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도발로 亞 안보지형 뒤흔드는 중국, 실제 국방비 5,000억 달러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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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방비, 비공식 항목 많아 정확한 규모 파악 난항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아시아 국가들 군비 증가 대만·필리핀·일본 등 대상으로 '군사 도발' 이어져

중국의 군사력 증강이 가속화되면서 아시아 전체의 안보 지형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중국의 실제 국방비가 정부의 공식 발표를 훨씬 웃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은 남중국해·대만·동중국해에서 연쇄 도발을 이어가며 주변국과의 충돌 위험을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여기에 중국과 인접한 아시아 국가들의 군비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역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中 국방비, 美와 비슷한 수준에 이르러
11일(현지 시각) 국방·안보 전문매체 리얼클리어디펜스는 중국의 국방비가 정부의 공식 발표보다 훨씬 더 크며, 정확한 규모를 산출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리창 국무원 총리가 전국인민대표회의 정부공작보고에서 밝힌 2025년 국방비는 전년 대비 7.2% 증액한 1조7,846억 위안(약 356조6,400억원)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 추정치의 1.26%에 해당한다. 정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국방비는 2021년 전년 대비 6.8% 늘어났고, 2022년 7.1% 증액된 데 이어 2023년부터 올해까지 7.2%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식 자료만으로는 중국의 군사 지출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연구개발(R&D), 해외 무기 및 장비 구매, 군인 연금 등 예산 외 지출이 포함되지 않는 데다 인민무장경찰과 해안경비대 같은 준군사조직의 예산 역시 빠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안경비대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실현하기 위해 국지적 도발을 실행하는 핵심 조직임에도 국방 관련 지출이 아닌 별도 예산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인건비 격차로 인해 같은 비용으로 중국이 미국보다 더 많은 병력과 서비스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국방비 추정에 고려해야 할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 때문에 기관별 추정치도 크게 갈린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2024년 국방예산은 2,350억 달러(약 310조원)였지만, 미 상원은 이를 7,000억 달러(약 980조원)으로 추산했다. 국제전략연구소는 3,300억 달러(약 450조원)를,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3,175억6,000만 달러(약 434조원)를 제시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는 중국의 실제 국방비가 공식 발표의 3배에 달하며, 2022년 이미 미국의 국방비와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추정했다. 미 국방부 역시 중국 국방비가 2001년 이후 연평균 10.3% 증가해 올해 5,000억 달러(약 683조원)를 넘어섰고, 2035년에는 1조 달러(약 1,4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싱가포르·호주 등 GDP 2% 수준 도달
문제는 중국의 지속적인 군사력 증강이 주변국들에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발간한 세계 군사력 균형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대비 2024년 국방비 지출을 2배로 늘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35년까지 군사 현대화를 달성하고, 건국 100주년을 맞는 2049년까지 세계 최고 군사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격화되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대만 침공 시나리오 등을 고려하면, 중국 국방비는 더욱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러시아 역시 국방비 증액에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는 2024년 기준 국방비 지출 세계 3위 국가로, 규모 면에서는 미국이나 중국에 못 미치지만 병력 확충, 핵 억지력 강화, 군사 인프라 현대화 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국방비 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42% 늘어났다. 2020년과 비교하면 4배 이상 확대돼 이제는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국방비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다. 올해는 GDP의 7.5%까지 국방비를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 증가 속도 또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 국가들의 국방비는 전년 대비 7.4% 증가했고, GDP 대비 비중은 평균 1.8%를 기록했다. 상당수 아시아 국가는 이미 NATO 회원국이 목표로 하는 ‘국방비 비중 GDP 2%’에 근접하거나 웃도는 수준을 달성했다. SIPRI가 발표한 국가별 국방지출 통계를 보면, 일본은 지난해 사상 최대 국방 예산을 편성하며 GDP 대비 1.8%를 돌파했고, 남중국해 인근의 싱가포르(2.8%), 호주(1.9%) 등도 GDP 대비 국방비 비중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

韓 서해 공동관리구역 구조물 설치 도발
최근 남중국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은 빠르게 고조되고 형세다. 지난 8월 중국군은 전투기·조기경보기·무인기 등 항공기 111기, 군함 12척, 공무선 6척을 동원해 48시간 동안 대만 주변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군용기 85기 편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고, 일부 무인기는 대만 북부에서 중부 화롄, 남부의 타이둥까지 남하했다. 대만 중화미래전략협회 제중 연구원은 "중국이 올해에만 비슷한 규모의 훈련을 30차례 이상 벌였다"며 “대만 공격 임무를 가정한 실전형 훈련이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필리핀을 상대로는 더욱 노골적인 군사적 압박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 10월 중국 해안경비대와 민병선단은 필리핀령 세컨드토머스초(Second Thomas Shoal) 인근에서 필리핀의 보급선을 차단하고 물대포 발사 등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곳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핵심 지역으로 필리핀이 실효 지배하고 있지만, 중국은 ‘회색지대 전술’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압박을 강화해 왔다. 해당 사건은 필리핀·미국·일본의 연합훈련에 대한 군사적 대응으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이를 “중국의 잇따른 해상 도발”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 의지를 밝혔다.
중국과 일본 간 군사적 충돌 위험도 커지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존립 위기 사태’ 발언으로 촉발된 양국 간 갈등이 군사 영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 6일 오키나와 인근 공해상에서 발생했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중국 해군 항모 랴오닝호에서 발진한 J-15 전투기가 일본 항공자위대 F-15 전투기를 향해 약 30분간 두 차례에 걸쳐 레이더 조준을 시도했다. 이와 관련해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군의 레이저 조사는 극히 위험한 행위”라며 중국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
한국 역시 중국의 도발을 비껴가지 못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10일 “한국과 중국이 2001년 어업협정에 따라 서해에 잠정조치수역(PMZ)을 공동 관리하도록 했지만, 중국이 2018년 이후 사전 협의 없이 PMZ 내부와 주변에 부표 13개와 양식장 2개, 통합 관리 플랫폼을 설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8년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PMZ 안팎에서 포착된 중국 구조물 16개의 사진을 공개하며, “미국은 이를 인도·태평양 동맹국을 겨냥한 중국의 ‘점진적 주권 확장’이자 전형적 회색지대 전술로 규정해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