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전담 조직 띄운 오픈AI, 슬랙 출신 CRO 영입으로 수익화 체제 공식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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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중심 운영 방식, 매출 중심 전환 장기 적자 전망에 반복되는 버블 논란 상장 추진으로 ‘AI 거품’ 시험대 올라

오픈AI가 외부 인사를 전격 영입하며 기술 중심 운영에서 매출 전담 체계로의 전환을 본격화했다. 기업용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를 실제 매출로 연결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오픈AI가 직면한 재무 부담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높은 비용 구조를 이유로 장기간 적자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고, 오픈AI가 추진 중인 상장 논의 역시 기대와 경계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실적 호황 이면 재무 부담 확대
9일(이하 현지시각) 오픈AI는 공식 성명을 내고 “슬랙 테크놀로지스 최고경영자(CEO) 출신 데니스 드레서를 영입, 최고매출책임자(CRO)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피지 시모 오픈AI 애플리케이션 부문 CEO 역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리는 AI 도구를 모든 산업 분야의 수백만 명의 손에 쥐여 주는 길목에 있다”고 말하며 “드레서 CRO는 이미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본 경험이 있는 만큼 우리가 AI를 기업에 유용하고 믿음직한 도구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픈AI가 수익 창출 역량을 최우선 과제로 재설정한 배경에는 급증하는 비용 구조가 자리한다. 기술 블로거 에드 지트론이 확보해 공개한 내부 유출 문서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오픈AI로부터 4억9,380만 달러(약 7,200억원)의 수익 배분금을 받았는데,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수익 배분이 8억6,580만 달러(약 1조2,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오픈AI가 매출의 약 20%를 파트너 측에 배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1~3분기 오픈AI 매출은 43억 달러(약 6조3,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수치는 일견 실적 향상으로 읽히지만, 그 이면에서는 추론 비용이 매출을 훌쩍 웃도는 규모로 증가해 현금 유동성에 대한 부담이 누적되는 구조가 확인됐다. 추론 비용은 이미 학습된 모델이 사용자 요청을 처리할 때 발생하는 실질 연산 비용으로, 기업용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와 챗GPT 운영의 핵심 지출 항목이다. 오픈AI는 2024년 한 해 동안 AI 모델 추론에 38억 달러(약 5조5,000억원)가량을 사용했고, 올해 들어서는 첫 9개월간 86억5,000만 달러(약 12조7,000억원)를 지출했다. 매출 증가보다 비용 증가가 더 빠르게 진행되는 ‘역전 현상’이 재무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인프라 지출 속도다. 오픈AI는 오는 2030년까지 연간 2,000억 달러(약 294조원) 매출을 목표로 제시하면서도 같은 기간 서버 비용만 누적 4,500억 달러(약 66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밝힌 바 있다. 서버 확충과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데이터센터 건립 등 인프라 투자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만큼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현금 지출과 직결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단순 적자 규모 확대를 넘어 모델 경쟁을 유지하기 위한 운영비 구조 자체가 매출의 증가 속도를 잠식하는 방식으로 형성돼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매출과 손실이 동시에 커지는 상황에서 오픈AI가 기업용 AI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진다. 드레서 CRO는 세일즈포스와 슬랙 통합을 지휘하며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구현했던 경험이 있다. 오픈AI가 그를 통해 기대하는 핵심은 ‘모델 경쟁’의 불확실성을 ‘예측 가능한 매출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AI 모델의 성능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따라 수익 실현을 둘러싼 경쟁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고평가 및 수익 모델 부재 논란 지속
