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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희토류 수출 통제, 성장과 부담이 갈라놓은 생산국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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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onths 1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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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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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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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과학의 언어로 읽고, 사실 위에 통찰을 더하는 글을 전합니다. 복잡한 현상 속에서 본질을 찾아 독자와 함께 사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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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통제의 산업·지역 재편 효과
중국 중심 구조, 비중국 공급 확대의 충돌
내부 조정 역량이 좌우하는 생산국 성과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희토류 수출 제한이 산업 질서를 빠르게 뒤흔들고 있다. 2025년 중국 주요 희토류 기업의 1~3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280% 늘었고 가격지수도 약 40% 상승하며 시장 반응이 즉각 나타났다. 이 흐름은 수출 제한이 단순한 외교 압박 카드가 아니라 생산국의 경제·산업 구조를 동시에 움직이는 정책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광산 지역에서는 작업 환경 악화, 광석 가격 하락, 환경 피해 등 조용한 부담이 쌓이고 있다. 희토류가 전기차·풍력·방산 산업의 핵심 소재로 자리 잡는 가운데, 생산국 내부에서는 소득 배분과 산업 권한이 재편되는 변화가 더 크게 진행되고 있다.

지역 불균형을 드러낸 인도네시아 모델

인도네시아는 수출 제한의 효과가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난 대표적 사례다. 2014년 니켈 원광 수출 금지 이후 니켈 지역 고용은 약 3% 증가해 지역당 3,400명, 전체 5만8,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반대로 보크사이트 지역은 약 1.5%, 2만3,000개의 일자리가 줄어 같은 정책이 산업 구조·투자 흐름에 따라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변화는 특정 지역에 제련·가공 시설이 얼마나 신속히 들어오느냐가 성장 효과를 가르는 핵심 변수임을 시사한다.

2023년 인도네시아는 세계 생산량의 절반에 가까운 180만 톤을 채굴하고 제련·산업단지에 300억 달러(약 40조원)를 유치하며 국가 수출 구조를 고도화했다. 철강 산업 부가가치도 2011~2020년 약 5.6% 증가했고, 전체 수출 내 부가가치 비중은 약 1.1% 확대됐다. 이러한 수치는 정부가 강조하는 ‘업스트림 → 다운스트림’ 전환이 일정 수준 성과를 냈다는 근거로 제시된다.

하지만 지역 주민의 삶은 큰 폭으로 개선되지 않았다. 중부 술라웨시 산업단지에서 3만8,000명이 일해도 빈곤율은 15%에서 12%로만 낮아졌고, 수질 훼손·노동조합 부재·작업 위험은 계속됐다. 산업단지 확장 과정에서 외국인 노동자 비중이 늘어난 점도 지역 고용 확대를 제한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생활 여건 개선보다 산업단지 자체의 생산량 증가가 우선시된 구조가 이어지면서 ‘국가 성장’과 ‘지역 복지’가 따로 움직이는 현상이 심화됐다. 인도네시아 사례는 수출 제한이 지역경제 활성화의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인도네시아 니켈·보크사이트 생산·수출 추이(2009~2023)
주: 제련소 가동 확대로 니켈은 생산·수출이 회복됐지만, 보크사이트는 수출 규제 이후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중앙집권형 희토류 체제의 중국식 구조

중국은 희토류 산업을 두 개의 국유 지주그룹 중심으로 통합하며 산업 전반을 다시 설계했다. 정제·분리 공정의 약 90%와 영구자석 생산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중희토류·완제품 자석 수출 허가제와 엔지니어 해외 지원 금지까지 도입했다. 2023년 핵심 기술 수출 금지가 추가되면서 산업의 전략적 가치가 국가 안보·공급망 정책과 결합되는 양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이는 단순한 규제가 아닌 채굴–가공–수출 전 단계를 하나의 관리체계로 통합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공급·기술·노동력의 3가지 축을 동시에 조정하며 가격·생산량·대외 전략을 중앙정부가 직접 다루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가격 흐름 역시 중앙집중형 구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2024년 말~2025년 중반 희토류 가격지수는 약 40% 상승했고, 한 경희토류 기업의 농축물 가격은 톤당 1만6,700 위안(약 320만원)에서 2만6,000 위안(약 500만원)으로 뛰었다. 대형 국유기업 순이익은 280%, 200% 증가하며 수출 제한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했다. 반면 규제 강화로 소규모 광산은 문을 닫았고, 미얀마 공급 차질까지 겹치며 지역 광산의 부담이 더 커졌다.

