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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충격을 견디는 통화정책, 왜 ‘모형 다변화’가 기준이 되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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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onths 1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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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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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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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과학의 언어로 읽고, 사실 위에 통찰을 더하는 글을 전합니다. 복잡한 현상 속에서 본질을 찾아 독자와 함께 사유하겠습니다.

수정

단일 모델 기반 예측 실패에 따른 정책 판단 불안정 심화
금리 규칙 다중 모형 전환, 안정성 확보 구조 개편 시급
정책 운영·교육·소통 영역 불확실성 중심 재설계 필요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2년 유로 지역 인플레이션은 전망보다 약 8%포인트 높게 치솟았다. 중앙은행이 단일 모델에 기대 정책을 설계해 온 방식이 현실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사실이 나타난 순간이었다. 예측이 크게 빗나가자 실질소득 감소가 가속됐고, 정부·기업·가계는 임금·계약·부채 계획을 다시 짜야 했다.

충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인플레이션이 2022년 8.8%에서 정점을 찍은 뒤 2025년에는 4~5%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지만, 예측 실패는 중앙은행의 분석 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계기가 됐다. 반복되는 오차는 정책 신뢰를 약화시키며 더 큰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

이 흐름은 오래된 전제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하나의 모델로 경제를 설명할 수 있다는 믿음은 설득력을 잃었고, 정책의 토대 역시 새로운 분석 틀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예측 실패가 보여준 단일 모델 의존의 구조적 한계

유럽의 인플레이션 전망이 큰 폭으로 빗나간 핵심 배경에는 단일 모델이 충격 변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초기 오차의 약 4분의 3이 에너지 가격과 기타 공급 충격에 대한 잘못된 가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되며, 전제가 조금만 어긋나도 정책 판단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취약성이 분명해졌다.

유럽중앙은행(ECB) 분석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인플레이션 전망은 약 1년 정도까지는 의미를 지녔지만, 4~8개 분기만 지나도 예측력이 사실상 사라졌다. 2021년 12월 전망 역시 2022~2023년 인플레이션 급등을 3.5~5%포인트 놓치며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는 구조적 약점이 확인됐다.

이 결과는 단일 모델을 중심에 둔 정책 체계가 충격 상황에서 빠르게 무력화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오차의 비용은 정부와 시장, 가계로 확대됐고, 경제 전반으로 부담이 번졌다. 자연스럽게 정책 설계의 초점을 불확실성 자체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유로지역 인플레이션: 2021년 12월 전망치와 실제 결과 비교
주: 2021년 전망은 정확했으나, 2022~2023년 인플레이션 급등은 3.5~5%p 크게 빗나가 단일 모델 기반 예측의 한계를 보여준다

모형 다변화 접근의 부상과 정책 설계 재편

기존 체계는 하나의 경제모형에 금리 정책을 걸어두는 방식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여러 모형을 동시에 검증해 공통된 신호를 뽑아내는 방식이다. 단일 모형을 세밀하게 다듬는 접근으로는 반복되는 예측 실패를 막기 어렵다.

거시 경제 모델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29개 구조적 모형을 활용한 분석은 이 전환의 필요성을 더욱 분명히 했다. 마찰 구조·기대 형성·보정 방식이 제각각인 모형에 동일한 금리 규칙을 적용해 비교한 결과, 다변화 기반 규칙은 단일 모형의 최적값보다 조정 폭이 안정적이었고 과도한 반응을 줄였다. 일정 수 이상의 모형을 포함하면 계수가 한 지점으로 수렴하며, 충격 상황에서도 방향성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정책 관점에서도 메시지는 뚜렷하다. 단일 모형의 숫자 하나를 기준으로 정책을 설계하는 시대는 끝났다. 여러 모형에서 동시에 오류를 최소화하는 규칙을 찾는 것이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예측을 정교하게 만드는 것보다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모형 수 확대에 따른 정책 계수 수렴 추정
주: 더 많은 모형을 포함할수록 인플레이션·성장 반응 계수가 안정적인 값으로 수렴하고 불확실성 구간도 축소된다.

머신러닝이 보여준 다중 모형 방식의 실증적 근거

다중 모형 결합 방식이 단일 모형보다 예측력이 안정적이라는 사실은 머신러닝 연구에서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 PLOS ONE 논문은 의사결정나무(decision tree)를 여러 개 결합한 기법이 단일 모형보다 오류가 적었다고 보고했다. 「Journal of Machine Learning Research」는 랜덤 포레스트(Random Forest)가 단순 배깅(bagging: 여러 모형을 평균하는 방식)보다 편향과 분산을 함께 낮추며 예측의 흔들림을 줄인다는 점을 제시했다.

2025년 「Applied Sciences」에 실린 교육 데이터 분석에서도 같은 패턴이 나타났다. 다중 모형 결합 방식으로 구성된 예측 모형은 학생 성취도 분석에서 결정 계수(R²) 약 0.93을 기록했고, 단일 모형과 기본적 결합 기법보다 압도적으로 우수했다. 다양한 모형의 강점을 동시에 활용할 때 예측 성능이 안정적으로 올라가는 흐름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통화정책 판단 역시 이 원리에서 벗어날 이유가 없다. 충격이 어디서 발생하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여러 모형의 오차가 서로 상쇄되는 구조가 정책의 변동성과 예측 실패 가능성을 줄여준다. 이 방식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제 환경에서 정책 안정성을 유지하는 핵심 기반이 된다.

정책 운영·교육·의사소통을 포함한 제도 전환의 필요

정책 판단 체계가 복잡해지는 현실을 감당하려면 제도 전반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편해야 한다. 유로 지역의 경험은 인플레이션 전망이 약 1년 정도까지는 의미가 있지만 그 이후에는 단일 수치가 현실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단일 예측값 중심의 관행을 계속 유지하면 같은 실수가 반복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따라 예측 범위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식이 필수적인 과제로 떠올랐다. 팬 차트(fan chart)와 시나리오 밴드(scenario band)는 여러 가정과 모형에서 도출된 결과의 범위를 한눈에 보여주는 도구다. 인플레이션이 에너지 가격 안정 이후에도 목표를 넘길 위험을 직관적으로 드러내며, 정책 판단의 사각지대를 줄여준다.

교육과 훈련 체계도 달라져야 한다. 대학원 강의와 중앙은행 연수 과정이 여전히 하나의 모형에서 최적 계수 찾기에 머무른다면 예측 실패는 구조적으로 반복된다. 서로 다른 가정을 가진 모형을 동시에 다루며 다양한 환경에서 정책 규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평가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이를 뒷받침하는 ‘모형 라이브러리(model library)’는 구조적·준구조적 모형을 한곳에 모아 비교·검증하는 핵심 기반으로 재정비돼야 한다.

내부 의사결정 과정 또한 같은 방향으로 조정돼야 한다. 금리 규칙 하나를 두고 모형 라이브러리 전체에서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지, 단일 모형의 권고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즉시 비교해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기술적 개선 수준에 머무는 일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다루는 방식 전체를 새로 구축하는 작업이다. 앞으로 중앙은행의 판단 기준이 바뀔 전환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변화를 늦출 이유는 더 이상 없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Why Ensemble Monetary Policy Should Replace Single-Model Dogma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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