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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호황' 속 급성장하는 범용 D램 시장, 삼성전자 수혜·中 CXMT 등은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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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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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I發 범용 D램 공급 절벽에 '미소'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도 포트폴리오 재편 박차
中 CXMT, DDR5 개발 박차 가하며 경쟁력 확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2030년까지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인공지능(AI)발(發)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범용 D램 수요가 폭증하면서 메모리업계가 본격적인 '호황기'를 맞이한 것이다. 이 같은 시장 변화의 최대 수혜자로는 삼성전자가 지목되며, 마이크론·SK하이닉스·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도 최근 가격이 폭등한 범용 D램 경쟁력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삼성전자, 메모리 호황 타고 급성장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각)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데이터M 인텔리전스(DataM Intelligence)'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메모리 시장 규모는 2022년 1,785억 달러(약 263조원)에서 오는 2030년 4,559억 달러(약 672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러한 성장세의 근원지는 단연 AI와 데이터센터다. 과거 스마트폰과 PC가 메모리 시장을 견인했다면, 이제는 생성형 AI 학습을 위한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한 것이다.

메모리 호황의 최대 수혜자로는 메모리 생산 능력과 포트폴리오 유연성이 가장 큰 삼성전자가 꼽힌다. 글로벌 시장을 휩쓴 AI 열풍은 범용 D램의 가격 급등을 야기했다. 메모리 제조사들이 한정된 D램 생산 물량을 HBM에 집중한 상태에서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결과다. 이에 삼성전자 D램 판매 실적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삼성전자의 D램 매출은 135억 달러(약 19조8,370억원)로 전 분기 대비 30.4%(31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 전체 매출 규모 자체는 SK하이닉스(137억5,000만달러)에 소폭 뒤졌지만, 증가 금액은 SK하이닉스의 2배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메모리 시장 전반의 경쟁 구도가 뒤집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1분기 SK하이닉스에 33년 만에 D램 1위를 내줬으며, 2분기에는 전체 메모리 시장 1위까지 뺏긴 바 있다. 하지만 메모리 호황이 본격화한 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는 중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4분기 18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15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66%, 지난해 동기 대비 422% 급증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4분기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 1위 자리를 탈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마이크론·SK하이닉스의 '전략 변경'

서버용 메모리 제품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며 삼성전자 외 메모리 업체들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변화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최근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사업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소비자용 메모리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상대적으로 마진이 낮은 소비자 제품군을 정리하고 폭증한 기업용 AI 메모리 수요를 흡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단 전략이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글로벌 3대 메모리 기업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최근까지 HBM 생산 확대를 위해 주요 고객사들에 범용 D램 공급 축소 방침을 잇달아 통보해 왔으나, 범용 D램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자 전략을 일부 조정하는 분위기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현재 웨이퍼 기준 월 2만 장 수준인 1c D램 캐파(생산 능력)를 내년 말까지 최대 월 19만 장 규모로 확대할 전망이다. 주요 생산 거점은 이천 M14·M16이며, 청주 M15X에도 1c D램 라인을 일부 도입한다. SK하이닉스의 1c 공정은 HBM이 아닌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LP(저전력)DDR5X, G(그래픽)DDR7 등 범용 D램 제조에 활용된다.

범용 D램의 수요처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도 관측되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범용 D램을 모바일·PC 중심으로 공급해 왔으며, 차량용 비중은 삼성전자·마이크론·키옥시아 대비 상당히 낮았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차량용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현재 자동차 업계에서 발생 중인 차세대 커넥티드 카(Connected Vehicles) 및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개발을 위한 메모리 수요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DDR5에 힘 싣는 中 반도체업계

중국 반도체 기업들도 범용 D램 기술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CXMT는 지난달 23일 베이징에서 개막한 ‘IC 차이나 2025′ 행사에서 DDR5, LPDDR5X 제품 7종의 실물을 공개했다. DDR5는 PC나 서버, LPDDR5X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에 들어가는 최신 규격의 D램이다. DDR5 개발에 어려움을 겪으며 DDR4 등 구세대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식으로 점유율을 높이던 중국 업체들이 최신 세대의 메모리 반도체를 본격 공개한 것이다.

CXMT는 DDR5 제품의 최고 속도가 초당 8,000Mb(메가비트)로 전 세대 제품(6,400Mbps) 대비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LPDDR5X 제품의 최고 속도는 1만667Mbps로 시중의 제품과도 밀리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선단 공정 경쟁력까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시장에서 주력으로 판매되는 제품들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 추격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수율(정상품 비율) 등은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어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CXMT를 비롯한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메모리 호황의 혜택을 오롯이 누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경쟁사들을 따라잡기에는 기술력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씨티(Citi)의 애널리스트들은 CXMT가 내년까지 DDR5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릴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해당 제품들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제품과 비교해 전력 소비(power consumption)와 폼팩터(form factor) 측면에서 여전히 성능이 뒤처진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의 대중(對中) 기술 통제도 문제다. 미국의 강경한 제재는 수년째 중국의 첨단 반도체 장비 확보 경로를 차단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5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당국자들이 CXMT를 더 엄격한 제재 대상인 '엔티티 리스트(Entity List·수출 통제 명단)'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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