주요 채굴지에서는 토양·수질 오염, 폐석 처리 문제, 안전사고 위험이 확대되며 지역 공동체가 떠안는 비용도 커졌다. 산업의 외형 성장과 주민 생활의 리스크가 함께 커지는 ‘양극 구조’가 심화된 것이다. 중국의 사례는 희토류 전략이 대외 경쟁이 아니라 내부 산업 질서 재편에 더 큰 초점을 둔 정책임을 보여준다.

수출 규제가 산업별 고용에 미친 영향
주: 니켈 지역은 제조·서비스 고용이 늘었으나, 보크사이트 지역은 광업 고용이 감소하는 등 지역별 효과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중국 공급 확대로 재편되는 글로벌 균형

글로벌 시장에서도 희토류 공급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미국·유럽연합(EU)·일본·호주는 광산·분리·자석 공장 투자를 늘리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주요 전망에 따르면 2030년 비중국 공급은 전 세계의 35~40%까지 확대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수급 변화가 아니다. 가격 결정구조·산업 투자·기술 이전까지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전환이다.

특히 미국과 EU는 ‘친환경 공급망 규범’까지 함께 제시하며 공급망 구축 과정에서 노동·환경 규제를 결합하려는 시도를 강화하고 있다. 미얀마 중희토류 공급 차질도 비중국 공급망 확보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변화는 중국 중심 희토류 질서가 균열을 맞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급원이 넓어질수록 중국이 가질 수 있는 가격 지렛대는 줄어들고, 시장 경쟁 구도는 다극화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각국은 자국 산업단지·제조기업·기술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제련·가공 생태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희토류가 ‘전략 자산’이자 ‘산업 안보 기반’으로 다뤄지며 정책적 무게도 커졌다.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는 생산국 내부 투자 구조와 산업 전략에도 영향을 주며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외부 환경이 변할수록 생산국 내부의 대응 속도와 조정 능력은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된다.

산업 지속성을 가르는 내부 조정 역량

희토류 전략의 성패는 외국과의 경쟁보다 생산국 내부에서 이익과 부담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각국이 추진하는 수출 제한은 쿼터 배분·최저임금·안전 규정·오염 모니터링·지역 지원 체계와 결합될 때 효과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생산국 내부에서 채굴 지역에 부담이 집중되면 사회적 비용이 커지고, 산업 확장도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희토류는 지역 생태계 피해가 누적될 가능성이 높아, 장기적 관점에서 환경 리스크 관리가 산업 유지 조건이 된다. 인도네시아의 ‘다운스트림 보호→효율성 저하’ 사례처럼, 산업 보호 정책이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저하를 부르는 역효과를 낳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정책 조정은 산업 전략의 핵심 축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국가가 수출 제한으로 얻는 이익이 지역 사회·노동자·중소 채굴업체에게 얼마나 공정하게 분배되는지는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내부 조정이 실패하면 편익은 대기업·정치권으로 집중되고 비용은 지역 공동체에 남는 구조가 고착된다.

반대로 조정 능력을 확보하면 희토류 전략은 산업 경쟁력, 지역 성장, 환경 안정성을 함께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 앞으로의 희토류 전략은 “가격 지렛대의 힘”이 아니라 “내부 조정 역량의 질”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Who Wins When Rare Earth Export Restrictions Bit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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