오픈AI의 적자 구조는 단기 조정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단계까지 심화한 상태로 평가된다. 인프라 확장과 모델 개발에 필요한 투입 규모가 매출 증가 속도를 훨씬 넘어서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외부 자금 조달 없이는 운영 부담이 누적되는 상황이 이어지는 실정이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의 투자 라운드 대부분은 컴퓨팅 자원 확보와 데이터센터 증설을 위한 선투입 성격이 강해 성과 창출까지의 시차가 더 길어지는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재무적 압박이 기술 경쟁 심화와 맞물려 비용 회수 가능성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든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대규모 자본 투입 과정에서 제기된 고평가 논란과 순환 투자 의혹도 오픈AI의 장기 재무 전망에 그늘을 드리운다. 지난해 상반기 소프트뱅크의 300억 달러(약 44조원)대 대규모 투자를 계기로 본격화한 오픈AI 고평가 논란은 최근 엔비디아·AMD·브로드컴 등과의 공급·투자 연계 계약 논란을 거치며 다시 증폭되는 분위기다. 투자사가 제공한 자금이 곧바로 반도체 구매나 인프라 확충으로 흘러가면서 실질적 현금흐름 창출은 얕아지고, 지분 구조만 복잡해진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유료 전환 지연도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챗GPT 사용자 기반 확장은 주간실사용자(WAU) 기준 8억 명 이상으로 이미 시장 기대를 크게 넘어선 상황이다. 그러나 유료 가입자 비중은 5% 미만의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유의미한 현금 흐름은 구축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단가 방어가 쉽지 않은 환경에서는 이용자들의 체류 시간이 늘어날수록 손실 규모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모델 운영은 초기 단계에서 반드시 높은 유료화 속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적자 축소까지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AI 버블’ 논의는 단순한 비유를 넘어 오픈AI의 재무 구조에서 비롯된 현실적 문제에 가깝다는 해석에도 무게가 실린다. 기술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과 인프라 투자의 효율성 논란, 수익 창출까지 걸리는 리드타임의 장기화가 동시에 겹치면서 기업 가치가 실제 흑자전환 가능성과 괴리되는 흐름이 더욱 두드러진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유력 매체들도 “오픈AI가 지금과 같은 비용 구조를 유지할 경우, 외부 자본 의존 없이 버티는 건 불가능에 가까울 전망”이라는 평가를 내놓으면서 시장의 우려는 한층 짙어지는 모양새다.

상장 논의 본격화, 기대-경계 공존
이 같은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 속에서 오픈AI는 상장을 통한 분위기 반전을 모색 중이다. 목표 기업 가치는 1조 달러(약 1,470조원)로, 공모 규모는 600억 달러(약 88조원) 내외가 전망된다. 이를 위해 지난 10월 말에는 최대 투자자인 MS와 협약을 체결하고 비영리 재단(PBC)의 통제 아래 공익법인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기업구조 개편 방안을 확정하기도 했다. MS가 오픈AI 이사회의 PBC 설립 및 자본재조정 절차를 지원하고, 해당 PBC에 대한 지분 약 27%를 보유하는 식이다.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으로 기업공개(IPO)를 통한 대규모 자금 확보 가능성을 높인다는 게 오픈AI의 구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오픈AI의 상장이 AI 버블론을 꺼뜨리거나 실재화할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모건스탠리는 “오픈AI를 둘러싼 기업 거래의 흐름은 마치 ‘스파게티 접시’처럼 얽혀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곧 순환적 거래라는 한계를 의미한다”고 짚었다. 공급망과 자본이 동시에 연결되는 이 같은 구조는 단기적으로는 외형 확장에 유리하지만, IPO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투명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회의론적 시각은 실리콘밸리의 평가에서도 드러났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의하면 오픈AI는 지난달 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시리브럴 밸리 AI 서밋’에 참석한 300여 명 창업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비공식 설문에서 '가장 먼저 무너질 가능성이 큰 AI 기업' 순위 2위에 올랐다.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점차 불어나는 적자 규모가 오픈AI에 대한 불안감을 높이는 분위기다. 오픈AI의 현금소모율이 2027년까지 57%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현금소모율은 회사가 일정 기간 운영에 필요한 현금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다만 같은 조사에서 ‘가장 투자하고 싶은 비상장 기업’ 2위 역시 오픈AI가 차지해 기대와 경계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러한 양면적 평가는 오픈AI 상장이 시장 심리를 뒤흔들 핵심 변수임을 보여준다.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그간 회사가 제시해 온 성장 청사진이 현실성을 갖추게 된다. 이는 AI가 ‘돈을 버는 산업’이라는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 반대로 공모 과정에서 수요예측이 부진하거나 밸류에이션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그간 누적된 버블론에 힘이 실린다. 이 때문에 오픈AI의 상장은 단순 자본시장 이벤트를 넘어 AI 산업 전반의 거품 논란을 진정시키거나 더욱 증폭시킬 분수령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