 여기에 물류 지연과 운송비 상승이 기업 부담을 심화시킨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중국과 홍콩에서 들여오는 800달러(약 117만원) 이하 소액 소포에 대한 면세 혜택을 중단한 것이 전환점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후 미국 정부는 모든 국가로부터 들어오는 소액 소포에 대해 8월 말 면세 혜택을 없앴다. 샌드버그는 "(관세) 면제 조치가 종료되자 해운 데이터, (기업) 실적 보고서 등에 충격파가 나타났다"고 짚었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수출 업체들이 더 큰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S&P 글로벌의 이번 분석에 따르면 보수적으로 추정했을 때 관세 비용의 약 3분의 1만 기업들이 감당하고 나머지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으로 관측된다. 골드만삭스도 트럼프 관세로 발생하는 비용이 55%는 소비자, 22%는 미국 기업, 18%는 해외수출업체가 부담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일부 관세가 이제 막 시행된 만큼 단기적으로는 미국 기업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CNBC는 온라인 대출 업체 렌딩트리 추산 결과, 관세로 미국 소비자와 소매업체의 비용 부담이 59조원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특히 미국인들은 관세로 인해 1년 전보다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연휴 때 1인당 19만원씩 오른 선물 비용을 감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그룹은 미국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부담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관세 부담 중 소비자가 진 비율은 20~30%에 불과했고 기업이 약 3분의 2를 맡아 왔지만, 몇 달 안으로 소비자의 부담 비율이 60%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세발 물가 상승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14∼17일 미국 성인 1,0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3%포인트),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8%를 기록했다. 이는 이달 초 조사에서 기록한 40%보다 2%포인트 낮은 수치로, 집권 2기 초반 지지율인 47%에서 총 9%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재집권 이후 최저치다.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물가 문제에 대해 높은 우려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를 잘 관리하고 있다고 본 응답자는 26%로, 이달 초 조사 당시 29%에서 더 하락했다. 반면 물가 관리를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65%로 크게 높았다.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약 3분의 1은 관세 정책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은 수출 다변화로 무역흑자 1조 달러 돌파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과 자국민의 지지를 잃는 사이, 관세 정책의 사실상 최대 표적인 중국은 1조 달러(약 1,450조원)에 달하는 무역흑자를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 세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무역흑자는 지난해 9,900억 달러(약 1,430조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1조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 1~10월 중국의 무역흑자는 7,850억 달러(약 1,130조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170개 이상 국가를 상대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으로, 그간 미국이 중국에 요구해 온 근본적인 경제구조 변화는커녕 글로벌 무역 시장에서 오히려 몸집을 더 불리고 있는 셈이다.

미국은 그동안 관세를 통해 중국이 수출 중심에서 소비 중심 경제로 바뀌도록 유도하려 했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이 14억 자국민의 소비를 억제하는 중상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의료·사회복지 시스템을 개편해 소비를 늘리고, 미국과 세계 각국에서 더 많은 상품을 사들이도록 만들려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전략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본다. 여기엔 중국의 대응이 미국의 예상을 벗어난 영향이 컸다.

중국은 관세를 부과받은 거의 모든 무역 상대국과 달리, 희토류 금속 독점권으로 미국 기업들을 압박하고 미국산 대두 구매를 중단하는 등 자체 강경 대응 조치를 취했다. 지난 4월에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145%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125%의 관세로 맞대응했다. 이후 지난 5월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협상에서 양국은 90일간 관세를 각각 30%와 10%로 낮추는 휴전에 합의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 한국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의에서 양국의 상호 보복관세 부과를 1년간 유예하기로 합의했으나, 중국의 근본 경제구조 문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실제 6개월 넘게 이어진 미국의 고율 관세에도 중국의 수출은 흔들리지 않았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10월에 전년 같은 달 대비 25% 급감해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오히려 미국 외 시장에서 폭발하는 성장세를 보이며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지난 8월 인도의 대중국 수입액은 125억 달러(약 17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아프리카 수출 물량은 해마다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 시장 판매액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정점을 넘어섰다. 이런 흐름은 신흥 시장에만 멈추지 않고 한국과 일본, 대만을 포함한 선진 북아시아 시장 수출 또한 팬데믹 시기 고점을 웃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이 전 세계를 '차이나 쇼크 2.0'의 공포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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