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발언에 추가 보복 예고한 중국, 수산물·소고기 이어 '희토류 금지' 카드도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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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다카이치 발언은 내정 간섭" 강력 반발 "日에 대한 보복 조치 수단, 여전히 풍부" 가장 강력한 조치인 희토류 제재 고려도

중국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무력 침공 시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아 전방위적 대일 보복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일본산 수산물과 소고기 수입을 제한하는 한편, 중·일·한 문화장관회의를 연기하며 주요 인사 간 소통 채널도 차단했다. 여기에 희토류 수출 금지라는 강력한 카드까지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中, 3개국 문화장관회의 연기하며 초강수
2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일본 교도통신 등은 오는 24일 마카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5년 한·중·일 문화장관회의가 중국 측 요청으로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일본 지도자가 대만 문제와 관련해 공공연히 극도로 잘못된 발언을 해 중국 인민의 정서를 상하게 하고, 전후 국제질서에 도전했다”며 “일본이 3국 간 협력의 근간과 신뢰 분위기를 훼손해 관련 회의의 개최 요건이 일시적으로 충족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갈등의 발단은 7일 다카이치 총리가 내놓은 발언이다. 당시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해 “군함을 동원한 무력행사가 수반된다면, 이는 일본의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존립위기 사태란 일본이 직접 공격받지 않더라도 주변 안보 상황이 일본 국민과 영토에 중대한 위협이 될 경우,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개념이다. 중국은 이 발언을 내정 간섭으로 규정하고 연일 고강도 비난을 쏟아내고 있으나, 다카이치 총리는 발언 철회 요구를 일축한 상태다.
이에 중국 당국은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유학생·연수자 파견도 신중히 검토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번 연기 조치도 대(對)일 압박의 연장선에 있다. 2007년부터 매년 순환 개최돼 온 3국 문화장관회의의 올해 개최국은 중국이었다. 여기에 더해 중국 언론들은 정부의 후속 조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일본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중국의 선택지는 매우 풍부하다”며 “중국의 핵심 이익을 침해하는 어떠한 행위도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日 UN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입에도 제동
실제로 중국의 대일 제재는 전방위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 19일 중국 정부는 정식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를 통보했다. 당초 중국은 지난 2023년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자, 자국의 공중 보건과 식품 안전을 이유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후 지난 5일 중국은 홋카이도산 냉동 가리비 6톤(t)을 들여오며 2년여 만에 수입을 재개했지만, 2주 만에 오염수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다시 수입을 중단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일본은 중국으로 수출되는 수산물의 감독 책임을 이행하며 제품의 품질과 안전을 보장하기로 약속했다"며 "이는 일본 수산물이 중국으로 수출되는 전제조건임에도 일본은 현재 약속한 기술적 자료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중국 민중의 강한 분노를 일으켜 현 상황에서는 일본 수산품이 중국으로 수출되더라도 시장은 없을 것"이라며 "발언 철회가 없이는 ‘단호한 대항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산 소고기의 중국 수출 재개를 위한 협의 역시 중국 측 의향에 따라 중지됐다. 일본산 소고기 수입 문제는 24년 넘게 이어져 온 민감한 사안이다. 2001년 일본에 광우병 확진 사례가 보고되면서 중국은 일본산 소고기의 수입을 전면 제한했다. 이후 장기간 논의 끝에 올해 7월 '동물 건강 및 검역 협정'이 발효되면서 수출 길이 열렸다. 하지만 현재 중국이 수출 재개 전 일본에 기술적 자료 제출과 안전·품질 보장 조치 이행을 요구하고 있어 실제 재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중국은 역사 문제에서도 맞불을 놨다. 환구시보는 최근 ‘류큐학 연구가 왜 중요할까’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메이지 유신 이전 ‘류큐’라는 이름의 독립왕국이었던 오키나와를 집중 조명했다. 특히 류큐 왕국이 1372년 명나라와 조공·책봉 관계를 맺었던 사실을 강조하며 일본을 자극했다. 일본의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푸충 UN 주재 중국대표부 대사는 18일 UN 총회 안보리 개혁 토론에서 다카이치 총리 발언을 문제 삼으며 “일본은 상임이사국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일본의 中 희토류 의존도 60%, 완전한 자립 한계
현재 중국이 남겨둔 가장 강력한 대응 수단은 희토류 수출 금지지만, 이 역시 발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이미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 당시 중국으로부터 희토류 수입이 사실상 중단되는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이 사태를 계기로 당시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호주의 희토류 전문 광산 및 가공 기업인 라이너스(Lynas)에 2억5,000만 달러(약 3,700억원)를 공동 투자하며 독자적인 공급망 확보에 나섰다. 올해 3월에는 프랑스 기업 카레스테르(Carester)에 1억 유로(약 1,700억원)를 추가로 출자하는 등 공급처 다변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생산 공정을 자국으로 끌어오는 ‘공정 내재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희토류를 가공해 합금이나 고성능 자석을 만드는 핵심 공정을 일본 내에서 직접 수행하도록 해 공급 차질에 대비한 완충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히타치금속 등 일본 제조사들은 자동차·전자·로봇 산업에 쓰이는 자석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정부 산하 일본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도 희토류를 전략적으로 비축하며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일본미나미토리시마 인근 해역에서 희토류 시범 채굴을 시작한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일본의 희토류 중국 의존도는 2010년 90%에서 최근 60% 안팎까지 낮아진 상태다. 다만 고순도 화합물 등 일부 품목은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높고 정련 공정 상당 부분이 중국에 남아 있어 완전한 자립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했을 때도 자동차용 전기모터에 필요한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 공급이 일시적으로 지연되면서 일부 전기차 생산 계획이 연기되는 등 자동차·배터리·모터 제조사들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